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못하게 막아도 계속한다

행13:42~52


“수술은 의사가 하고 치료행위도 의사가 하지만 병을 낫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 동안 저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심에 힘입어 이런 고백을 하시는 의사 선생님께 수술을 받았고 어제 실밥을 뺐습니다. 통상적으로 수술한 날로부터 한 달 정도 허리 보조기를 두루고 있어야 한다는 의학적 견해에 따라 6월 첫주까지 허리보조기를 두르고 있게 됩니다. 주께서 허락해 주신 육신이 늘 건강한 가운데 주께 영광돌리는 우리들이 되도록 강건의 복을 위하여 서로 중보기도하시길 바랍니다.


본문의 말씀을 살펴보면, 유대인들 중의 상당수 사람들이 바울과 바나바를 통해 들려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 했습니다(42~43a). 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 하기는 이방인들도 마찬가지였음을 본문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44; 48a).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하나님의 말씀이 전파되는 것을 방해하며 말씀 전파 사역을 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45절; 49~50). 그들 중의 대부분은 유대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방인들도 역시 하나님의 말씀이 전파되는 것을 가로막는 일에 협력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났을까요? 본문을 통해 이에 대한 답을 들으므로 사도들이 가졌던 권능과 기쁨이 우리들의 삶에도 임하길 소원합니다.


1. 사람은 그가 어떤 사람이든지 누구나 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42~44; 51b)

미국이 한참 아프리카의 흑인들을 잡아다 노예로 부릴 때에 “흑인들에게는 영혼이 없다. 그들은 말할 줄 아는 가축에 불과하다”고 보았었습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피부색이 어떻든, 사람은 인종과, 언어와, 풍습과, 사는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생명의 말씀이 오늘날 결실하여 마침내 백인들의 노예로 생활해야만 했던, 영혼없는 가축에 불과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흑인계열의 사람이 대통령 후보에 올랐으며 백인들이 그를 미국의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므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말씀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사람이라면 그가 어떤 사람이든지, 그의 인생의 내용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모두가 다 들을 수 있는 복된 소식이라는 진리를 분명히 봅니다.


2. 하나님께서 주시려는 구원의 복을 극구 거절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45~46; 50)

ㅇ 너희가 그것을 버리고 영생을 얻기에 합당하지 않은 자로 자처하기로(46)
ㅇ 바울과 바나바를 박해하게 하니(50)
ㅇ 두 사람이 그들을 향하여 발의 티끌을 떨어 버리고(51a)

이 구절들은 누구에게나 들려 주시는 구원의 복된 말씀을 사람쪽에서 극구 거절하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3. 하나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복된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므로 자신의 삶에 변화를 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47~49; 51~52)

ㅇ 이방인들이 듣고 기뻐하여(48a)
ㅇ 주의 말씀이 그 지방에 두루 퍼지니라(49)
ㅇ 제자들은 기쁨과 성령이 충만하니라(52)

이 구절들은 들려 오는 하나님의 구원의 복된 말씀을 사람쪽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들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ㅇ 먼저 구원의 복된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들에게 선포됩니다
ㅇ 그 다음에 인간쪽에서 아래와 같은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납니다

-46절 유대인들의 거절
물론 유대인들만 거절한 것이 아닙니다. 이방인들도 거절했습니다(50절 참조).

-48절 이방인들의 수용
물론 이방인들만 구원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인 것이 아닙니다. 유대인들 중에서도 하나님의 구원의 복된 말씀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42절~43 참조).


• 말씀전파에 대한 두 가지 반응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전파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하나님의 구원의 복된 말씀을 들을 수는 있지만 듣는 사람 모두가 한결같이 구원의 복된 말씀을 자신을 위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놀라운 복을 그 사람이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 하는 최종적인 결론은 하나님의 이 끝없으신 은혜와 사랑안에 거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본인의 최종결단에 의해 결정된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교리사 측면에서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야 하겠습니다.

48절 끝부분에 있는,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는 말씀을 주의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종교개혁 이후 “존”이라고 하는 두 사람에 의해 개신교파가 크게 둘로 나뉘었는데 이 구절은 그 분기점이 되는 근거들 중의 하나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존 칼빈”의 계열과 “존 웨슬리”의 계열이 그것입니다.


• 칼빈의 이중 예정론

칼빈 계열에 의하면,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란 구원받기로 미리 예정된 자를 지시합니다. 그러므로 이방인 중에서도 말씀을 받아들여 구원의 복을 받게 되는 사람들은 구원받기로 예정되었던 사람들로 국한됩니다.

