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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4월 03일 (금) 09:16:43
최종편집 : 2009년 04월 03일 (금) 10:47:13 [조회수 : 14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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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노아와 그 자손들에게 복을 내리며 했다는 말,
많이 낳아 온 땅에 가득하라고,
세상 만물이 다 두려워 떨며 사람의 지배를 받을 거라고,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이제 내가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준다'고 했다는 겁니다.
가만히 앉아 이 말을 듣는 동안
내 안 저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며 피어오르는 두려움,
점차 커지는 떨림과 온 몸에 오소소 돋아나는 소름,
세상이 나를 위해 차려진 밥상이고
우주가 내 춤을 위해 펼쳐진 마당이라면
나는 숟가락을 들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주라는 무대에서 추어야 할 춤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헤아리는 동안
무거워지는 어깨와 답답해지는 가슴,
'하느님, 그냥 내 손 잡아주시지요' 하고 중얼거리는데
다만 무릎을 꿇을 일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그 무엇도 없음을 알아차리며
느린 걸음, 낮은 목소리로 살아야 할 내 숙제를 확인하자
그제야 가벼워지는 어깨와 시원해지는 가슴,
홀가분하게 또 내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복 앞에서 두려워하기를 배웁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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