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이것이 뭔지 몰라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홈페지를 방문해 보았다. 거기에는 대충 이런 말들이 올라와 있었다.

‘성경만이 세상의 유일한 기준’이다. 아멘, 또 아멘이다. ‘악을 선으로 이겨’야 한다. 아멘이라 하지 않는다면 크리스천이 아니다. ‘한강의 기적’을 말하며 ‘자유와 번영’을 강조한다. ‘번영’이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지만, 경제성장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면 맘모니즘에 침윤되었다는 비판도 감내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교회는 세상의 유일한 희망’이라고도 하는데, 과연 그런가? 세상에서는 교회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교회 안에서조차 교회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목소리뿐 실제로 반성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설사 반성한다 해도 회개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나는 잘하고 있으니 잘해야 하는 건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아닐까.

어떻든 지금의 교회가, 교회현상이 ‘세상의 유일한 희망’이라면 큰일이다. ‘교회는 세상의 유일한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해야 맞는 말이다.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교회는 그런 모습이니까.

서론이라기보다 사족이 너무 길어졌다. 그런데 그 주최 주관자들은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라는 것에서 무엇을 하자는 것일까. ‘오라, 우리가 다 길갈로 가서 나라를 새롭게 하자’는 것이란다. ‘나라를 새롭게 하자’는 데에 반대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있다면 역적일 것이다. 성경에도 있는 말씀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나라를 새롭게 하자’는 것일까? 구구하게 이러쿵저러쿵하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차별금지법의 국회통과를 막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차별금지법이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그러는 것일까? 그것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생활영역에서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성별, 인종, 나이, 장애, 외모, 출신, 국적, 가족 형태, 성적 지향, 성 정체성, 학력, 종교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런데도 그 같은 차별금지법을 막는다는 것에 대해 ‘설마!’라고 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그런데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성소수자(주로 동성애자)인 것 같다.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의 성정체성을 인정하지 말자는 것인 것 같다.

성경에는 동성애가 중죄임을 명시하는 말씀이 적지 않다.

†“너는 여자와 동침함 같이 남자와 동침하지 말라. 이는 가증한 일이니라.”(레 18:2)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레 20:13) †“남색하는 자”(왕상 14:24, 15:12, 22:46, 22:46 ) ― 이상 남성끼리의 성관계

†“이스라엘 여자 중에 창기가 있지 못할 것이요 이스라엘 남자 중에 남창이 있지 못할지니”(신 23:17) †“여호와의 성전 가운데 남창의 집을 헐었으니”(왕하 23:7) †“그들의 몸은 젊어서 죽으며 그들의 생명은 남창과 함께 있도다.”(욥기 36:14) ― 이상 창녀와 남창(美童)

여기까지 구약에서 찾을 수 있는 한의 동성애에 관한 말씀들을 들어 봤는데, 신약에도 이에 관한 말씀이 없지 않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 두셨으니, 곧 그들의 여자들도 순리대로 쓸 것을 바꾸어 역리로 쓰며, 그와 같이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 일듯 하매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여 그들의 그릇됨에 상당한 보응을 그들 자신이 받았느니라.”(롬 1:26-27)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미혹을 받지 말라. 음행하는 자나 우상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탐색하는 자나 남색하는 자나 도적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모욕하는 자나 속여 빼앗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고전 6:9-10)

“음행하는 자와 남색하는 자와 인신 매매를 하는 자와 거짓말하는 자와 거짓 맹세하는 자와 기타 바른 교훈을 거스르는 자를 위함이니”(딤전 1:10)

“소돔과 고모라와 그 이웃 도시들도 저희와 같은 모양으로 간음을 행하며 다른 색을 따라가다가 영원한 불의 형벌을 받음으로 거울이 되었느니라.”(유 1:7)

이토록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동성애가 무엇보다도 무거운 죄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성경의 이 같은 동성애가 지금 온 지구촌에 걸쳐 사회적인 큰 문제로 부상되고 있는 동성애와 같은 것인가

