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환경, 동식물 등 총체적환경이 병들어 신음하고 있는 이때 좀처럼 바닥날 것 같지 않았던 힘의 근원지인 자연이 요즘 심상치 않다. 경제적인 효율,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이 모든 에너지들은 물론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심리적인 면까지도 바닥나게 해 인간성 상실로 치닫게 되었다.  

▲ 자연안에 꼭꼭 숨은 산사의 길이 아름답다.

이제 우리는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회귀 욕망은 더욱 커졌다. 빠른 자동차와 높다란 빌딩 대신 느릿한 자전거와 낮고 소박한 흙집이 만들어주는 정의 마을이 그리워진다. 신선한 한 모금의 물과 공기가 절실해진다면 농촌으로 가자. 어떠한 어려움과 고난이 온다 해도 여럿이 힘을 모으고 정을 나눠 거뜬히 넘을 수 있는 생태적인 마을로 말이다.  

지난 7월 18일부터 19일까지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영은사에서 환경위기 시대의 삶과 마을 만들기라는 주제로 제4회 사랑방정담을 가졌다. 늦은 오후 서울과 지방각지에서 생태적 삶을 모색하는 분들이 영은사에 도착, 자연을 닮은 산사의 쉼을 가진 후 인근의 동해바닷가에 자리한 토속막국수로 저녁만찬을 즐겼다.  

▲ 앞으로 새로운 미래운동 창출은 정신과 역사, 환경을 살리는 작업으로서 농촌과 농업에서 그 씨알을 찾아야 한다.

이어 영은사 강당에 모여 사랑방 정담을 가졌다. 영은사는 200만평에 이르는 광대한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진 빼어난 생태환경을 간직한 곳이다. 부디 이곳에서부터 생태적 삶의 원형들이 새록새록 마을마다 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자리에는 행담스님(영은사), 이병화(역사문화연구), 정기석(생태마을기획), 원중연(자연농부), 박용복(화가), 양재성(목사), 이필완(목사), 방현섭(목사), 최삼용(고고학자), 이규원(자연의학자), 류정석(학생) 등이 참여했다.  

▲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 자리한 영은사는 맑고 고요했다.

먼저 영은사 주지이신 행담스님으로부터 이 자리가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는 희망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과 비록 종교는 다를지라도 생태적 삶의 복원이 시대적 소명임을 깨달아 온전한 삶의 길을 찾는데 다함께 힘을 모으자고 했다.  

▲ 인사하는 영은사 주지 행담스님, 열정이 차고 넘쳤다 ⓒ이필완

이어 역사문화연구가 이병화님께서 환경회복도 중요하지만 역사인식의 회복도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 영토침탈의 사례들을 조목조목 설명하시며 올바른 생태마을의 정신은 바른 역사인식에서부터 찾아야 됨을 일러주었다.  

▲ 영은사는 200만평에 이르는 광대한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진 빼어난 생태환경을 간직한 곳이다.

1909년 북간도의 상실과 1905년 독도가 침탈되었으나 광복으로 수복되었고, 1885년 동간도와 서간도의 상실과 1550년 스시마(대마도)의 상실, 조선의 대륙강역이었던 1500년 산동성과 강소성을 상실(명), 1450년 요녕성을 상실(명), 1426년 호북성과 호남성, 안휘성, 강서성, 절강성, 복건성을 상실(명), 1406년 북경과 하북성을 상실(명), 1388년 고려의 위화진회군으로 대륙의 섬서성과 산서성에 있던 동녕부(평양)와 쌍성총관부(영흥)를 명에 빼앗겼던 것이다.  

이어 현재 일본의 독도문제는 일본이 세계패권의 야심이 있어 거론하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됨을 말씀하셨다. 이에 우리는 일본상품을 쓰지 않는 불매운동을 전개하여야 함을 강조하면서 남에게 의존하는 것에서부터 벗어나는 자립이야말로 생태운동이요 생태마을운동임을 강조했다.  

생태마을운동가 정기석님은 황대권님의 생태마을 만들기를 소상하게 설명하면서 인간적인 정이 흐르는 마을에서 경제적 자립을 필두로 대안학교와 대학교육, 도서관, 문화예술, 에너지의 자립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대안에너지, 생태건축, 생태적 공동체, 식량의 자급자족, 자연농업의 기본, 후원자 네트워크 및 지역과 연대를 이루어야 함을 강조했다. 

▲ 신선한 한 모금의 물과 공기가 절실해진다면 농촌으로 가자.

지금현재 생태마을의 모델은 1990-1991년에 경남 산청에 설립한 민들레공동체(김인수님)를 예를 들어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멀리 평창에서 오신 원중연님과 박용복님은 전공은 달라도 생태문화로 함께하고 있다. 원중연님은 자연농업으로만 3만평의 채소농사를 올곧게 짓고 있으며, 이 자리에서는 쓰레기 재활용이야말로 생태적인 마을로 가는 첫 걸음임을 강조했다.  

▲ 앞으로는 뜻있는 분들과 생태적 회심을 펼칠 새로운 녹색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한다.

기독교환경연대 양재성님은 다양성의 공동체를 강조했다. 도시의 삶이 자연과 소통하지 못하는 고민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도시 속 생태마을을 그리게 했고, 서울녹색위원회에서 녹색타운조성에 관한 이야기도 풀어 주셨다. 

▲ 늦 공부는 항상 힘들다. ⓒ이필완(셀프)

대운하백지화운동 사무국장으로 참여하신 방현섭님께서는 종교마다 다양하게 영성을 맑은 영혼을 가지고 살자고 했고, 이필완님께서는 어린 시절에 소원했던 농부의 삶을 그리며, 생명을 만들어 내는 삶 참 농사꾼의 삶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생태적 삶을 추구하기 위한 서로서로의 교류를 말씀하셨다. 현재 당당뉴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운하반대 걷기운동단장을 맡기도 했다. 

최삼용님은 이번 계기로 새로운 삶을 이어 가겠다고 했으며, 이규원님게서는 욕심이 곧 정치임을 말씀하시며 백성을 잘 살게하는 정치를 강조했다. 또한 현재의 마을을 생태화하는 작업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면서 흙을 밟는 운동, 동굴 속과 같은 삶의 환경이 좋음을 지적하면서 자연 그대로의 삶이 총체적인 위기시대의 대안임을 이야기했다.  

▲ 제4회 사랑방 정담 "환경위기 시대의 삶과 마을 만들기"에 둘째날까지 함께 했던 분들이다.

앞으로 새로운 미래운동 창출은 정신과 역사, 환경을 살리는 작업으로서 농촌과 농업에서 그 씨알을 찾아야 한다. 저마다 욕심을 줄이고 자원의 한계, 오염에 이른 지구와 환경을 해치지 않는 지속가능한 소비와 우리의 후손까지 건강을 생각하는 생활방식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전통적이고 친환경적인 옛 지혜를 살피고 되살려 의식주 전반에 걸쳐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루는 생태적인 삶, 그 방식은 서구에서 찾지 말고 우리 조상들의 삶의 방식 속에서 찾아 공동체문화를 살리고 정신을 살려야 할 것이다. 앞으로 농업은 기본이지만 농작물을 사고팔지 않는 저마다의 특기와 소질로 경제를 자급 자립하는 생태 네트워크마을이 이루어지기를 꿈꾸어 본다.

▲ 장마비 내리는 신흥사 한켠에서 ⓒ이필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