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탄생한 곳은 베들레헴입니다. 아구스도의 호적령으로 인해서 요셉이 베들레헴으로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눅 2:1-4). 예루살렘의 일반적인 집이 아니라 말구유입니다. 목자들은 그 날에 구유에 놓인 예수님을 보게 됩니다(눅 2:12).

그리고 난 지 8일 만에 정결예식을 행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갑니다(눅 2:22). 그들이 그때까지 계속 말구유에서 생활하지 않았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베들레헴에서 살 집을 구하고 그 집에서 살았습니다. 출산하고 얼마간은 요양을 하여야 하기 위해서라도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으로 되돌아옵니다. 난지 8일 만에 마리아가 예루살렘으로 동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동방 박사들이 찾아옵니다. 베들레헴에서 집을 구하여 살고 있는 예수님을 경배하였습니다(마 2:11). 동방 박사들은 경배 후에 헤롯왕에게로 가지 않고 자신들이 살던 곳으로 되돌아갑니다. 헤롯은 입으로는 나신 구원자를 경배하려고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죽일 생각이었습니다. 자신의 왕국을 잃지 않고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는 헤롯의 행할 일을 알려주면 온 가족과 함께 애굽으로 피신하라고 합니다. 요셉은 가족들을 이끌고 애굽으로 피신합니다. 그곳에서 헤롯이 죽을 때까지 지내다가 그 이후에 이스라엘로 돌아오되 나사렛에 정착하게 됩니다.

성경은 이 과정에서 구약의 두 내용을 언급하면서 예수님에 의해 성취되었다고 증거합니다.

하나는 “애굽에서 내 아들을 불렀다” 함을 이루려 하심이라고 하는 것입니다(마 2:15). 요셉에 의해 아기 예수님이 피신한 동일한 지역입니다. 그런데 전자는 애굽으로 가는 상황을 기록하고 있고 후자는 불러내었다고 말씀을 적용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애굽으로 갔다고 돌아오기에 그것을 염두에 두고서 미리 적용시킨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성경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연결하는 예는 없으며 정당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것인지를 생각하여야 합니다.

“애굽에서 내 아들을 불렀다”는 호세아12:1의 말씀의 인용인데, 예언에 관한 말씀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그 당대의 이스라엘의 불순종을 책망하시면서 과거에 그들의 조상들에게 행하신 일을 서술적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마태는 놀랍게도 그 내용을 예수님의 애굽 피신에 적용시키며 그 성취라고 기록한 것입니다. 뭘 잘 몰라서 그렇게 한 것일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불러내시고 언약 관계를 맺으셨고 많은 후손들을 약속하셨습니다. 그 목적은 그와 그 후손들을 통하여 열방이 복을 받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스라엘을 통하여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참 신이심을 알리시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도록 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런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생활할 때에 바로왕은 종살이를 시키고 남자들은 모두 죽이려고까지 했습니다. 여자들은 노동력으로 이용하며 이스라엘의 존재를 없애버리려는 시도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복의 통로로 세우신 민족입니다. 그들을 멸하려고 한다는 것은 만국에게 하나님을 만나 하늘의 생명으로 살아가는 복을 가로막고 하나님의 계획을 무산시키고 행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그 능력으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불러내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님을 유대 땅에 보내셨습니다. 그 당대의 이스라엘이 범죄하여 심판 아래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회복시키시고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헤롯은 아기 예수님을 찾아서는 죽이려고 합니다. 이스라엘이 과거에 애굽에서 죽음의 위협 앞에 있었던 것과 똑같이 아기 예수님도 죽음의 위협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회복과 만국에 복을 전하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을 무산시키고 완전히 끊으려는 시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그 능력으로 아기 예수님을 불러내셨습니다.

여기에서는 지명의 일치에 시선을 두면 본문이 말씀하시려는 바를 놓치게 됩니다. 애굽이라는 지명 자체는 같지만 그 지명이 가리키는 지역은 전혀 다릅니다. 예수님의 생애와 연관된 애굽은 피신하여간 애굽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죽이려는 헤롯과 그를 따르는 신하들 그리고 그 통치 아래에서 안주하고 있는 유대 땅을 가리킵니다. 헤롯 왕이 바로 왕이고 유대 땅이 애굽 땅이었던 것입니다.

자신들의 회복과 만국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따라 유대 땅에 오신 예수님이시건만 헤롯왕과 신하들은 그분을 죽이려고 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애초에 모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언약의 백성들입니다. 예수님을 통하여 임하는 새 언약과 다르지만 옛 언약의 백성들입니다. 언약의 백성이면서도 자신들의 위하여 오신 새 언약의 중보자이신 예수님을 죽이려고 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하나님의 계획이 무산되지 않도록 역사하셨습니다. 아기 예수님은 보호를 받아 장성하였고 그 앞에 놓인 길을 걸으셨습니다. 철저하게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으로 자신의 길을 걸으셨고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셨습니다.

이 사건을 통하여 예수님의 인격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은 한 사람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 전부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참 이스라엘이셨습니다. 그분 안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모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분 안에서 죄에 대하여 십자가에서 못박혀 죽었고 의에 대하여 살아난 것입니다. 그분의 인격은 한 개인의 인격이면서 동시에 전 교회적인 인격입니다.

오늘날의 교회는 그분 안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새 언약의 백성입니다.

교회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예수님과 헤롯왕과 그를 따르는 신하들이 걸어간 길입니다. 오늘날의 교회가 현재 어느 길을 가고 있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바르게 알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아니면 아기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던 헤롯왕과 신하들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예수님께서 이루신 회복을 바르게 깨닫고 누리면서 만국에 하늘 생명을 전달하는 통로로서 존재하고 있다면 예수님께서 앞서 가신 길을 따르는 것입니다. 반면에 성경이 보여주는 교회다움에서 벗어나서 만국에 하늘 생명을 전달하시는커녕 가로막고 있다면 헤롯왕과 그 신하들이 걸어간 길을 따르는 것입니다.

과연 오늘날의 교회는 어느 길을 가고 있습니까?

과연 오늘날의 신자는 어느 길을 가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