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선택>은 주기철 목사의 생애를 다룬 영화다. (사진제공 서울기독교영화제)

<그의 선택>은 당시 끝까지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옥중 순교한 주기철 목사(1897~1944)의 순교기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를 연출한 권순도 감독은 주기철 목사의 순교가 하나님의 선택인 동시에 주기철 목사 자신의 선택이란 뜻을 담아 제목을 <그의 선택>(His Choice)라고 지었다. 그러나 여기엔 아마 감독 자신의 선택도 포함되어야 할 듯싶다. 한 달여 동안 스태프와 배우들의 헌신적 봉사, 감독의 노력으로 제작비가 많이 요구되는 시대극임에도 일반 장편영화 배우 한 명 출연료에도 훨씬 못 미치는 8000여 만 원으로 제작을 마칠 수 있었던 데는 ‘그들의 선택’이 한 곳에 모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자신들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탄식과 징벌과 용서의 반복의 역사 속에서 끝없이 알고도 죄를 짓고 모르고도 죄를 짓는다. 감독은 주기철 목사의 순교정신이, 아무 것도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시대를 살면서도 세상 유혹에 스스로 넘어지고 있는 우리들의 영혼을 일깨우는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선택>은 비단 일제시대뿐만 아니라 그 이전 혹은 그 이후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알게 모르게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고 있는 인간들에 대한 감독의 안타까운 외침이다.

민병국/ 제5회서울기독교영화제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