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미션 이병왕 기자의 기사입니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제도 개선안에 대한 공청회 결과, 대형교단과 중소형교단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돼 향후 실행위원회에서 어떻게 논의될지 관심을 모은다.

▲길자연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미션

“교권주의를 앞세우면 교회연합 사업은 안 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개혁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중강당에서 공청회를 열고 최근 마련한 개혁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초미의 관심사인 대표회장 선거제도 개혁안 관련, 발언에 나선 중소교단의 실행위원들은 ‘현 선거제도대로 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도용호 목사(호헌)는 “유엔의 경우 국가의 규모와 상관없이 ‘1국 1표’ 제도”라면서 “교권주의를 앞세우면 교회연합 사업은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도 합동과 통합이 각각 실행위원의 1/3씩을, 기타교단이 나머지 1/3을 차지하고 있어 (두 교단이) 마음만 먹으면 번갈아가며 할 수 있는 구조”라며 “현 선거제도대로 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황호관 목사(개혁)도 “정관 개정을 한지 얼마나 됐다고 바꿔야 하느냐”며 “개정된 정관대로 몇 년은 해본 후에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 숫자에 대한 실행위원의 비례가 필요하다”

반면 합동과 통합의 실행위원들은 특위가 내놓은 개혁안 중 ‘현 선거제도대로 하되, (교단의)교회 숫자 비례 참고하여 (교단별)실행위원 수를 조정한 뒤 자유경선’하자는 제4안을 지지했다.

이광선 목사(통합)가 “4안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자, 길자연 목사도 “제4안이 현재의 갈등과 대립에 대한 절충 방안”이라며 “교회 숫자에 대한 실행위원의 비례가 절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외에도 지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김동권 목사(합동), 최병남 목사(합동) 등도 제4안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박만수 목사(개혁)는 “4안에 동의는 하지만 교회 숫자에 비례해 실행위원 수를 조정할 경우 특정 교단을 위한 안이 될 공산이 크다”며 “‘실행위원 수를 조정한다’는 문구를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특위 측은 “개혁안에 ‘교회 숫자 비례 참고하여’라는 문구가 있어 교회 숫자대로 정비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구체적인 안을 몇 가지 만들어 놓았는바, 4안 채택 시에 그 안들을 놓고 토의 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전 기금 3억원 말도 안 돼

특위가 개혁안에서 선거방식과 함께 제시한 ‘현행 5천만원인 발전기금을 3억원으로 상향하는 안’에 대해서는 토론에 나선 실행위원 대부분이 반대의 뜻을 표해 이에 대한 새로운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황호관 목사는 “금권선거 방지를 위한 안이긴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식으로 수억원씩 내면서 한기총 대표회장을 해야 하느냐”며 ‘발전기금 3억원’ 안에 반대했다.

최병남 목사도 “물량주의와 황금만능주의로 인해 한국교회가 지탄받는 상황에서 3억원을 낼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이는 지나친 금액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권 목사 역시 “3억원의 발전기금을 낼 경우 외부에서 한기총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으니 기금 액수를 줄여서 누구든지 대표회장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들은 특위의 개혁안과 함께 오는 26일의 실행위원회에 넘겨져,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