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인공위성인지 로켓인지 알 수 없는 어떤 비행물체를 쏘아올린 것이 연일 국제적인 뉴스이며 논쟁꺼리이다. 쏘아올린 당사자인 북한 당국은 한사코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데 그와 대척점에 서 있는 국가들은 인공위성이 아니다, 미사일이다,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둥 애써 부인하려는 모습이다. 직접 당사자이면서 또 한 핏줄인 우리도 그것이 정확하게 인공위성인지 아니면 무기인 미사일인지 전혀 알 길이 없다. 알 수 없는 건지 아니면 알려주지 않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걸 보면 여전히 우리는 언론통제 상황 하에 사는 듯하다. 국내 독재권력이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블럭의 통제 말이다.

내 생각에는 남북통일이 언젠가는 실현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남한은 미국에 의해 신무기개발이 제한된 형편인데 북한이라도 잘 만들어 놓고 기술을 확보한다면 통일 이후에 결국 우리 민족 모두의 것이 되지 않겠느냐는 발상도 있는 것 같다. 사실 남한이 핵무기를 가질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이는 대한민국 영토 내에 미국의 핵무기가 있다는 개념과는 전혀 다른 것임을 알아야 한다). 미국의 철저한 통제 하에 있는 것이 우리의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통일이 된다면 우리 민족이 핵무기를 가질 확률은 50%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핵무기가 인류사회에는 큰 재앙이 될 것이 분명하지만 초강대국이 결국 핵주권으로 세계에 군림하는 형편이다 보니 핵무기에 대한 유혹은 끝이 없다.
이야기가 많이 빗나갔다. 한 나라가 무기를 개발한다거나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것은 북한이 그동안 주장해왔듯이 그 나라의 고유한 주권임이 분명하다. 이번 북한의 발사체 사태를 기화로 이는 분명해졌다. 북한은 인공위성이든 미사일이든 쏘아 올릴 권리가 있다. 마찬가지로 남한이 500Km든 1,000Km든 미사일을 만들고 개발할 권리가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서로가 분명하게 인정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식이라면 너도나도 말 그대로 무한경쟁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관계의 틈새와 무기수출과 군비경잭 억제라는 아이러니 가운데서도 미국 등 몇몇 주요 무기수출국은 이득을 챙기면서 또다시 세계적 헤게모니를 장악한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은 이번에 그동안 자랑해왔던 MD 및 TD를 이용해 북한의 발사체를 공중에서 멋지게 폭파시켜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면 그야말로 무기수출로 돈방석에 앉게 됐을 것이다. 그러나 계획된 작전처럼 짜고 하는거야 공중에서 맞출 확률이 높아지겠지만 이처럼 계획과 관계없이 불시에 발사된 미사일을 허공에서 맞춘다는 것은 바닷가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다.

각 나라의 주권을 인정하면서도 군비경쟁을 부추기지도 않고 또 특정국가들이 무기를 팔아서 세계적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일도 없는 그런 묘약이 없을까?
너무 쌩뚱맞은 이야기이겠지만 결국 신앙이 열쇠일 것이다. 리영희 교수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책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철저한 도덕성을 기반으로 했던 사회주의가 현실적으로 붕괴되는 것을 보고 많은 고민과 실망을 했다는 리 교수는 결국 인간 자신의 인간성과 탐욕을 간과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남은 여생은 이 인간의 인간성을 회복하고 탐욕을 극복하는 문제로 고민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결국 인간의 탐욕과 인간성이라면 종교가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나의 역할에 대해서 좀더 어깨가 무거워지는 경험을 했었다.
이번에 북한이 인공위성이든 뭐든 쏘아올린 문제와 그로 인해 야기되고 발생된 다른 모든 문제 역시 모두 여기에서 출발한다. 탐욕! 그렇다면 인간성 회복과 탐욕의 극복을 위해 종교에게 물어야 할 것이고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예수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예수의 길을 따르겠다는 결단을 해야 할 것이다.

아침부터 얘기가 너무 무거웠다. 뉴스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하루를 너무 무겁게 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도 그런 무거운 사명감과 소명감을 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려니 하면서 모임에 나설 채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