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 4일 (가칭)운하저지국민행동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운하 건설 세력에 맞서는 시민사회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 남소연 안병옥

 전국적으로 '이명박 운하' 반대를 위한 예배와 미사, 법회가 열린다.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주요 인사들은 100여일에 걸쳐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 금강 등을 도보로 순례하면서 운하반대 입장을 전달한다. 작가들도 우리나라 4대강을 탐사하면서 느낀 글을 여론매체에 기고한다.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강을 중심으로 새로운 연대기구를 만들어 지역별 토론 등 운하 반대 활동을 하고, 전국의 교수들도 각 분야별로 모여 '운하 검증단'을 구성해 활동한다.

 전국 시민사회활동가 '운하반대 대화마당'

 위의 계획은 (가칭)운하저지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이 4일 오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개최한 '운하 백지화를 위한 시민사회 활동방향과 과제'란 주제의 대화마당에서 제시된 것이다. 각계각층의 운하 반대 활동 일정표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운하' 반대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의 시민사회운동가 등을 포함해 각계각층의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대화마당은 각 지역, 부문별로 운하 저지 일정에 대한 보고대회를 방불케했다.

 우선 국민행동은 오는 13일 민자유치 방식으로 진행되는 운하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물의 날인 3월 22일에는 '5대강 껴안기' '강변 마라톤' 행사 등을 통해 주요 논점별 토론회와 국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행동 박용신 처장은 "이밖에도 유실문화재와 교량 높이 및 교체 교량수, 조령산 석회암 지대 등 운하 개발 시 문제가 되는 것들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지역과 전국 차원의 사회적 대응을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각 유역별로 운하저지를 위한 국민행동이 결성된다. 대전 충청지역에는 2월 중순경에 경부운하 저지 충북도민행동과 금강운하 저지를 위한 국민행동이 각각 결성된다. 이들은  경부운하 구간과 금강운하 구간을 답사하고 생태문화 탐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 전남지역에서는 2월 19일 50여개 단체의 연대체인 영산강운하저지광주전남시민행동(가칭) 발족식이 열린다. 낙동강 지역에도 2월 27일 경부운하 저지 부산, 경남, 대구, 경부 국민행동 결성식이 예정되어 있다. 부산쪽과 경기지역도 운하 반대조직이 발족해 각종 토론회와 답사, 검증 작업이 진행된다.

 생명평화 순례 100일 대장정

 종교인들은 오는 2월 12일부터 '생명평화순례 100일 대장정'을 시작한다. 이번 대장정에는 이필완 목사(순례단장), 양재성 목사(기독교환경연대사무총장), 김민해 목사(월간 풍경소리 대표), 홍현두 교무(원불교 천지보은회 홍보실장), 최상석 신부(성공회환경연대 사무국장), 천주교 신부 1-2명, 수경스님(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도법스님(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연관스님(조계종 종립선원 봉암사 수좌), 지관스님(김포불교환경연대 대표)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한강하구에서 출발해 남한강과 문경새재를 거쳐 낙동강 지역을 순례한 뒤 영산강과 금강쪽으로 이동해 생명의 강 걷기 행사를 진행한다. 이들은 또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등과 대화마당을 열고 문화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우식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오는 19일에는 생명의 강을 지키는 불교행동을 결성할 예정"이라며 "종단 차원에서 운하 반대입장이 나올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종교인들이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채널, 즉 환경예배, 환경미사, 환경집회, 환경법회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열면 엄청난 반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4일 (가칭)운하저지국민행동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관련단체 활동가들이 '운하 건설 세력에 맞서는 시민사회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의 발제를 듣고 있다. ⓒ 남소연 경부운하저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교수 모임'에 이은 학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설 연휴가 끝난 뒤 전국 대학의 100여명의 교수들이 토목, 경제, 상수원 문제 등 부분별로 운하 점검팀을 만들어 활동할 것"이라면서 "현재 4대강의 용수 문제, 수자원 문제, 홍수 문제 등 운하가 건설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지에 대한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운수노조도 적극적으로 운하반대 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날 대화마당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10일 열린 중앙집행위에서 운수노조가 국민행동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철도 지하철 안전과 공공성 확보를 위한 네트워크도 조만간 가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화물운송업계를 통틀어 운하 반대 토론을 준비하고 있고, 지하철 역사에 운하 반대 홍보벽보를 붙이는 등 대국민 홍보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라면서 "화물차에 달고 달릴 수 있는 현수막도 도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학영 한국YMCA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운하는 당선자가 말하듯 우리 경제에 신기루를 가져다줄 사업은 아니다"라면서 "이번 싸움을 통해 우리는 국민들에게 바른 사회의 꿈을 심어주고, 절차와 토론이 중시되는 민주주의 학습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활동가들을 독려했다.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운하건설 세력에 맞서는 시민사회 대응방안'이란 발제에서 "최근에는 운하를 추진하는 쪽에서 운하논란을 수면 밑으로 가라앉히는 기색이 역력한 데 이는 총선 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이런 우회전략은 4월 총선이 끝나자마자 백팔십도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총장은 "일차적으로 총선 전인 3월 말까지 국민들의 반대 의사를 결집시키고, 국민검증 기구를 구성해 국민들을 참여시켜야 한다"면서 "운하 찬성 여론이 높은 지역 주민들의 개발 욕구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대안연구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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