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나라의 군사독재 종식과 민주화에 공헌한 집단은 바로 대학생들이었습니다. 순수한 대학생들의 집단이 있었기에 민주화가 가능했었습니다. 그들은 당장 돈을 벌어 밥을 먹고 살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지 않았기에 가능했었지만 지금의 대학생들은 밥줄과 불안한 미래와 당장 발등에 도끼가 놓여 있는 상황인지라 더 이상 피부에 와 닿는 민주화와 국가발전의 뇌관을 터뜨리게 하는 순수한 집단의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이제 그 순수한 기능이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옮겨가는 상황이 바로 이번 촛불시위를 통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힉은 이미 학문과 진리의 탐구가 아니라 직업을 갖기 위한 직업훈련소의 집단으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한 순수집단이 아나라는 말입니다.  대학교수가 되는데 로비를 하고 거액의 돈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에 익숙되어 있습니다. 인술을 표방하는 병원도 그렇습니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돈으로 환산하여 고비용의 치료술로 돈벌이 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돈이 없으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어야 하는 사회는 순수사회가 아니지요.  전공학과도 적성과 상관없이 수능점수로 결정짓고 돈벌이가 좋은 학과로 몰립니다.

교회 역시 대학생들의 집단과 마찬가지로 순수집단에 속했습니다. 교회는 일종의 도피성 역할을 하였습니다. 천주교 정의 평화사제단과 명동성당은 대표적인 천주교의 순수교회의 표상입니다. 개신교회는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와 예수살기, 향린교회,  성문밖교회 등등의 대표적인 교회가 있지만 사회적 신뢰와 순수집단으로서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모습입니다.  

대학생들의 변질과 마찬가지로 교회도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논리에 함몰되어 어느듯 시장 마트의 경쟁원리에 따라 상업화, 대형화로 성도들을 향해 전도마케팅을 하여 몸 불리기에만 여념이 없습니다. 복음의 논리는 명목상으로 내걸고 뒤에서는 온갖 마케팅 논리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교회를 운영하는데 전문가를 뺨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지도계층 엘리트들은 더 이상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탐욕의 충족을 위한 도구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고, 사법, 행정 외무등의 고등고시 시험을 통과해서 고급관료로 행세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과 실력으로 수십억대의 연봉을 받으며 사회적 부를 독점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죄악입니다. 그런 죄악이 보편화되고 일반화 되는 사회구조는 허약하고 위험한 사회상황이라고 여겨집니다. 바로 엔로로피가 극에 달하여 폭발하는 상황이지요.

부익부와 빈익빈의 양극화 심화는 결국 사회구조를 좀먹고 무너뜨리게 하는 원흉이 됩니다. 역사적으로도 그 사회의 부자와 엘리트들이 부패하였을 때는 반드시 그 사회를 지탱하던 사회구조가 무너지는 혁명적인 상황이 등장했던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바로 그런 풍전등화의 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행복한 국민의 삶을 살지 못하도록 포기해버린 농어촌과 도시빈민과 노숙자들의 행복추구권을 모조리 거두어 소수의 수억대 연봉자들이 그 혜택을 입고 있지 않습니까? 엔트로피 1법칙에 의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에너지양은 일정한데 그 에너지를 누군가 독점한다면 누군가는, 사회적 약자, 소외된 자들은 상대적으로 작게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국가적으로도 미국이 세계의 부를 독점한다면 상대적인 약소국들은 작게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억대의 연봉을 받는 소수 특권층과, 부동산 투기로 사회적 부를 긁어모으는 투기계층들이 있기에 노숙자들이 생겨납니다.

사회적으로 엔트로피가 증대되는 상황은 반드시 지도자들의 부패가 그 원인이 됩니다. 수단과 방법과 절차가 무시, 변칙, 혼용되는 상황이 난무하여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속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비리의 처세술을 몸으로 익혔습니다. 그래서 급행료 ,뇌물, 리베이트, 떡값이 관행으로 등장하여 건구불통(乾口不通)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우리 사회는 변칙 부패사회로 고착화되었습니다.

교회 역시 그런 지적에 피할 길이 없습니다. 교회성장을 위해서는 무단 형질용도변경과 교회건축과정에서 흑막, 가짜 박사학위, 성경 찬송가 출판과 관련된 이권, 총회장 출마 권리금, 각종 행사에 헌금하는 액수에 따라 설교, 기도 등의 행사감투가 주어지는 부패한 모습은 교회가 더 이상 순수한 집단이 아니라는 걸 보여 주고 있습니다.

순수집단은 이제 우리나라 어느 집단에도 기대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불교 역시 그러하지만 그래도 산사 어느 곳에는 부처님의 정신을 펼치고 있는 스님이 있을 것입니다. 교회도  물론 어느 작은 교회에서 기도원에서 예수님의 정신으로 복음을 전하시고 계시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천주교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순수 집단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리 사회의 순수집단이 사라지고 있는 이 상황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우리 국민들은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합니다. 시장, 구청장 선거를 깨끗하게 하여야 합니다. 사회의 최상위 먹이사슬에 있는 청와대와 국회정치가 순수해야 하위 동사무소 까지 깨끗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 기능을 종교가 감당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순수 집단의 가장 기초적인 유치원도 이미 영악한 유치원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요즘 어린아이들도 얼마나 영악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영악한 어린아이를 어른들은 좋아라 박수치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는 순수성이 그 생명입니다. 그런 순수성이 없다면 어린아이의 정체성은 상실 해버린 작은 어른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각종 사회 이슈를 걸고 시위를 하고 있는 단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순수성이 훼손하고 감소하고 있는 것도 그렇습니다. 광우병 대책 시위도 그렇습니다. 경실련도 그렇습니다. 두레마을도 그렇습니다. 이세상의 어느 조직도 이러한 현상에는 예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게 인간의 죄성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