아브라함이 이집트에서
큰 재산을 모아 가지고 나왔다는 이 이야기에는
아브라함 안에 있는 떠돌이 정신이 흐려졌다는 뜻은 아닌지를
가만히 살펴봅니다.

사실 이건 아브라함을 살피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살피는 일이라는 말이 맞을 터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 말씀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야말로 하나의 이야기로 그치고 말 수박에 없는 노릇,

아무튼 이집트라는 정착하고 있는 지역에 갔다 온 다음이라는 점은
정착민의 안락함을 맛 본 뒤의 일이 아닌가 싶어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 둘이 아닙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일이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
잠시의 휴식이야 용납될 수 있지만
편리나 편안에 안주할 수 없는 것이 구도자의 길,

그렇게 아브라함은 무거워진 재산을 이끌고 여기저기를 떠돌고
거기 롯도 함께 있었다고
성서는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습니다.

그게 오늘 누구의 걸음걸이인지를 묻는 물음으로 다가오는데
지금 밖에는 오랜 가뭄을 풀어주려는 듯
얌전하게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