그것은 유대인들이 왜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거절했던 것인지를 설명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합니다. 유대인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거절했던 자들은 ‘멸망으로 예정’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교리를 “이중 예정론”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사람은 구원으로 미리 예정되었고 또 어떤 사람은 멸망으로 미리 예정되었다고 둘로 나누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 존 웨슬리의 반박-그렇다면 전도할 필요없다!

존 웨슬리는 이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이중 예정론 교리는 정말로 잘못된 교리’라고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석할 때 46절과 바로 충돌할 뿐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반쪽 사랑으로 만들어 버리게 되며 그 결과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기 위한 전도사역을 필요없게 만든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칼빈 계열 측에서는 말하길, 하나님은 구원으로 선택된 자들에게는 한없는 사랑을 쏟으시는 무한사랑의 하나님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웨슬리가 보기에 그것은 하나님의 무한사랑일 수 없었습니다. 멸망으로 예정된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은총도 허락되지 않는 반쪽 사랑 교리이기 때문입니다.

또, 칼빈계열에서는 “누가 구원으로 예정되었는지, 멸망으로 예정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므로 열심히 말씀을 전하는 전도사역을 해야 한다. 그 때, 구원으로 예정된 사람은 말씀을 받아들이며 멸망으로 예정된 사람은 말씀을 거부하게 된다”라고 합니다.

이 설명은 유대인들이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말씀을 왜 그렇게 거세게 거절하고 사도들을 핍박했던 것인지를 원인론적으로 설명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다 열려 있는 하나님의 무한사랑”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약점을 갖습니다.

그래서 웨슬리는 이중 예정론을 가리켜 하나님의 무한사랑을 반쪽 사랑으로 만들어 전도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하여 실제로 전도를 하지 않게 만드는 잘못된 교리라고 비판했습니다. 웨슬리가 볼 때 그 교리에 따르면 전도를 하지 않더라도,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했다손 치더라도, 구원으로 예정된 사람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지 구원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구원으로 예정된 사람이 전도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구원받지 못한다면 하나님의 구원 의지가 문제되는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편 칼빈 계열의 논리에 따르면 이중 예정론 교리는 즉시 46절의 말씀과 충돌하게 됩니다. “너희가 그것을 버리고 영생을 얻기에 합당하지 않은 자로 자처하기로”라는 말은 구원의 최종결단은 결국 개인적인 결단의 문제임을 분명히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버린다, 자처한다”는 말은 “개인의 결단의 문제”를 가리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구원의 복을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의 최종 여부는 개인 각자의 마지막 결단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하는 말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작정된 자”의 의미

그렇다면 48절의 “작정된 자”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매우 간단합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누구든지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고 주님을 믿는 사람은, 그가 어떤 사람이든지 다 구원받게 해 놓으셨다”는 [하나님의 구원조치]를 말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볼 때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이미 “작정된” 은총입니다. “누구든지, 어떤 사람이든지 하나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복된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구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됨됨이나 조건이나 형편 등을 따지지 않고 구원의 은혜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신” 하나님의 무한 사랑입니다.

따라서 말씀을 듣고도 주님을 구주로 받아들이지 않거나 하나님의 무한사랑을 거절하는 사람들에게는 구원의 은총이 임하지 않습니다.


• 말씀사역자들의 거룩한 옹고집-이래서 못하게 막아도 계속한다!

바로 여기서, 하나님의 사명을 맡은 사람들의 거룩한 옹고집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세력들이 창궐하는데도 불구하고 사도들은 왜 그렇게 하지 말라는 일, 못하게 막는 일에 대해 전혀 기세가 꺽이지 않고 계속 자신들의 사역을 감당했던 것일까요? 본문을 통해 그 이유를 알아보며 저 옛시대의 사도들에게 허락되었던 동등한 하나님의 은혜가 오늘날 저와 여러분에게도 넘치게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합니다.


1. “하나님께 붙들린 자”이므로 맡겨주신 사역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47)

47절은 이사야 49:6 하반절의 인용입니다. 이사야는 하나님께 붙들려 사명을 감당하도록 사로잡힌 사람이었습니다. 그와 똑같이 하나님께서 맡기신 생명의 말씀을 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불타는 사명이 지금 사도들을 붙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들은 이 거룩한 사명을 감당하지 않으면 안되겠기에 주인의 명령이라면 무엇이든지 순종해야 하는 종의 입장에서 그들은 말씀 전파 사역을 [못하게 막아도] 계속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붙들린 사람은 자기를 붙잡은 주인의 명령에 따라 사는 “종된”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사야를 붙드셨으므로 이사야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 “종된” 예언자였습니다. 사도들도 부활하신 주께 붙들린 “종된”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주님의 사명을 감당하는데 생을 걸었습니다.


• 우리도 구약의 종된 예언자들처럼, 신약의 사도들처럼

오늘날 저와 여러분은 하나님의 은총과 무한 사랑에 붙들렸기 때문에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붙잡힌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겠습니까?

