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당당뉴스와 기사제휴하는 대자보의 이드 기자의 기사이다.

'세금폭탄'이라는 종부세, 개신교엔 불발탄
[이드의 종교시평] 종교계에만 특혜 준 ‘조세특례제한법’은 재개정돼야

	▲ 필자 종추련 대표 이드

지난해 연말은 종교계 특히 개신교 측으로서는 또 하나의 승리를 거둔 날로 기억될 듯하다. 당당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감리교 본부 사무국 재산관리부 강만득 장로의 다년간 끈질긴 노력 끝에 12월28일 ‘실질소유자인 개별 종교단체에 부과한다’는 내용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하여 개교회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어주게 되었다.”고 한다. 사학법 재개정의 주역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었다면, 이번 종교계의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라 함) 특례화의 주인공은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기감’)의 차례였던 셈이다. 아래는 이번에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 관련조항 내용이다.

제104조의13(향교 및 종교단체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과세특례)

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개별 향교 또는 개별 종교단체(이하 이 조에서 “개별단체”라 한다)가 소유한 주택 또는 토지 중 개별단체가 속하는 「향교 재산법」에 의한 향교재단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종교단체(이하 이조에서 “향교재단 등”이라 한다)의 명의로 2005년 1월 4일 이전에 조세포탈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 하고 등기한 주택 또는 토지(이하 이 조에서 “대상주택” 또는 “대상토지”라 한 다)가 있는 경우, 대상주택 또는 대상토지를 실제 소유한 개별단체를 「종합부동산세법」 제7조제1항 및 제12조제1항에도 불구하고 과세기준일 현재 각각 주택분 재산세 납세의무자 및 토지분 재산세 납세의무자로 보아 개별단체가 종합부동산세를 신고할 수 있다. 이 경우 대상주택 또는 대상토지는 종합부동산세의 과세에 한하여 개별단체의 소유로 본다.
② 개별단체가 제1항에 따라 종합부동산세를 신고하는 경우 향교재단 등은 대상주택 또는 대상토지의 공시가격을 한도로 당해 개별단체와 연대하여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③ 개별단체가 제1항에 따라 종합부동산세를 신고하는 경우 향교재단 등은 대상주택 또는 대상토지를 소유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아 종합부동산세를 신고하여야 한다.
④ 제1항에 따른 종합부동산세액의 계산 및 신고·납부 방법,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제 이법에 의해 2005년 1월 4일 이전에 편입한 재산에 대해서 대부분의 교회와 종교단체들은 종부세를 물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이 법은 두 가지 커다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왜 종교단체에만 특례를 인정해주는가?
둘째, 이 법에 의하면 결과적으로 종교단체의 명의신탁을 인정해주는 셈이 되는데, 명의신탁을 금하고 있는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과의 충돌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필자가 제기하는 상기 두 가지 의문 사항에 대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처음 발의한 우제창 의원과 국회 재경위원 그리고 대한민국 국회의원 모두의 해명을 기다리며 이 글을 계속하기로 하겠다.

법 개정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관심이 있는 시민이라면 왜 이 법안이 개정되었는지 그리고 문제를 제기한 곳이 어떤 곳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눈치를 챘겠지만 이 법안의 개정과 통과를 위해 가장 노력을 한 곳은 감리교 본부 사무국 재산관리부이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한국에는 가톨릭, 조계종, 예장(통합), 예장(합동) 등 기감보다 훨씬 거대한 종교단체들이 상당히 많은데도 왜 기감이 앞장서서 종부세 특례화에 앞장을 섰을까? 우선 작년에 종교계에 부관된 종부세의 규모가 각 종파별로 어느정도 되는지부터 알아보기로 하자.

감리교가 종부세 특례화에 목을 맨 이유

기감은 2005년도에 5억원, 2006년도에 12억원, 2007년도에는 16억 원 정도를 납부하게 되었는데, 이 금액은 불교와 가톨릭의 금액을 합한 것보다 많으며, 개신교 전체 금액의 대략 절반 정도의 금액이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하였을까?

일단 두 가지 정도를 예상해 볼 수 있다. 기감의 재산이 한국의 다른 종교 단체에 비해 현저히 많든가 아니면 재산을 은닉하는 기술 즉 분식회계에 서투르든가. 미안하지만 둘 다 틀렸다. 기감의 재산이 특별히 많은 것도 아니며 인적 구성이 취약한 것도 아니다.

