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목사가 번역한 읽을거리 몇편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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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목사가 번역한 읽을거리 몇편 모음일곱 사람이 하나같이 돌을 쪼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얼마나 다른 일들을 하고 있는가? 등...

당당뉴스 편집실 | webmaster@dangdangnews.com

입력 : 2008년 09월 08일 (월) 13:27:41
최종편집 : 2008년 09월 08일 (월) 13:33:30 [조회수 : 5965]

* 이 기사는 풍경소리 9월호에 실린 이현주 목사의 번역 글 모음을 편집자인 김민해 목사가 보내 준것입니다.

읽을거리(1) 관옥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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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옥 이현주 목사 ⓒ 2005 이필완

빅터 프랭클은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강제수용소에 끌려간 수백만 유대인들 가운데 하나였다. 히틀러는 그에게서 아내, 자녀, 가정, 병원과 전 재산을 앗아갔다. 수용소에서 그는 사람이 사람에게 저지를 수 있는 온갖 만행을 다 겪었다. 처형당하는 친구들과 자살하는 사람들을 지켜봐야 했다. 그들은 삶의 의욕을 포기하고 그렇게 죽어갔다. 후에 프랭클은, 그 고통스럽고 비참한 상황에서 가장 괴로운 일은 삶의 의욕을 상실한 동료들이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 했던 것이라고 썼다.

그는 나치스가 자기한테서 빼앗아갈 수 없는 무엇, 자신의 살고자 하는 의지를 버텨주기에 충분한 무엇을 찾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자신의 태도를 스스로 선택하는 능력이었다. 아무리 고약한 상황에서도 그것만큼은 누구도 그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는 것이었다.
빅터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세계의 존경받는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 삶을 포기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선택할 기회가 남아있으며 그 선택으로 인생의 새로운 의미가 발견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다시 의욕을 품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켜, 프랭클은 “사람이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자유(the last of the human freedoms)”라고 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언제나 선택할 것들이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매일 매시간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다. 너의 내적 자유와 목숨을 가져가겠다고 협박하는 자들에게 무릎 꿇을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를 나는 선택해야 했다.” 프랭클은 우리가 상황의 희생물이 될 수도 있고 상황을 극복하는 승리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자유와 존엄성을 포기하여 상황에 함몰될 수도 있고, 자신의 태도를 스스로 선택하여 상황을 딛고 올라설 수도 있다. 열쇠는 자신의 결단이 자기를 만든다는 사실을 아는 데 있다고, 그는 말한다.
[Hal Urban, Life's Greatest Lessons (A Fireside Book, N.Y., 2003), p.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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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서서, 수평선으로 끝없이 뻗어나가는 힘을 느끼고 그 아름다움과 장엄함에 감탄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깊은 영적 체험이다. 지구를 감싼 것은 거대한 바다들이다. 우주인들 눈에 지구는 푸른 별이다. 이 푸른 별에서 바다가 차지한 비율이 우리 몸에서 물이 차지한 비율과 같다는 사실은 그냥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우리는 거의 물로 되어있는 존재다. 바다와 친밀해지는 것은 모든 생물의 모태로 가까이 가는 것이다.
그래도 바다는 여전히 힘 있고 두려운 곳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탐험가들의 무덤이다. 바다는 격노하고 몸부림친다. 바닷물로는 마른 목을 축일 수 없다. 그 중심은 어둡고 비밀스럽다. 사람들은 깊은 바다보다 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오히려 많다. 우리는 바다를 건너지만 그러나 그것을 길들이지는 못한다. 바다는 여전히 거칠다. 아마도 바람 불고 거품 이는 바닷가에 서서 진정한 자유를 느끼게 되는 이유가 그 때문이리라.
바닷가에 설 때마다 끊임없이 출렁이는 파도를 보며, 우리 또한 밀려와서 부서지는 물결처럼, 있다가 사라지고 그 뒤로 또 다른 물결이 밀려오리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Timothy Freke, The Way of The Sea (Sterling Publishing Com., N.Y., 1988), p.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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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산 너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정체에 대하여 마을 사람들 사이에 말이 많았다. 그러나 아무도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나이 많은 노인들도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였다. 결국, 젊은이 하나를 보내어 산 너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이틀 동안 산길을 걸은 끝에 젊은이는 산봉우리에 올라 멀리 골짜기 아래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가까이 내려가 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 저마다 커다란 돌을 정으로 쪼고 있었다.
젊은이가 맨 끝에서 일하는 남자에게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는 겁니까?”
남자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흥! 이 지겨운 일이 끝날 때까지 시간이나 때우는 거지.”
젊은이는 곁에서 일하는 여인에게 물어보았다. “미안합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요?”
여인이 대답했다. “식구들과 먹고 살려고 돈을 버는 중이라오.”
젊은이가 머리를 긁으며 세 번째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실례지만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겁니까?”
“보다시피 아름다운 조상(彫像)을 깎고 있소.”
곁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젊은이가 다시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시는 겁니까?”
“성당 건축 일을 돕는 중이오.”
“아하, 이제 좀 알 것 같네요.”
젊은이가 다시 곁에 있는 여인에게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가요?”
“성당 짓는 일로 마을 사람들과 나중에 태어날 후손들을 돕고 있다오.”
“좋군요!”
젊은이가 옆 사람에게 물었다. “그럼, 당신은?”
그가 대답했다. “앞으로 여기서 하느님을 예배할 사람들을 섬기고 그 일을 통해서 나 자신을 깨우치고자 성당 건축을 돕고 있소. 다른 이들을 섬김으로써 스스로 구원받으려는 것이올시다.”
끝으로 한 사람이 남아 있었다. 나이는 많아 보였지만 눈이 빛났고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지금 노인께서는 무슨 일을 하고 계신 겁니까?”
“나 말인가?”
노인이 웃으며 대답했다. “무얼 하고 있느냐고? ‘나’라는 물건은 여러해 전 하느님께 흡수당했다네. ‘나’가 있어야 그자가 뭔가를 하지. 모든 사람을 깨우쳐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려고 지금 하느님께서 이 육신으로 일하고 계시는 걸세!”

