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생활 |
|
안성에도 '촛불'은 계속 타오른다.경기도 안성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 |
|
|
|
입력 : 2008년 07월 03일 (목) 02:22:23
최종편집 : 2008년 07월 03일 (목) 02:37:55 [조회수 : 2637] |
|
|
| |
 |
|
| ▲ 어린이 촛불 이날 참여한 여 초등생의 촛불이다. 이 초등학생은 이날의 촛불을 평생 기억하고 살것이다. ⓒ 송상호 |
“작은 촛불, 큰 외침.”
이것이 인구 16만 도시 안성에서의 ‘촛불 문화제’의 모습이었다. 지난 7월 2일 안성 내혜홀 광장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160 여명 정도의 시민이 촛불을 들었다. 서울사람들이 보면 아주 적은 인원이지만, 그래도 서울인구로 치자면 거의 1만 명(전체 인구의 0,1%)인구로 환산될 수 있을 만큼의 인원이었다. 그런데다 안성은 소위 전형적인 보수 농촌 도시라는 점도 감안해야 될 것이다.
이 촛불은 지난 6월 30일 ‘가톨릭 정의 구현사제단’의 서울광장 입성으로 ‘촛불’들이 다시 새 힘을 얻은 지 3일 만에 이루어진 것이라 그 의미가 새로웠다. 서울처럼 매일 같이 광장에 모여서 촛불을 켤 수는 없었지만, 그동안 꾸준히 매주 금요일마다 촛불을 꺼뜨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날은 이례적으로 수요일이었다. 전국 ‘촛불’들과의 작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날은 안성 ‘촛불’들에게도 신나는 날이었다. 그동안 모였던 ‘촛불’들은 농민, 직장인, 자영업자 등과 그들의 가족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싱싱한 대학생들이 참여했기 때문이었다. 아주대학교와 중앙대학교의 ‘농촌활동봉사대’들이 자리를 같이 했다. 네 번에 걸쳐 이루어진 그들의 신나는 율동과 노래에 신난 것은 부모들과 함께 나온 아이들이었다. 그동안 무거웠던(?) ‘촛불집회’의 분위기가 그야말로 ‘촛불문화제’의 분위기로 확 바뀌는 순간이었다.
| |
 |
|
| ▲ 시민들 안성 내혜홀 광장에서 촛불을 밝힌 안성 '촛불'들이다. 이날은 대학 농활 팀들이 참여해 그야말로 축제의 분위기였다. ⓒ 송상호 |
중간에 비가 내렸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비 맞는 사람들 입장에선 갑작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느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오히려 비를 맞으며 빗소리의 리듬에 맞춰 박수소리와 함성소리는 더 재기 발랄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광장에서의 모임은 끝났다.
이제 안성 시내 행진이 남았다. 안성시내라고 해봐야 걸어서 약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코스다. 내혜홀 광장에서 시작된 촛불들의 행진은 인지로터리를 지나 광신로터리를 향했다. 비는 더 세차게 내렸지만, ‘“고시철회 협상무효”라고 하는 외침은 줄어들지 않았다. 주변의 안성 시민들은 비오는 데 청승맞다고 생각했는지, 그만해도 될 것을 극성맞다고 생각했는지 반응은 시큰둥했다.
비를 맞고 행진하면서 많은 생각에 잠겼다. 2008년 대한민국에서 ‘촛불’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소위 보수라고 자처하는 조선, 중앙, 동아 등의 신문에 난 촛불기사 아래에 무수히 붙은 댓글들처럼 “빨갱이 ‘좌빨’들의 지랄, 경제를 말아먹는 X들의 행진, 정부와 공권력에 도전하는 폭도”들일까. 아니면 소위 진보라고 자처하는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등의 신문에 난 촛불기사 아래에 무수히 달린 댓글들처럼 “국민의 주권을 되찾는 행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외침,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몸부림”들일까. 양자 간에 시각의 차이가 워낙 커서 지금은 무엇이 옳다고 속단하기 힘들 듯하다. 사실 애초부터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었다. 누구의 말이 더 설득력 있느냐는 것이 핵심이 아니었을까. 2008년이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오늘 대한민국에 켜진 ‘촛불’을 뭐라고 평가할까.
| |
 |
|
| ▲ 농활 아주대학교 농활 봉사대의 신나는 율동이 진행되고 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엉덩이가 들썩 거리게 만들었다. ⓒ 송상호 |
| |
 |
|
| ▲ 농활 중앙대 농활 봉사대들이 아주 엽기적인 포즈로 율동을 하고 있다. 모두 공중에 떴을 때 순간 포착한 것이 재미있는 장면으로 연출되었다. ⓒ 송상호 |
하여튼 서울에서 6월 29일까지 격렬하게 부딪쳤던 ‘촛불’들의 힘겨운 행진에 ‘가톨릭 정의구현사제단’의 “여러분 그동안 외로우셨죠. 우리가 위로하러 왔습니다.”라는 한마디에 눈물을 흘리며 울었던, ‘촛불’ 자신들의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받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그 사제단이 조목조목 발표한 항목 중 지금 대한민국 ‘쇠고기 정국’ 문제의 가장 핵심을 찔렀던 말이 진실로 남게 될 거라는 결의를 다시 한 번 다지게 되었을 게다. 비록 서울광장에는 가지 않았지만, 전국의 작은 촛불들은 힘을 다시 내었을 게 분명하다. 오늘 안성에서 모인 160개의 촛불들처럼 말이다. 그렇다. 그것이 진실이라고 ‘촛불’들은 믿으며 오늘도 전국 여러 가정과 직장과 광장에서 외치는 것이다. 그들에겐 적어도 80년 광주에서처럼 말이다. 그 외침이 정당하지 않다면 굳이 힘으로 진압하지 않아도 사라질 것이요, 그 외침이 정당하다면 아무리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국민은 현명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국민 건강의 안전성과 이를 보증할 검역주권입니다. 일부 언론이 쇠고기 문제를 친미와 반미, 진보와 보수의 이념갈등으로 몰아감으로써 핵심을 왜곡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의구현 사제단 선언 중 3번째)”
| |
 |
|
| ▲ 거리 행진 이날 이루어진 거리 행진은 안성 경찰과 모범 운전자들이 나와서 에스코트 해주는 가운데 아주 평화롭고 활기차게 진행되었다. ⓒ 송상호 |
|
|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144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