창세기 19장에는 소돔으로 두 천사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아브라함의 조카 롯을 찾아 왔는데, 그곳 주민들이 젊은이 늙은이 할 것 없이 많이들 몰려와서 롯을 다그쳤다. “오늘 밤에 네게 온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 이끌어 내라. 우리가 상관하리라.”(창19:5) 천사들은 둘 다 용모가 빼어난 것(美童)이 아니었나한다. 무엇보다 소돔 사람들은 동성애로 인한 성적 타락이 극심했던 것 같다. 일종의 유행병과도 같은 현상이 아니었나한다. 앞에 열거한 많은 성경에 나타난 동성애 사례들도 마찬가지로 그 지역의 그 시대를 풍미했던 열병과도 같은 것이라는 거는 많은 학자들도 인정하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성경의 동성애와 문제가 되고 있는 현재의 동성애를 같은 부류로 본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동성애(同性愛)는 생물학적 또는 사회적으로 같은 성별을 지닌 사람에게 성적 끌림 혹은 성적 행위를 느끼는 것을 말하고, 그러한 사람을 동성애자라고 한다’. 그런데 그런 동성애자는 자기가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니다. 동성애가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의 논쟁이 뜨겁지만, 별 의미가 없는 일이다. 어느 쪽이 됐건 자기가 원해서 동성애자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동성애 치료, 즉 성적지향전환 치료가 성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정설이 된 것 같다. 설령 치료에 성과가 있다 하더라도 하늘의 별 따기에 버금갈 만큼이나 어렵고 또 불확실한 것에 매달려야 할 필요가 어디에 있겠는가. 한 블로그에서 옮겨온 글의 내용 일부이다.

‘미국의 어느 크리스천 동성애자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죄인임을 인식하고 매일 전기 충격으로 자신을 고문하며 동성애를 끊어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하였고 좌절했다.’

나는 자신의 덜 된 인격 때문에 풀이 죽을 때마다 자기변명으로 인용하는 말이 있다. ‘나를 약한 놈으로 태어나게 해 놓고 강한 놈의 흉내를 내라고 데우스님(하나님)은 말씀하시지만, 그런 엉터리 같은 말이 어디 있어?’ 엔도 슈사쿠 <침묵>의 등장인물 기치지로의 말이다. 물론 내가 그처럼 하나님께 대든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이 자기가 되고 싶어서 동성애자가 된 것도 아닌데, 그들을 비난하며 이성애자들처럼 살라고 한다면 하나님을 비난하는 격이 되고 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데, 나만의 억측일까.

기독교대한감리회 산하 몇 단체의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에 대한 입장>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저들은 종교개혁을 외치나 어불성설입니다. 종교개혁은 면벌부 판매로 상징되는 맘몬주의와 성직자의 타락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 사건입니다. 교세가 줄어들고 교회의 영향력이 감소한 것이 동성애 때문이고, 북한 때문이고, 이슬람 때문이고, 차별금지법 때문입니까? 아닙니다.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있다’고 말하면서 교회의 대형화, 세속화를 가속화 하고, 교회 세습, 성범죄, 극우 사상, 반지성주의, 횡령, 논문 표절, 설교 표절 등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동성애를 들어 약자를 보호하자는 차별금지법을 만들지 못하도록 세 과시로 실력행사를 해도 좋은 때인가. 지금의 나라가 돌아가고 있는 꼴을 좀 보기 바란다. 이렇게 되게 하는 데 유감없이 힘을 발휘한 게 그대들 목사님 아닌가.

설교만하지 마시고 입이 있으면 말 좀 해 보시기 바란다. 지금 나라가 공정하고 상식이 통한다고 생각하시는가. 법과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가. 지금이야 말로 동원된 인수(人數)의 위력을 거리에서 발휘하려 하지 말고,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망가져 버린 교회를 살려 주시라, 추락해 버린 나라를 일으켜 주시라 기도드려야 할 때가 아닌가. 그러며 억압받고 있는 성소수자들을 위해서도 기도드려야 할 때가 아닌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마 25:4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