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Q 복음서를 수용하면 비신앙이고 수용하지 않으면 신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그 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Q 복음서를 주장함이 복음을 훼손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도 받아들입니다. 그렇지만 의도와는 달리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진리의 하나님이시며 그분의 말씀은 진리입니다. 진리란 언제나 사실에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사실이 아닌 진리는 없습니다. 진실이라고 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하지 않은 것을 했다거나 한 것을 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그분은 사실에 근거하여 그의 백성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은 사도적 복음 위에 자신의 교회를 세우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도적 복음이란 사도들을 통하여 교회에게 전해진 하나님의 말씀을 가리킵니다. 사도들은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다가 예수님에 의해 교회의 터로서 파송된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는 말에 권위가 부여되었고 교회는 그들의 말을 따라야 했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이방인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바울 사도의 경우는 처지가 달랐습니다. 그는 다른 사도들과 같이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지도 않았고 예수님의 말씀을 직접 듣지도 못했습니다만 셋째 하늘에 올라가서 계시를 받았습니다. 그의 글에서 예수님의 행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고 당연한 것입니다. 그들의 말은 자신의 교회를 세우시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의 테두리 안에 있습니다. 성령님은 예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하시기에 예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도록 역사하셨습니다. 사도적 복음 위에 예수님의 교회를 세우시리라는 말씀이 이루어지도록 하셨습니다.

사도적 복음은 시간적인 제약 안에서 결정되었습니다. 일차적으로 그들이 살아 있을 때라는 시간적인 제약입니다. 사도적 복음이 반드시 사도들에 의해서만 남겨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말을 직접 들은 이들을 통하여서도 기록되어 전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시간적인 제약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일반적으로 그것을 계시의 완결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계시의 완결 시점은 언제인가? 신약 성경의 마지막인 요한계시록이 신약 성경의 마지막 기록이라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습니다. 그 내용을 잘 살피면 그 내용이 옛 언약의 완전한 파기를 가리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옛 언약의 백성으로서 예수님을 거부하고 죽일 뿐만 아니라 새 언약의 백성을 핍박하는 유대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요한계시록의 핵심구절 이해를 통한 전체 내용 파악하기’라는 글에서 이전에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계시의 완결 시점은 예루살렘 멸망과 돌성전 파괴를 통하여 유대인들을 심판하시고 옛 언약을 완전히 파기한 주후 70년 이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한계시록은 그 사건을 미래의 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사도들과 그들에게 직접 들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행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글로 기록했습니다(눅 1:2). 마태, 마가, 요한복음은 모두 예수님의 행적에 대한 글들입니다. 요한복음을 관점의 차이로 인해 다른 세 복음서와 구별하더라도 예수님의 행적에 대한 글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이외의 글들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또한 사도들의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는 글들이나 그들에게 직접 듣지 않았음에도 듣고서 쓴 것처럼 적은 글들도 있습니다. 이를 외경 또는 위경이라고 부릅니다. 사도들의 저작이거나 그들로부터 들은 바를 바르게 적은 글들은 정경이라고 합니다. 정경과 외경 또는 위경의 구분은 분명히 교회에 의해 행해졌습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원칙에 따라 행해졌습니다.

이 사실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은 성경이 교회 곧 사람들에 의해서 결정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성경을 만들었는가? 답은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생각에는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사도적 복음으로 자신의 교회를 세우리라는 예수님의 말씀과 그 말씀을 이루기 위하여 일하시는 성령님의 역사가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습니다. 누가 성경을 만들었는가? 사람들을 표면적으로 사용하셔서 하나님께서 만드셨다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성경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이미 성경으로 수용되고 있는 바를 확증하였다고 보는 것입니다. 상세한 내용은 ‘누가 성경을 만들었는가’(야콥 판 브럭헌 저, 김병국 역, 정훈택 감수, 총신대학교출판부)에 있습니다.

도마복음서가 외경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그 내용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서문의 "살아계신 예수께서 말씀하셨고 또 디두모란 유다 곧 도마가 기록하였던 비밀스런 말씀들이 있다"라는 내용만 하더라도 다른 복음서와는 전혀 다릅니다. 도마복음서의 전체 내용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교회에 의해 외경으로 분류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복음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Q 복음서를 도마복음서와 동등하게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도마복음서는 명백하게 현존하는 기록으로서 우리 손에 전달되었습니다. 반면에 Q 복음서는 전혀 아닙니다. “드디어 1994년 시카고에서 열렸던 SBL(Society of Biblical Literature)의 연례모임에서, 클레어몬트 대학원의 부설기관인 IAC(Institute for Antiquity and Christianity)의 IQP에 의해서 주도되었던 Q 본문을 위한 복원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이로써 Q 본문은 더 이상 가설의 영역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완전한 독립적인 문서로서 세상에 그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서들은 분명히 실존하는 글들이었습니다. 교회 역사에서 여러 기록들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역사가 진행되면서 옮기는 과정에서 어떤 차이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원본의 존재 자체는 명백합니다. 반면에 Q 복음서는 가설에 입각하여 실존하는 것으로 만들어졌고 위에 인용한 글에서와 같이 복원 작업을 거쳐서는 실존했다고 이야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다른 복음서들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Q 복음서는 철저하게 추론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마태와 루가는 마가복음서 자료로부터 입수한 사도정통교회의 복음전승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들의 복음서를 집필에 착수하였다. 그러나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마가에 의해서 전승된 예수 공생애 이야기(public life story)(기적, 수난, 부활이야기)에서 무언가 부족함을 느낀 그들은 보다 생생한 역사적 예수의 모습을 담은 자료들이 필요하지 아니했을까? 그러한 과정에서 그들은 바울과 ‘다른 복음’, ‘다른 예수’를 접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 ‘다른 복음’, ‘다른 예수’는 팔레스타인의 변두리 갈릴리와 시리아 접경 시골지역에서 명맥을 이어갔던 초기 그리스도교 소종파(sect)들에 의해서 전승되었을 것이다. 그들에 의해서 전승된 예수의 육성(肉聲)을 담은 자료들이 다름 아닌 Q복음서였을 것이다.” 이 글 어떤 내용이 역사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까? 어떤 부분이 역사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까?

학자들에 의해 복원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역사적인 자료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 출발에 있어서 역사적인 근거가 제시되고 그에 근거하여 이론이 정립되었을 때에 역사적인 자료가 될 수가 있습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마가복음의 내용을 제외하고 일치하는 어록이 있기에 그 이전에 Q 복음서가 있었다는 식의 추론에서 출발하여 계속적으로 추론을 더하고 결국에 복원했으니 받아들이라는 것은 억지라고 생각합니다. 받아들일 만한 어떤 객관적 근거도 없다고 생각하기에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차피 그 내용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있는 내용들이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에 굳이 그 부분을 가지고 씨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과 관련하여 그 부활은 설화의 전승 정도로 생각하고서 Q 복음서가 참된 예수와 그분의 가르침을 밝히는 것으로 주장되는 현실은 결코 수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교회 문제는 잘못된 성경 해석과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교회의 문제입니다. 교회 문제 해소는 Q 복음서와 그에 뒤따르는 여러 주장들을 방안으로 추구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성경에 대한 바른 해석과 그 해석을 따라 살아가는 것에 그 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