구약의 저 예언자들처럼, 신약의 저 사도들처럼 우리들의 시대를 향해 “생명의 말씀”을 나누는 하나님의 자녀의 모습이 나타나야만 합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면 삶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48절)

주께 붙들린 “종된” 사도들이 이방인들에게 구원의 복된 말씀을 전하자 그들은 자기들을 향해 들려 온 생명을 위한 구원의 복된 말씀에 반응하여 말씀을 듣고 기뻐하였습니다. 말씀을 전하는 입장에서 그런 모습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들까요? 더욱 더 열심히 말씀을 전해야만 하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르지 않겠습니까?


• 기독교? 고도의 윤리를 실천하는 종교인줄 알았는데...

어느 분이 창세기를 읽다가 그만 가슴이 막히고 답답하여져서 “기독교라는 종교가 이 정도 밖에 안되는 종교이냐”를 놓고 고민하였습니다. 결국 그는 그 고민을 해결받지 못하다가 교회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얼마 후부터는 아내와 아이들도 교회나가지 못하도록 박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 저속하고 해괴한 종교는 절대로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기독교에 대한 태도가 돌변했던 겁니다.

그러던 중 그 분이 구체적으로 창세기의 어느 부분에서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던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충격은 유다가 그의 며느리 다말과의 사이에서 “베레스와 세라”라는 이름의 쌍둥이 아들들을 낳은 사건이 기록된 창38장의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기독교가 고도의 윤리를 자랑하는 종교로서 세계의 역사를 지도해 온 최고급 종교라고 알고 있었는데 창세기에 기록된 그 내용을 보니 “정말로 영~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해석을 위하여

말 나온 김에 참고로 말씀드리면, 창38장의 내용을 현대의 일반적인 윤리와 도덕의 눈으로 보면 절대로 해석이 안됩니다. 그 내용을 해석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당시의 사회, 문화적인 관례, 당시의 역사속에서 행해진 일반적인 풍습이나 관습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 때 당시의 사회, 문화의 풍습에 따르면, 형이 아들을 낳지 못하고 죽었을 때 동생이 형수를 취해 형을 위하여 대를 이을 아들을 낳아야 했습니다. 이것을 형사취수제라고 합니다. 형사취수제란 형이 아들없이 죽으면 바로 밑의 동생이 그 형수에게 장가들어 아들을 낳아 대를 잇게 하는 고대의 혼인관련 풍습입니다. 이런 혼인풍습은 신약시대 예수님 때에도 있었다는 것을 복음서들이 보여 주고 있습니다(막12:19이하; 마22:24이하; 눅20:28이하). 혈통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아들을 낳지 못할 때 우리 나라 이조 시대에 있었던 씨받이나 첩 등의 대리모를 들였던 것보다 더욱 더 가문의 혈통에 철저했던 사회, 문화적 제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학술적으로는 이 형사취수제 문화에 대한 이론이 다양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형사취수제가 2세기 경의 우리나라 고구려 시대에도 있었음이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고구려의 형사취수제는 삼국지 동이전에 있습니다. 삼국사기에는 고국천왕이 죽은 뒤 왕비인 우씨가 고국천왕의 바로 아래 동생을 건너뛰고 막내 동생인 연우(延優)와 혼인함으로써 후에 그가 왕위에 올라 산상왕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혼인풍습이 있었던 고대의 사회,문화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시의 관습을 어기고 며느리를 친정으로 보냈던 시아버지 유다의 조치는 며느리의 인생을 그대로 잘라내어 죽음으로 몰아넣어 버리는 것에 해당하였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유다가 며느리의 행실을 다 알게 된 후 “그는 나보다 옳도다. 내가 그를 내 아들 셀라에게 주지 아니하였음이로다”라고 말하였습니다(창38:26).


• 옛시대에 먼저 주어졌던 말씀을 오늘날 실천하기 위해서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하나님은 현대인들의 관점에서 충분히 납득되는 방법으로 구원활동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저 옛시대의 사람들이 살던 삶의 환경속에서 그들이 생명의 기쁨을 가질 수 있도록 활동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옛시대의 기록인 구약 성경의 본문 내용이 오늘날의 상황과 상식에서 볼 때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에 충격을 받거나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성경을 통해 구원의 말씀을 받는 현대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말씀이 주어졌을 때의 일차적인 원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아는 일입니다. 이것을 위해 성경을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럴 때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행동을 충분히 이해하고 깨달아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을 현대의 삶에 온전히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 결국 말씀으로 변화된 삶

위와 같은 내용의 말씀이 전해진 후 대략 1년 반 정도 지났을까요? 우리나라 이조 시대식의 유교적 가부장 제도와 그에 따른 혈통중심주의 사고에 익숙해 있던 그 분은 창38장의 유다-다말 사건은 우리나라 보다 더 강한 혈통중심주의에 입각하여 아들을 얻으려고 했던 풍습에서 기인한 사건이었다는 것을 충분히 납득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열심히 교회에 다니시면서 세례도 받았고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는 “종으로 돌변한 사람”이 되어 주께 영광을 돌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생명을 복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생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말씀사역을 중단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으로 충만한 가운데, 맡겨주신 직분과 직책을 통해 큰 열매를 내는 저와 여러분의 믿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되시길 축원합니다.


