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이메일로 보내온 ‘오래된 미래마을’(http://cafe.daum.net/Econet)에서 원주민 정기석님이 올린 글과 사진을 미처 허락없이 가져왔습니다. 뒷부분의 사진들과 동영상은 산골음악회카페(http://cafe.daum.net/chiakmvm)에서 가져왔습니다. 운영자 지방 취재 관계로 사진 크기 조절 못하고 그냥 올립니다.

치악산에 사는 할머니들이 합창을 했다
한달 동안 모여 연습한 고향의 봄

그럴줄 알고 하나 더 준비한 앵콜 곡까지
어색한 할머니는 괜히 웃음만 삐져 나왔다

심드렁한 할머니는 구경꾼인듯 노래불렀다
수줍은 할머니는 슬쩍 립싱크로 때웠다

신이 난 할머니는 덩실덩실 어깨춤이나 추었다
신중한 할머니는 이토록 크나큰 긴장이 어서 끝나기를 눈감고 합장했다

일을 마친 할머니들이 무서운 무대에서 안전한 일상으로 다투어 내빼자
내내 눈물만 찔금거리던 자식들이 얼른 길을 막아섰다

대견한듯, 자랑스러운듯, 그런데 그동안 뭔가 크게 잘 못 하고 산듯,
그래서 너무 아프고 미안한듯,

할머니가 된 어머니를 으스러지게 얼싸 안았다
울다가 웃다가 말을 하지 못했다

특히 한달 전 급조된 성남리 할머니합창단의 '고향의 봄' 공연같은 것은 필설로 전달하기 어렵기에, 그저 그림으로 사실 보도합니다.

* '매일그대와' 따위를 부른 원주시립합창단 라온앙상블의 아카펠라

* 꽃을 짖눌러 그림처럼 만든 '압화' 전시회 

* 제목부터 그럴듯한 '지고이네르바이젼' 비슷한 걸 연주한 연세대 고전음악동아리 현악앙상블

* 메밀전 부터 컵라면 까지 없는 건 안 팔고 있는 것 만 파는 난전 

 

* 불량하지 않은 사람들도 사 먹는 번데기, 오뎅, 닭꼬치 등 불량식품 백화점


* 무대에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그래서 이 크나큰 긴장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할머니합창단  

* 구경꾼인 듯 노래부르는, 몇 분은 립싱크로 때우는 할머니합창단 

* 뻘쭘한 무대로부터 얼른 일상으로 내빼려는 할머니합창단. 노래하던 내내 눈물만 찔금거리던 가족들은 대견한듯, 자랑스러운듯, 그런데 뭔가 그동안 크게 잘못 하고 산듯, 그래서 너무 미안한듯, 할머니들을 마음껏 얼싸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