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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비정규직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대한민국은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었다. 비정규직의 서러움과 차별에도 불구하고 꾿꾿이 일하며 저임금과 악조건 속에서도 정규직이라는 한줄기 희망 혹은 비정규직이라도 좋다며 기업을 위해 헌신하던 이들이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리는 사태가 여기저기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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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 그들은 정규직 전환도 아닌 비정규직 월급만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몇개월째 외치고 있다.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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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디기 전부터 말썽이 많았지만 현실상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자 비정규직들은 비정규직으로 조차도 안정된 고용을 얻지 못하였다. 그 중에 기독교기업, 윤리경영을 한다고 자부하던 이랜드 사태는 대한민국의 비정규직 문제를 떠나 기독교인의 도덕성문제와 직면하게 되었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고, 그 자리는 합법적인 용역으로 대체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용역으로 대체된 인력들은 무늬는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정규직원이지만, 이전의 비정규직과 마찬가지로 정규직과는 차별된 겉모습만 다른 비정규직이다.
처음에는 이랜드, 뉴코아 사태가 쉽게 정리될 것으로 보았던 것 같다. 집회에 참석한 인원보다 훨씬 많은 수의 전경과 구사대가 그들을 항상 에워싸고 있었고, 이랜드는 노조원들에게 고소, 고발까지 하면서, 정작 박성수 회장은 미국에서 생활하며 협상테이블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무슨일인지 명동성당에서 농성 중이던 노조원들이 쫓겨났고, 이들은 현재 NCCk 총무실에서 농성중에 있다. 무더웠던 여름도 지났고, 한가위도 지났으며, 첫눈도 내렸다. 그러나 아직도 이랜드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은채 한해를 마감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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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림역 1번출구로 나오면 새로 오픈한 홈에버 간판이 한눈에 보인다.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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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속에서도 이미 지칠때로 지친 노조원들이 갑자기 부산해졌다. 12월 6일 목요일 홈에버 신도림 점의 오픈을 반대하는 집회를 갖기로 하였고, 그날부터 3일이 지난 8일 토요일, 기자가 방문했을때도 그들은 차가운 돌바닥에 앉아 이랜드, 뉴코아, 킴스클럼 불매운동 전단지를 돌리며 자신들의 부당해고를 알리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50여명 모여 민주노동당의 선거유세와 함께 집회를 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홈에버 입구마다 경찰인력이 배치되어 건물의 앞과 뒤, 입구 구석구석을 지키고 있었고, 홈에버 바로 앞에 위치한 횡단보도에는 그냥 보기만 해도 위압감을 느낄만큼의 구사대가 일렬로 자리잡고 있었으며, 홈에버 매장을 내려가는 지하 에스컬레이터에는 보안요원들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었다. 마치 장관급 이상의 귀빈이 방문하시는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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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홈에버 오픈때부터 시작된 오픈 저지 집회는 민주노동당이 함께하며 선거유세까지 하고 있다.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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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홈에버 바로 앞의 큰길(경인국도)는 이미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전경들의 차로 아예 앞을 다 막아버렸다. 횡단보도만 반씩 틈을 주었다. 이 또한 구사대가 막고 있었다. 길가던 차들의 차창에서는 농성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50여명의 아줌마들이 집회하는데 웬 경찰버스가 수십대가 동원되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구사대는 또 무엇인가? 검정색 양복에 검정코트, 그리고 가죽장갑. 손님들이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홈에버를 쉽게 들어갈 수 있을까? 아니나 다를까 매장안을 들어가보니 토요일 저녁시간이라고는 무색할 만큼 한가했다. 반면에 신도림역 반대편 출구에 새로 생긴 이마트를 이날 동행한 한기연 조양근 간사가 직접 가봤다. 그곳은 계산대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될만큼 북적거렸다고 했다.
홈에버 신도림점은 대부분을 외주화하면서 용역파견 비정규직을 또 한번 대량 양산했다. 또한 이번 신도림점을 오픈하면서 직접고용은 단 한명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소수의 정규직 직원들은 모두 타 지점에서 차출된 관리자이고, 나머지는 모두 용역업체를 통해 구성되어진 노동자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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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에버에 들어가는 입구마다 경찰들과 보안요원, 그리고 사진을 찍은 기자의 뒤쪽이 횡당보도인데 그곳에는 구사대가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고 위협적으로 한줄을 지어 서있었다.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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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용역업체의 도급비를 일방적으로 30% 삭감하여 용역업체 노동자 600여명이 감축되었다. 이에 앞서 350명의 비정규직을 계약 해지 방식으로 대량해고 하였다. 그러나 어느 언론보도에도 대선에 묻혀, 추석 한가위에 묻혀, 지난 여름에는 아프칸 사태에 묻혀 제대로 보도한번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투쟁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과 "고용보장",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과", "수익금의 지역사회 환원", "입점 상인들에 대한 부당한 횡포 중단"이 이들의 요구이다.
그러나 홈에버 신도림점의 오픈으로 많은 용역파견 비정규직들이 그나마 직업을 갖게 되었다. 또한 많은 입점 점주들이 생활터전을 만들었다. 과연 장기화된 이랜드 사태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 것인가? 아마도 박성수 회장이 조속히 귀국하여 함께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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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으로 얼룩진 홈에버는 새로 오픈한 신도림점 역시 용역파견 비정규직으로 가득채워졌다.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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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전단지 앞면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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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전단지 뒷면 ⓒ 당당뉴스 송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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