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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피로한 길
그러면서 즐겁고 행복한 길
밥 먹는 시간 빼놓고는 걷든가 차를 타기에
내 체력으로서는 좀 힘겨운(?) 道程이지만 그래도 좋은 길이다.
오늘 아침에는 눈을 뜨지 못했다.
마음은 간절한데 일어나지 못해
겨우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는 시각(巳時)에 일어났다.
그리고 빨래하고 목욕하고, 청소하고...
마음 가다듬고 엊그제의 담양을 회상한다.
떠나면서 사진 찍고
또 달리는 차내에서 사진을 찍는다.
우리의 기쁨을 이렇게라도 드러내야겠기에....
담양에 도착한 눈 앞에
이런 현수막이 보인다. 아마 지방에서는 이런 일도 자랑거리인 모양이다.
우리가 머물 <명가혜>
뒤에는 대나무숲이 병풍처럼 둘러쳐져있고
앞으로는 논이 펼쳐져있어 보기 좋은 풍경이다.
<명가혜>는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집으로
남편 국근섭씨는 담양예술연합회 회장에 담양국악원, 담양죽로차작목회원
아내 김정숙씨는 국내여행가이드, 대나무가사문화해설가외에
차문화협회 사범이다.
예쁜 집에서 묵게 되어 우리는 환성을 질렀다.
"와~~"
나도 소리 높여 기뻐했다.
양 옆에는 오동나무가 보초 서듯 우뚝하고
뒤에는 대나무가 사열하듯이 차렷 자세로 우리를 맞는다.
안으로 들어서면 찻잎을 따는 두 내외의 사진이
묵언의 인사를 하고, 분위기는 고즈넉하다.
이 고장 얘기를 들으며 차를 마신다.
우리의 흥분은 어느듯 가라앉아
선비이듯, 도인이듯 무심으로 차를 마시며 담소하다.
그리고 국 선생이 창을 하는데
"얼쑤!" "쫗다!"
서툰 우리의 추임새가 그래도 자리를 더 흥겹게 했으리.
영순이의 북장단에 나도 어깨춤 추고...
기념촬영을 끝내고 다음에는 대나무숲으로 향했다.
숲에는 영화촬영지였다는 흔적으로 배우사진이 걸려있는데
그 틈에 또 '노 아무개' 사진이 걸려있어 나는 웃었다.
그게 자랑거리가 될까?
이어 메타세콰이어의 멋있는 길에서 기념촬영을 하다.
願도 없고 恨도 없는 나의 말년이 고마워
그날밤 우리는 흥을 어쩌지 못해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뜰의 석등은 가물거리고 하늘의 반달은 하늘 중간에 또렷하다.
우리는 평생에 한 일도 없는데 이런 호사를 하니
누구에게 감사를 드려야할까 잠시 망설이다 천지신명께 드리다가
우리 이웃, 우리 아들 딸에게도 했다.
아니, 하늘 땅, 담양.....감사의 대상이 끝이 없다.
조금쯤 피로해진 우리는
'민들레 국토문화기행' 조영기 사장이 사온 술을 마시며
추억의 밤을 새겼다.
불행하게도 나는 더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밧데리가 다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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