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눈에서 배우는 생태적 대림절: 기후위기 시대의 희망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대림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기이다. 올해 우리는 특별히 겨울눈과 나목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섭리와 희망의 메시지를 묵상하며,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의미 있는 대림절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눈'은 새로 돋아나려는 싹이다. 겨울눈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에 새 생명으로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나무의 작은 희망이다. 한편, 나목은 잎을 모두 떨어뜨린 벌거벗은 나무로, 겉으로는 텅 비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깊은 충만함이 있다.

겨울눈은 겨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봄에 나서 가을까지 점점 자란다. 그러나 잎이 무성할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다가, 나무가 나목이 되어 잎을 모두 떨구고 나면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는 마치 우리의 삶에서 어려움이 찾아올 때 진정한 희망과 강인함이 더욱 선명히 보이는 것과 같다. 나목이 되어 겨울눈이 도드라지게 보이는 현상은 우리에게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그런데 그 겨울눈의 생김새는 나무마다 다 다르다. 나목의 모습 또한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며, 자신의 본질적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낸다.

단풍나무의 겨울눈은 작고 뾰족하며 붉은빛을 띠고 있다. 이 작은 겨울눈은 추운 겨울 동안 단단한 껍질 안에 새 잎과 꽃의 싹을 품고 있다. 마치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견디며 희망을 품는 것처럼, 겨울눈은 봄을 기다리며 인내한다. 나목이 된 단풍나무는 화려했던 잎을 모두 내려놓고 겸손히 서 있어, 비움과 겸손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나무의 겨울눈은 길쭉하고 뾰족한 모양으로, 송진으로 덮여 있어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이는 주님께서 우리를 보호하시는 것과 같다. 소나무는 겨울에도 푸른 잎을 유지하며, 그 강인함으로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하지만 소나무도 오래된 잎을 떨어뜨리며 새로운 성장을 준비한다.

목련의 겨울눈은 크고 털로 덮여 있어 마치 작은 동물의 발 같다. 이 겨울눈 안에는 이미 봄에 필 꽃잎이 모두 준비되어 있다. 우리도 주님의 오심을 위해 우리의 마음을 준비해야 한다. 나목이 된 목련은 앙상한 가지만으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며,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벚나무의 겨울눈은 작고 둥글며, 그 안에 봄의 화려한 꽃들이 응축되어 있다. 이 작은 겨울눈이 봄이 되면 아름다운 벚꽃으로 변화하는 것처럼, 우리도 주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될 것이다. 벚나무의 나목은 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내적인 성장에 집중한다. 이는 외적인 화려함을 내려놓고 내면의 힘을 키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처럼 다양한 나무의 겨울눈과 나목의 모습을 관찰하며,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섭리와 생명의 신비를 깊이 묵상할 수 있다. 겨울눈은 우리에게 인내, 보호, 준비, 그리고 변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나목은 비움, 겸손, 그리고 내적 성장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겉으로는 텅 비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봄을 기다리는 희망과 새로운 성장을 위한 준비가 충만히 담겨 있다. 이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희망이 된다.

이번 대림절, 우리는 겨울눈과 나목을 통해 배운 교훈을 실천하며 생태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지역 환경 정화 활동에 참여하고,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등의 작은 실천들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보존하는 데 동참할 수 있다.

또한, 주변의 나무들을 찾아 겨울눈과 나목의 모습을 관찰하고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를 통해 우리는 자연의 지혜를 배우고, 하나님의 섭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겨울눈이 봄을 기다리고 나목이 새로운 성장을 준비하듯, 우리도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희망을 품고 인내하며 살아가자.

이번 대림절, 겨울눈과 나목을 통해 배우는 생태적 삶을 실천하며, 기후위기 시대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작은 겨울눈에서 시작된 우리의 변화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나목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정한 충만함이 외적인 것이 아닌 내적인 본질에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