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녹녹하지 않다. 가르치던 자리에서 배우는 자리로 옮겨 앉는다는 것이. 글쎄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내겐 그랬다. 우선 몸이 힘들었다. 늘 서서 설교하는 것으로 가르치기를 실천했던 목사인 나로선, 지난 주간에 받은 케어복지사 교육이 앉아서 받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 몸을 혹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루 종일 냉방도 안 되는 교실에서, 한여름의 감내하기 힘든 더위를 선풍기 바람으로만 견디며, 엉덩이를 딱딱한 의자에 올려놓고 있는 것에서부터 그 고통은 시작되었다. 엉덩이야 그렇다 치고, 그럭저럭하던 어깨는 왜 그리 결린지? 같이 교육을 받은 나보다 나이 많은 권사님께 미안하여 아프단 말도 못하고. 육체적으로 좀은 곤혹스런 한 주였다.

	*들길을 걷다가 하도 아름다워 촬영해 봤습니다.

여러 교수들이 자신들의 전문지식을 전달하느라 열심들을 냈다. 상담학이나 복지학 등 내게 익숙한 학문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대체의학 분야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것들이었다. 잘 가르치는 교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이도 있었다. 어쨌든 배운다는 게 그렇게 힘든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실은 잘 배울 줄 아는 자가 잘 가르칠 수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 열심을 내며 배웠다. 그러나 내가 원하거나 흥미 있어 하는 분야가 아니라, 내가 사랑의마을에서 이야기를 써가려면 해야 하는 것이란 의무감만으론 좀은 그랬다. 배우기의 고통을 경험하면서 나의 가르침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었다. 내가 선생일 때 우리 교우들은 어떨까? 좋은 교사일까? 나쁜 교사일까?

사람이 남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번에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배우는 자의 입장에 서보면서 내가 나를 평가하건데, 난 좋은 교사가 아닌 듯하다. 이렇게 버겁게 공부하는 교사가 어째 좋은 교사일까?

‘교육’이란 내부적 능력을 개발시키고 미숙한 상태를 성숙한 상태로 만든다는 뜻의 라틴어 ‘educatio’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 본래적인 뜻으로 본다면,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구별이 없다. 가르치면서도 교육의 뜻을 깨우칠 수 있고, 배우면서도 깨우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것으로 만족해하던 목사직을 생각하면서 다시 부끄러워진다.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터다. 목사가 가르치는 천직을 이야기하면서 배우려 하지 않는다면 부끄러워해야 하리라. 성경은 교사가 많이 되지 말라고까지 하였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지 않을까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교사 되기와 학생 되기, 둘은 무참히 싸우지만 결국 둘은 하나다. 목사인 나로서는 교사 되기에 앞서 학생 되기에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연과 책과 매스컴,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사물들이 나의 스승이다. 이젠 그렇게 마음을 열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