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비정규직 문제해결 촉구서한

올해 한국교회는 대부흥 100주년을 맞이하여 경축행사 등을 하였지만, 여전히 실추된 대사회적인 권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인질문제는 한국교회의 공격적인 선교에 대한 지탄의 빌미를 제공했고, 이번 이랜드 문제는 기독교기업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더 심각한 삶의 의기로 내몰아 기독교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돌봄이라는 신앙적 정체성’을 정면으로 배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선교적 위기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교회가 가난한 이웃과의 사귐과 돌봄의 가치를 저버리고, 세속적 성공과 부를 추구하는 물신주의에 빠진 신앙적 해이와 타락에서 한국교회의 위기는 도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회 건물은 점점 커져가지만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은 예배 참석할 시간 만들기도 어려워 교회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이시대에, 한국교회의 회복은 눈물 흘리는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눈물 흘리는 곳에서 시작되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파업으로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4-50대 주부들의 그 외침에 귀 기울이는 곳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가 6개월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기독교기업인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로 인하여 기독교신앙과 한국교회가 웃음거리가 되는 사태가 지속되어서는 안됩니다. 아기 예수를 맞이하는 성탄을 맞아, 노사가 화합하고, 상생하여 기쁨으로 성탄을 맞을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이랜드와 박성수 회장은 노조와 성실히 교섭하여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적 약자를 섬기는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해결해 나갈 것을 권면합니다.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노조의 요구에 응할 수 없는 것들은 합리적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대화하고 설득하는 자리를 만드십시오. 노조 간부들에 대한 해고와 고소 등 강경대응으로 적대적인 대결국면을 만들기보다 노사가 화해하고, 상생할 수 있는 교섭 안, 노조와 국민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내놓아 기독교기업으로서 이랜드의 위상을 되찾아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아기 예수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오신 성탄절이 지나 가기 전가지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촉구하며, 12월 26일까지 구체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기독교대책위’는 복음의 정신과 신앙의 양심을 회복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할 것임을 천명하는 바입니다.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

NCCK 정의평화위원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통일시대 평화누리, 생명평화연대, 여신학자협의회, 정의평화를 위한 기독인연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고난함께,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여민회, 새시대목회자모임, 생명선교연대, 생명평화기독연대, 생명평화전북기독교인연대, 아름다운 생명사랑, 영등포산업선교회, 일하는 예수회, 한국교회인권센터, 한기연, EYC, KSC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