일곱 사람이 하나같이 돌을 쪼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얼마나 다른 일들을 하고 있는가?
[Roger Walsh, Essential Spirituality (John Willey & Sons, Inc. 1988), pp. 6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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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말할 때 귀 기울여 듣는 것은 그에게 주는 귀한 선물이다. 이 말이 의심스러우면, 당신이 말할 때 그가 당신을 쳐다보지도 않고 읽던 신문이나 책을 계속 읽는다면 어떤 기분이겠는지 상상해보라.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들으면 그만큼 당신의 주의가 집중되고 그래서 당신은 더욱 깨어있게 된다. 우리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그들의 미묘한 동작이나 말투를 통해서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또한 깨어있지 않았으면 놓쳐버리거나 자기도 모르게 드러내었을 우리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알아차릴 수 있다.
20세기 탁월한 심리치료사들 가운데 하나인 밀턴 에릭슨은 환자들한테서 눈에 잘 띄지 않는 단서들을 찾아내어 효과적인 처방을 내리는 데 활용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토록 민감하게 사소한 단서들을 찾아내는 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발, 발전시킨 것이었다.
어린아이였을 때 에릭슨은 소아마비로 여러 달 침대에 누워있어야 했는데 너무 심심해서 한 가지 놀이(game)를 고안해냈다. 자기 방으로 걸어오는 사람 발소리만 듣고 그가 누군지 알아내는 것이었다. 일단 발소리 주인공을 알아내는 일에 숙달하자 한 걸음 나아가 지금 그의 기분이 어떤지를 발소리만 듣고 알아내려 했다. 이런 방식으로, 대부분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미묘한 단서들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환자 치료하는 기술을 익혀나갔던 것이다.
마음을 기울여 듣는다고 해서 건성으로 듣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건 아니다. 가외로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당신이 귀 기울여 들을 때 상대방은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게 되고, 당신은 그에 대하여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당신의 마음 모아 깨어있는 능력도 자랄 것이다.
[Roger Walsh, Essential Spirituality (John Willey & Sons, Inc. 1988),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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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년 전, 한 유대교 장로가 말했다. “여가시간이 나면 공부하겠다고 말하지 마라! 죽을 때까지 여가시간을 내지 못할 수 있다.”
오늘도, 이름을 알 수 없는 한 시인이, 일을 뒤로 미루는 우리 모습을 날카로운 재치로 꿰뚫어본다.