3. 말씀없는 인간의 화려한 겉모습이 불쌍해 보이기 때문입니다(50절a,51a 대조)

경건한 귀부인들, 시내의 유력자들? 말씀이 없어 죽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뻔히 보이는데 이런 표현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그들의 삶의 모습을 부러워 하는 표현이겠습니까? 생명의 말씀을 거절하는 사람들을 경건하다고 한 것은 무슨 뜻일까요? 말씀에 의해 변화된 인생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유력자들이라고 한 것은 무슨 뜻일까요?


• 갇혀있는 아름다움, 보여주는 멋스러움

공작새가 꼬리를 펼친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제 딴에는 열심히 구애를 하는 것이었는지 뭐라고 뭐라고 소리를 내면서 꼬리를 한껏 흐드러지게 펼치고는 똥꼬쪽을 보이면서 한바퀴 돌았습니다. 아무튼 정말로 멋진 모습이었다는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쌍하게도, 그 공작새의 멋스러움은 창살안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갇혀버린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말씀없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볼 때 그들이 아무리 경건하고, 아무리 유력한 자들이라고 한들 보여주는 경건, 갇혀버린 유력함이라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진정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말씀을 전하는 사역자들은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중단없이 계속 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명감에 더욱 불타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저와 여러분도 성령의 역사하심속에서,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죽음으로 가고 있는 이들을 향해 말씀을 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룩한 옹고집에 사로잡히게 되길 바랍니다.


4. 주께 붙들린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주를 배반치 않으므로 진정한 기쁨과 성령충만의 권세를 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52절)

한국전쟁 때의 일입니다. 북한 인민군이 시골의 모 교회 예배시간에 들이닥쳤습니다. 이로 인해 예배는 중지되었습니다. 인민군들은 교회밖에서 교회건물을 빙 둘러 쌌습니다. 그리고 장교만 교회안으로 들어와 큰 소리로 예수믿는 일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고 교회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살려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끝끝내 예수를 믿겠다면서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모두 죽여 버리고 교회를 불태워버리겠다고 말하였습니다.

말을 끝낸 그는 공포의 분위기를 만들려고 그랬는지 교회의 문이란 문은 남김없이 모조리 다 안에서 닫아 버렸습니다. 그리고 예수믿는 것을 포기하고 밖으로 나갈 사람들은 모두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말한 후 열까지 수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수를 더하면서 목청을 높이자 한 사람씩 일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열을 세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더 이상의 기회는 없게 되었습니다. 그 인민군 장교는 열을 셀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들을 모두 밖으로 나가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문이 부서지도록 “꽝”소리를 내며 안에서 닫아 버렸습니다.

바로 그 때, 교회 밖에서 따르르... 하는 총소리가 요란하게 나더니 잠시 후에 그쳤습니다. 교회 안에 그대로 앉아 주님이 맞아 주실 것만 기다리던 교인들은 하나같이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자 인민군 장교가 조용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도 교회다닙니다. 청년회장도 했었습니다. 지금 밖으로 나간 저들은 가롯유다 같은 사람들입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주님을 기다리시는 여러분, 살아 계시는 동안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말을 남기고 밖으로 나간 그는 주님을 배신한 이들의 시신을 뒤로 하고 그의 부하들과 함께 어디론가 갔습니다.


주께 붙들린 종된 사람들은 50절처럼 박해를 받아도, 붙잡아 주신 주님을 배반하지 않고 52절처럼 기쁨과 성령이 충만하여 불러 주시는 그 순간까지 맡겨 주신 사명을 다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가롯유다의 전철을 되밟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주께 제대로 붙들린 사람들은 결코 영원한 삶을 예비해 놓으신 주님을 짧은 인생 살면서 배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먼저 우리를 찾아 오셔서 우리를 붙드시고 사로잡아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신 주님, 십자가의 고난을 이기시고 부활로 승리하신 주님...그 주님을 향한 변치 않는 믿음으로 주께 영광돌리시며 주님이 맡겨 주신 사명을 성령이 충만한 기쁨으로 감당하시는 복의 믿음의 사람들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