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벌리 엔젤, 최정숙, 미래의 창, 2007>

넷플릭스에 “아메리칸 머더: 레이시 피터슨 살인사건”이라는 3부작 방송이 있다. 2002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8개월 만삭 임신부 레이시 피터슨(Laci Peterson)과 태아 코너가 실종되고 몇 개월 후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을 조명한 프로그램이다. 그녀의 남편 스콧 피터슨(Scott Peterson)이 결국 살해 용의자로 체포되고 2005년 사형이 선고되었는데, 그는 지금도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살해범 스콧 피터슨은 좋은 남편이자 선량한 사람처럼 보였고, 아내를 더할 나위 없이 아끼는 남편 노릇을 하였지만 실제로는 여러 명의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아내의 임신에 행복한 척하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이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스콧 피터슨처럼 이중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우리는 ‘지킬 앤 하이드“라고 부른다. 

1886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그가 꾼 꿈을 바탕으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소설을 썼다. 그 꿈의 내용은 범죄를 저지르고 쫓기는 남자에 대한 것이었다. 친절하고 성실한 과학자인 지킬 박사가 가루약을 삼키면 포악하고 무자비한 하이드로 변하는데 얼마나 극악하게 성격이 변하는지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가 되는 것이었다. 꿈이 진행될수록 하이드는 점점 더 극악무도해지는 꿈이었다.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인간의 양면성에 대한 주제는 그동안 대중문화 속에 녹아들어 우리는 변덕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보면 “지킬 앤 하이드”라고 부르게 됐다. 

저자인 비버리 엔젤(Beverly Engel)은 분노와 정서적 학대, 여성, 인간관계 문제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전문 심리치료사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지킬 앤 하이드 신드롬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지킬앤하이드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있다. 저자는 지킬 앤 하이드 신드롬의 7가지 유형을 소개한다. 

1. 가학형(나의 불행은 너의 책임):선악의 양극형으로 한없이 착하고 다정하지만, 어느 순간 무겁게 변하여, 작은 일에 고도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반복하는 유형으로 이중인격의 80% 정도가 이런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시간이 흐르면 미안함을 느끼며 후회하는 유형이다.

2. 예측불허형(나 언제 변할지 아무도 몰라): 하이드들이 급격한 심경 변화로 인하여 즉 원인을 알 수 있는 변화라면, 이런 예측불허형은 어떠한 기미도 없이 주변 사람들이 원인을 알 수 없이 갑자기 변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준다.

3. 고전형(나를 안다고? 천만에) 누구와 한 것이냐에 따라 자신의 인격 변화를 결정한다. 의도적으로 주변의 상황에 따라 이중생활을 하는데 가정과 회사생활을 거의 다르게 하는 경우가 많다. 외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많은 높은 지위의 사람이나 유명인사들이 이런 경우가 많다. 

4. 중독형(알코올중독, 약물중독, 도박벽): 어떠한 중독성에 의해 변하는 경우로, 술이나 마약 약물중독 등을 통하여 하이드로 변화한다. 이러한 약물이나 술에 의해 자신이 실수한 것이라고 하려 하지만, 알코올성 지킬 앤 하이드의 경우도 의도적인 지킬 앤 하이드라 볼 수 있다.

5. 사기꾼형: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자신을 속이는 사기꾼형으로 습관적인 거짓말이나 호의를 과도하게 베풀다가도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유형.

6. ’최고‘ 아니면 ’최악‘형: 사람을 구분하여 차별적으로 변하는 유형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좋은 사람으로 반면, 싫어하는 사람으로 결론이 난 사람에게는 함부로 하고 무시한다. 사람에 대한 평가를 ’너무 좋다‘와 ’너무 싫다, 나쁘다‘와 같이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

7. ’반대는 못 참아‘형: 모든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어간다면 대인관계나 일이나 모든 것을 잘해 나가지만, 자신의 뜻과 반대되는 사람이나 잘 따라오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돌변하는 유형으로 매우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으로 변하여 그 일이 해결되기까지 굉장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은 누구나 평소 때의 바른 모습 그리고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은밀하고 어두운 모습과 같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속성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 문제는 그 차이가 너무 극단적인 사람들이다. 한순간 다정하고 친절하던 사람이 다음 순간 버럭 화를 내며 성질을 부려서 주위 사람들이 당황하고 상처받고 화나게 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렇게 별 이유 없이 변덕을 부리는 성격장애는 어떤 성격장애에 해당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런 이중인격, 즉 지킬 앤 하이드 중 많은 이들은 경계성 성격장애(BPD)와 자기애성 성격장애(NPD)를 겪고 있고, 반사회적 성격장애자도 포함된다. 

이중 경계성 성격장애와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어린 시절 그와 같은 이중인격 부모 밑에서 자라거나 학대받은 경험이 있고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억눌러야 했던 감정이나 수치심이 성격장애로 드러나게 된 경우다. 이들은 항상 주위 사람들을 원망하고 탓하여 피곤하게 하지만 그것이 정말 주위 사람들의 잘못 때문은 아니며 실제로는 자기 내부의 수치심과 고통을 외부 인물들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사회성 성격장애 이중인격자들, 즉 소시오패스들은 학대 경험이나 억누른 감정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원래 죄책감이 없고 다른 사람들을 통해 목적을 이루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지킬앤하이드 신드롬과 유사한 증세로는 양극성 장애, 정신분열증, 해리성정체장애, 성인 야스퍼거 장애가 해당된다.

이중인격은 완벽주의 내지는 남의 시선, 지나친 선에 대한 요구가 인간의 자연스런 부분마저 억누르는 경향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완벽하게 만들 필요가 없으며 인간이 결코 완전무결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내가 그런 이중인격자들을 변화시킬수 있다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그것은 자만이다. 

임석한 목사(성복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