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성숙을 지향한다. 아니 사회에 의하여 성숙하도록 요청받고 있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럼, 성숙이란 무엇인가? 생물이 완전히 다 자란 상태를 말하는데 이는 성장이란 단어와 뜻을 같이 한다. 그러나 사람의 인격에 적용할 때, 몸과 마음이 자라 어른스럽게 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반드시 몸이 성장한다고 마음도 성숙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김진섭은 <인생예찬>에서 “인간의 성숙은 연령의 노쇠를 반드시 요구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대부분은 나이를 먹으면서 성숙해진다. 그러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나이에 비례하여 성숙하지 않으면 사람은 추해진다. 칼 융은 온전함은 자아와 그림자 사이의 균열이 일치할 때 이뤄진다고 하였다. 반대로 나이를 먹고 경험과 연륜이 쌓이면서 이 균열이 심해지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아집과 고집으로 남과의 관계에서 쓸데없는 성을 쌓게 된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통하여 성숙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출애굽 때 홍해나 광야를 지나게 하심으로 성숙을 경험하도록 하였다. 여호와는 하층 노예들을 자유민으로, 미성숙한 백성을 성숙한 신앙의 백성으로 이끄시는 분이다. 이스라엘 백성으로 광야 40년을 경험하게 하신 것이 단순히 고난을 부여한 것으로 여기면 안 된다.

예수님을 믿노라 하면서 이 광야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결코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숙을 경험하지 못한다. 자기중심적으로 응어리진 생각과 사고를 광야에서 집어 던져야만 살 수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오늘날 성도들도 자기의 성에서 담을 헐고 나와야만 산다. 그런데 방식은 내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식이어야 한다.

성숙이란, 자신이 세상이나 나라, 교회, 직장, 가정에서 중심이 아니라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며 세상의 모든 것이다. 그러기에 떼만 쓰면 다 되는 줄로 안다. 부모는 그가 아직 성장하지 못한 상태임을 알기에 다 받아준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안 되는 게 있음을 안다. 그게 바로 성숙해 가는 과정이다.

모든 것이 나를 통해서 이뤄지며, 나의 주도적 이론에 이끌려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아직 미성숙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다 옳은 줄로 안다. 어린아이가 자그마한 상자에 큰 곰 인형을 집어넣으려고 애쓴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그만 울음을 터뜨린다. 자기 맘대로 되지 않아 분노하는 것이다. 그가 자라면서 작은 상자에는 큰 곰 인형이 안 들어간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것이 바로 성숙이다.

그러나 이미 어른이 되어 그런 진리를 알 나이가 되었는데도 계속 안 되는 것에 분노한다면 그는 분명 미숙한 사람이다. 미숙한 사람일수록 잘 분노한다. 성숙하다는 것은 나 중심에서 남 중심이 되는 것이다. 나 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아직도 안 되는 것 때문에 분노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직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성질이 나는가? 여태껏 소리 지르면 되던 일이 소리를 지르는데도 남들이 꿈쩍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가? 자신의 성숙에 대하여 물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