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30일에서 31일까지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6회 총회가 서울광림교회에서 개최됩니다. 그리고 지난 9월 26일 새롭게 선출된 김정석 감독 회장과 각 연 연회 감독들의 이취임식이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선거 국면을 넘어서서 제36회 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 무엇보다도 고종의 선교 윤허와 관련 한국감리교회 선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총회로 모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한편 언제 부터인가 소위 전광훈의 태극기부대로 치부되는 한국교회의 우경화의 바람이 교회의 사상적 근간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우려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여서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의 하는 작금의 시기가 어쩌면 한국감리교회 목회자들에게 있어서 신앙적 야성을 다시 회복할 때라고 생각해 봅니다.

덴마크의 철학자 쇠렌 키에르케고어가 타락한 당시의 교회를 향해 묵직한 담론을 던졌습니다. 그러나 권력의 단맛에 취한 교회 지도자들은 그의 외침을 불온시 했을 뿐 반향을 얻지 못했습니다.

1854년에 그가 죽기 일 년 전에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에 비견되는 ‘길들여진 기러기’라는 우화를 썼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안데르센의 동화는 오리 틈에서 자란 백조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쇠렌의 '길들여진 기러기'의 이야기는 조금 다른 시각에 비추어져 있습니다. 쇠렌은 이 이야기 끝에 탄식하듯 말합니다. “이미 길들여진 기러기는 야생 기러기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야생 기러기가 길든 기러기가 되기 쉽다. 그러니 경계하라!”

하늘을 잃어버린 기러기, 가을이 되어도 떠날 줄 모르는 기러기. 그것은 자기 존재의 부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우리의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이 가까운데도 길을 떠나지 않고 위험이 없는 안전한 곳에 머물려만 할 뿐입니다.

그러나 이제 타성을 깨고 변화의 흐름 속에 동참하려는 이들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들에 대하여 교회는 야생의 기억을 되살려주어야 하겠습니다. 출애굽 정신, 십자가 정신이 사라진 교회는 더 이상 그리스도의 몸이 아닙니다.

경기연회 남양지방회 원천교회

담임목사 곽일석(iskwa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