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有柱無柱 孤魂을 비롯해 많은 이웃을 위해 기도하던

하늘엔 열아흐레 달이 동쪽에 걸려있고

오리온성좌, 북두칠성이 뚜렷이 빛나고 있었다.

오늘의 건강이 고마웠다.

오랜만에 보는 밤하늘을 우러르며

생존을 감사했다. 며칠 전만 해도

다리의 통증으로 걷지 못했던 나였기에

멀쩡한 오늘이 어찌 감사하지 않으리.

사람마다 제 자리에서 열심을 다하는 속에

나도 정말 열심을 다하며 살았는가?

그러지 못해서 더욱 간절해지는 기도이기에

오늘도 지성을 다해 엎드린다.

기도로 모든 죄업이 사그러진다면 그 얼마나 좋은 일이냐?

전신 투구하며 부처님께 고하기를

알게 모르게 지은 업 모두 사해주십사 하지만

기도로서 죄가 지워진다면 어찌 신나는 일 아니랴?

골짜기에 흐르는 물은 쉼 없이 염불을 하고

녹지 않은 백설은 우리에게 無念을 일깨워준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 괴로운 오늘...

이젠, 미운 사람조차도 없어야 한다고 타이르며

오늘도 관세음의 마음을 지니기를 기원했다.

바위 속의 관세음보살

나는 이 자리에서

너는 그 자리에서

자비(사랑)를 실천하라는 말씀을 들으며

오늘도 관세음보살을 염송한다.

관세음보살의 마음을 내안에 지니고 싶기에.

새상사에는 公式이 없다. 마치 非公式도 없듯이.

그러면서 공식 비공식이 공존하는 세상

그래서 모두가 어울려 살 수 있는 세상인지 모르지만....

집에서 떠날 때는 속리산이 그립더니

속리산에 이르르니 다시 내 집이 그리워진다.

참 이상한 일이다.

집에 들어서자

베란다의 맥주병이 제일 먼저 나를 반긴다.

적당하게 취기가 도니 그가 그리워지고

그와 함께 하는 장면을 연상하니

어느덧 그가 내 곁에 와 있다.

이게 바로 꿈이겠거니 

이런 꿈마저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사나?

이 세상엔 남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있는 걸 알면

나도 남을 기도해야 한다.

이렇게 속리산의 하루를 보냈다.

속리산의 겨울은 참으로 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