알다시피 종교 및 제사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가 그 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부동산을 취득할 시는 취득세 및 등록세가 지방세법에 의해 비과세되며 보유세인 재산세도 면세된다. 이번 종부세에 해당되는 종교단체의 부동산은 종교고유의 목적이 아닌 즉 영리목적이거나 투기, 기타 목적 등으로 보유한 부동산이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기감이 다른 종교단체에 비해 목적 외의 부동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뜻일까? 이 추정 역시 옳지 않다. 정답을 알려 드리겠다. 이 문제의 답은 대한민국 실정법이 금하고 있는 명의신탁이라는 제도에 있다.

기감과 비슷하거나 조금 큰 규모인 예장(통합)이나 예장(합동)은 총회 유지 재단과는 별도로 각 노회별로 유지재단을 갖고 있으며, 특히 영락교회(예장 통합) 충현교회(예장 합동) 등 대형 교회는 각기 별도의 유지재단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감리교단은 단 하나의 유지재단을 갖고 있으며 소, 중형 교회뿐 아니라 광림교회나 금란교회 등 감리교회의 대형교회들 역시 기독교대한감리회유지재단에 재산을 명의신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종부세가 누진세임을 감안하면, 감리교단이 타 교단에 비해 종부세가 많이 부과될 수밖에 없다. 감리교 입장에선 한편 억 할 터이다. 그러나 법률이 금하고 있는 명의신탁을 애초에 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종교 본래의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부동산이 전혀 없었더라면, 감리교 측의 표현대로 ‘종부세 폭탄’을 처음부터 맞지 않았을 것이다.

왜 종교단체는 법률이 금하고 있는 명의신탁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왜 종교단체는 목적외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을까? 아무튼 이번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의해 교회들은 종부세를 물지 않게 되었다.

이것으로 모든 것은 끝났는가? “종부세, 실질소유자인 개체 교회별로 부과한다.” 이 말은 옳다. 그러나 교회 혹은 기타 종교단체가 행하고 있는 명의신탁은 실정법이 금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국회는 종교계의 편의를 봐 주기 전에 종교계의 실정법 위반을 지적하든가 혹은 목적 외의 부동산 소유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어야하지 않았을까? 이왕 말이 나왔으니 명의신탁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명의신탁이란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보유한 자가 타인과의 사이에서 내부적으로는 실권리자가 부동산을 보유하고 그에 관한 등기는 타인의 명의로 하기로 하는 약정을 말한다. 명의신탁에 의하여 외관상으로는 소유 명의가 수탁자로 표시되지만 수탁자가 그 재산을 처분할 권한을 갖지는 못하고, 실제 부동산에 관한 권리는 여전히 신탁자가 가지고 있게 된다.

명의신탁을 통해 조세 부과를 회피하거나 각종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관행 때문에 명의신탁을 규제할 정책적 필요성에 의하여 1995년 3월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이 제정되었다. 이 법률은 종중 및 배우자에 대한 특례만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종교계의 명의신탁 행위는 당연히 실정법 위반이 된다.

결국 감리교를 비롯한 종교계는 법률이 금하고 있는 명의신탁을 버젓이 행하고 있으면서도 처벌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종부세 마저 부당하다고 주장했던 셈인데, 대한민국 국회는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종교계의 요구에 대해 왜 그리 쉽게 법률을 개정해주었을까?

이런 식으로 종교계의 요구를 하나씩 들어주다보면 대한민국 대부분의 부동산이 종교단체의 소유로 변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든다. 대한민국 종교계는 명의신탁을 하지 말든가

아니면 부동산실명제를 개정해야만 한다. 종교계의 명의신탁을 허용하도록 부동산실명제를 개정하지 않는 한 이번 국회가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조속히 폐지되어야만 한다. 왜 종교계만이 법으로부터 성역이 되어야만 하는가?

다시 정리를 하겠다.

첫째, 종교계는 실정법이 금하고 있는 모든 명의신탁을 해지하라.
둘째, 종교계는 목적 외의 부동산을 모두 처분하거나 종부세의 취지에 따를 것을 요구한다.
셋째, 국회는 지난 연말 개정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중 제104조의13(향교 및 종교단체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과세특례) 조항을 삭제한 법을 재개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