우물쭈물 뒤로 미루는 것은 차라리 죄악이다.
끝없는 슬픔을 안겨줄 따름.
내 기필코 더 이상 미루지 않겠다, 내일부터!

해답은? 오늘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수련을 매일의 일과로 삼는 것이다.
[Roger Walsh, Essential Spirituality (John Willey & Sons, Inc. 1988), p.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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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랑과 자비의 아름다운 품성을 기른답시고 한창 열심을 내는 중인데― 꽈당! 갑자기 모든 게 무너지는 듯한 순간이 닥치면서, 사랑 대신 분노가 마음을 점령하고 기쁨 대신 과거의 아픈 기억들이, 동굴에서 날아오르는 박쥐들처럼, 깊은 잠재의식에서 부글부글 솟아오른다. 마음수련이 사태를 좋게 만들기는커녕 더 고약하게 만든 것 같고,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뒤로 퇴행한 것처럼 느껴진다.
걱정할 것 없다! 본디 그런 것이고 치유는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마음수련은 좋은 성품을 기르는 방법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랫동안 쌓여온 아픈 기억들과 감정들을 노출시켜 그것들이 거기 있음을 알아차리고 쏟아버리는 방법으로도 이루어진다. 그렇게 하여, 지난날의 아픈 감옥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예기치 못한 갑작스런 폭발들을 겁낼 필요 없다. 그것들을 비난할 필요도 없고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이유로 자신을 벌할 필요도 없다. 그래도 그것들이 너무 강하게 자신을 엄습하거나 사로잡을 경우에는 선생을 만나 의논하든지, 마음수련을 이해하는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 상담하는 게 좋겠다. 필요하면, 수련의 강도를 낮추거나 잠시 다른 수련방법을 써보는 것도 좋다. 갑작스런 폭발로 말미암아 빚어진 어려운 사태는 세월과 함께 지나가게 마련이고, 그 과정을 돌이켜보는 가운데 오히려 자신을 치유하고 정화(淨化)해야겠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질 것이다.
[Roger Walsh, Essential Spirituality (John Willey & Sons, Inc. 1988), p.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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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 언제나 한결같이 만족하는 경지에 도달하는 길에 대한 것이다. 그 길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한 마음을 바꾸는 데 있다. 수피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슬람 신비주의자들한테서 그 아름다운 모델을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수피들 가운데 익살꾼 나스룻딘이 있다. 얼핏 백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엉뚱한 언행 속에 인생에 대한 심오한 가르침과 지혜가 번뜩인다.

하루는 나스룻딘이 길을 걷다가 길가에 앉아 울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무슨 일로 울고 있는 거요?”
나스룻딘이 묻자 그가 대답했다.
“가난한 내 신세가 하도 딱해서 울고 있소. 세상 천지에 내 것이라고는 달랑 이 손가방 하나뿐이라오.”
“아하, 그래요?”
나스룻딘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그의 손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
“그것마저 가져가면 난 진짜 빈털터리가 되는 거야!”
그가 더 큰 소리로 울며 나스룻딘이 사라진 쪽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한참 달려가다가, 길바닥에 버려진 손가방을 보고는 달려가 부둥켜안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
“아이구, 하느님! 고맙습니다. 내 전 재산을 찾았어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때, 나무 뒤에 숨어 있던 나스룻딘이 나타나서 말했다.
“거참, 이상하군! 어떻게 같은 손가방이 사람을 울게도 하고 웃게도 한단 말인가?”

행복은 우리에게 있는 것을 움켜잡고 집착하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그 집착을 여의는 데 있다. 붓다의 세 번째 고상한 진리, “집착에서 자유로워지면 고통에서 자유로워진다.”가 이를 잘 요약한다.
상카라도 “어떻게 하늘을 얻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집착에서 해방되는 것이 곧 하늘을 얻음이다.”
수많은 현인들이 이 말에 동의한다. 집착에서 자유로워지는 것―다른 표현으로, 무착(無着), 조건 없는 수용(受容) 등―이야말로 최선의 덕목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14세기 독일 그리스도교 신비주의자들 가운데 한 사람인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이렇게 썼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하고 완벽한 덕목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나는 예언자들의 글과 이교도 교사들의 글을 두루 읽어보았다.
이성이 가르치고 인도하는 대로 그 모든 글들을 섭렵한 뒤에 내가 얻은 결론은, 순수하고 철저한 무착(無着)보다 더 좋은 덕목이 없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집착의 소멸이 슬픔의 소멸로 이어지는가? 우리에게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데 행복이 있고 그것을 움켜잡는 데 불행이 있음을 기억하자. 우리에게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그에 대한 집착을 여읠 때, 모든 불행이 사라질 것이다. 당신의 인생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간디가 “포기(抛棄)하라. 그리고 향유(享有)하라.”(Renounce and rejoice!)는 세 단어로 대답하고, 마이스터 에크하르트가 “위대한 무착(無着)의 경지에 이른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없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Roger Walsh, Essential Spirituality (John Willey & Sons, Inc. 1988), pp. 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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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말씀하신 뜻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우리의 인생 여정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적이 없으면 표류할 것이고, 그 목적은 미래를 의미합니다. 안 그런가요? 선생께서는 미래에 이루어질 인생의 목적과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어떻게 조화시키십니까?
답: 여행을 하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최소한 그 방향이라도 알고 있으면 물론 도움이 되겠지요. 그러나 잊지 마세요, 당신의 여정에서 궁극적으로 실재하는(ultimately real) 유일한 것은 당신이 지금 딛고 있는 ‘한 걸음’입니다. 그게 당신한테 있는 전부란 말이에요.

당신의 여정에는 겉 목적(outer purpose)이 있고 속 목적(inner purpose)이 있습니다. 겉 목적은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완성하거나 되고 싶은 사람으로 되는 것인데 물론 미래에 이루어질 것들이지요. 그러나 미래에 이루어질 겉 목적에 너무 집중하면, 그래서 그것이 지금 딛고 있는 한 걸음보다 더 중요해지면, 결국 당신은 여행의 속 목적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것은 당신이 ‘어디’로 가느냐, ‘무엇’을 하느냐에 아무 상관이 없고, 다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목적이에요. 그것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와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오직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이 얼마나 깨어 있느냐, 그것만이 문제가 되지요. 겉 목적은 시간과 공간의 수평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속 목적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수직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당신이 얼마나 깨어 있느냐에 따라 좌우됩니다.

당신의 겉 목적을 이루려면 수백만 걸음이 필요하겠지만, 당신의 속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딛고 있는 한 걸음 뿐이에요. 이 한 걸음에 좀더 깊고 밝게 깨어 있을수록, 당신은 다른 모든 걸음들과 당신의 운명까지가 이미 그 안에 포함되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 딛고 있는 한 걸음이 더 이상 아름답고 진실할 수 없는 완벽한 전체의 표현으로 바뀌지요. 그것이 당신을 하느님(Being) 속으로 흡수되게 하고, 하느님의 빛이 그것을 통해서 비추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당신 안으로 들어가는 인생 여정의 목적이고 성취란 말입니다.

문: 우리가 세상에서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우리의 겉 목적을 이루느냐, 이루지 못하느냐, 그게 문제 아닌가요?
답: 당신이 자신의 속 목적을 이루지 못하는 한, 문제가 되겠지요. 하지만, 일단 자신의 속 목적을 성취하면 겉 목적은 그냥 재미가 있어서 계속하는 놀이(game)에 지나지 않습니다. 당신의 겉 목적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는데 오히려 속 목적은 완벽하게 이루어진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반면에, 이런 경우가 더 흔하긴 합니다만, 겉 목적은 화려하게 이루었는데 속 목적은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여, 겉으로 풍요롭고 속으로 곤궁한 경우, 예수께서 말씀하신 “온 세상을 얻고 자기 영혼을 잃는” 경우도 물론 가능하지요. 그런데 이게 중요해요. 뭐냐 하면, 모든 성취된 겉 목적이 조만간에 “실패”로 시들어버리고 만다는 거예요. 이른바 무상(無常)의 원리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당신의 겉 목적을 성취해도 그것이 당신에게 영속하는 만족감을 안겨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되 빨리 알아차릴수록 좋습니다. 겉 목적의 한계를 바로 알 때 당신은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리라는 터무니없는 기대를 버리고, 그것을 당신의 속 목적을 이루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만들 수 있게 됩니다.
[Eckhart Tolle, The Power of Now (Namaste Publishing, Vancouver, 2004), pp. 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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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세고 용감한 병사가 있었다. 스스로 자기가 최고 전사(戰士)라고 생각했다. 숱한 전투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인 그는 국민영웅이었다. 모두 그를 무서워하며 떠받들었다. 그가 하려는 일을 막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못할 일이 없었다. 어디를 가든지 “내가 최고 전사”라고 말했다.
하루는, 사람들 앞에서 자기가 최고 전사임을 주장하고 있는데 곁에 있던 한 소년이 말했다. “나는 아저씨가 최고 전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병사가 성이 꼭지까지 올라 소년 멱살을 잡고 말했다. “네 녀석이 아직 어린 걸 고맙게 여겨라. 어른이었다면 벌써 죽은 목숨이다! 내가 아니면 누가 최고 전사란 말이냐?”
소년이 대답했다. “저 깊은 숲에 동굴이 있는데 거기 진짜 최고 전사가 살고 있어요.”
병사는 곧장 숲으로 들어갔다. 경쟁자를 찾아서 죽일 생각이었다. 이윽고 동굴을 발견하고 그 앞에 서서 소리쳤다. “나와라! 누가 최고 전사인지 겨루어보자.”
동굴에서 나온 사람은 뜻밖에도 너무 늙어서 걸음걸이가 불편한 노인이었다. 병사가 웃어댔다. “녀석이 감히 내게 장난을 쳤군. 이런 늙은이가 최고 전사라고?”
노인이 다정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 아이 말이 맞소. 내가 최고 전사요.”
“처음엔 꼬마 녀석이 그러더니 이젠 늙은이까지? 내 이 손가락 하나로 당신을 죽일 수 있소!”
“그렇게 하면 그대가 살인자라는 게 증명될 뿐, 최고 전사는 아니지요. 내 보기에 그대는 나처럼 이 숲에서 혼자 살 수 있을 정도로 용감해보이진 않는구려!”
“흐음―”
“이 숲에서 홀로 일년만 살아보겠소? 그런 다음 다시 만나서 누가 최고 전사인지 가려봅시다.”
병사는 노인의 도전을 받아들여 숲에서 일년을 살았다. 그동안 훌륭한 사냥꾼이 되었다. 독수리, 늑대, 거미한테서 사냥기술을 배웠던 것이다.
일년 뒤 병사가 노인을 만나러 동굴로 갔다. 노인은 그에게 다시 일년 동안 숲에서 살며 짐승들한테 배운 기술로 지식(knowledge)을 사냥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일년 동안 지식을 사냥하고 나서 다시 만나 누가 최고 전사인지 알아봅시다.”
독수리, 늑대, 거미한테서 배운 사냥기술로 병사는 자연에 관하여, 별들과 동물과 수학에 관하여 모든 것을 배웠다. 그렇게 지식을 쌓아 아는 게 많아질수록 그의 ‘에고’도 그만큼 커졌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의심할 것 없이 내가 최고(the BEST)다!”
그가 동굴로 갔을 때 노인은 다시 일년 동안 그대 자신을 사냥할 수 있겠는지 물었다. 병사는 그의 도전을 받아들였다.
그는 자신의 모든 움직임과 반응을 놓치지 않고 사냥하기 시작했다. 비로소 자신을 마주보게 되었고 자신의 신념체계와 씨름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자기 자신을 사냥한 지 겨우 석 달 만에 노인이 자기 스승이요 진정한 최고 전사임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노인을 매우 사랑하게 되었고 자기한테 상처입고 죽어간 사람들에게 큰 자비심이 일었다.
병사는 노인을 만나기로 한 날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동굴로 달려가 그를 불러냈다.
그러나 노인은 동굴 밖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급히 안으로 들어간 그는 거기서 노인의 주검을 보았다.
그날 병사는 동굴에 남아있기로 결심했고 거기서 최고 전사가 되었다. 지금도 그는 동굴에 살고 있다, 당신의 도전을 기다리며.
[Mary Carroll Nelson 기록, Beyond Fear, The Teachings of Don Miguel Ruiz (Count Oak Books, 1997), pp. 206-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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