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강용수, 유노북스)

  쇼펜하우어는 인생의 의미를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모든 인생은 고통이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고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인생의 무게 중심이 자기 바깥에 있는 ‘가짜 행복’을 좇는 고통입니다. 다른 하나는 인생의 무게 중심을 자기 밖에서 자기 안으로 옮기는 ‘진짜 행복’을 위한 고통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고통을 느끼는 경우는 욕망이 충족되지 않을때 일어납니다. 우리는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살아갑니다. 우리가 직장에서 돈을 벌고 친구를 만나고 투자를 하는 이유도 기본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함입니다. 이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 바로 인간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됩니다.

  쇼펜하우어는 고통에 대해서 정의하면서 인생에서 고난과 괴로움은 어느 정도 필요하며, 진짜 행복을 좇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통을 통해서 누가 빼앗을 수도 없고 사라지지도 않는 자기 긍정, 자부심, 자립심, 당당함, 품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을 얻기 위한 방법의 핵심은 고통을 겪으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흔들리지도 무너지지도 않고 단단하게 중심을 잡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자신에 집중하지 못하고 가짜 행복을 좇는 고통을 겪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진짜 행복을 좇는 고통을 기꺼이 겪어야 합니다. 행복이 짧고 고통이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행복이 짧은 꿈처럼 느껴지는 반면 고통은 현실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쇼펜하우어는 행복은 결핍에서 충족으로 넘어가는 “짧은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늘 결핍은 인간에게 고통이지만 충족에서 과잉으로 넘어가면서 권태, 지루함의 감정에 사로잡히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그 사이의 짧은 만족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을 즐기는 순간은 금방 지나갑니다. 영원하고 지속적인 행복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작은 행복감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행복은 멀고 크고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행복은 그렇게 결핍이 채워질 때 느끼는 주관적인 만족감입니다. 

  쇼펜하우어는 결핍에서 느끼는 불쾌에서 만족을 느끼는 쾌감으로 넘어가는 행복의 과정을 “빠른 이행”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너무나 짧은 순간에 만족이 결정되기 때문에 행복과 불행의 차이는 기대보다 크지 않습니다. 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여러 가지 결핍 때문입니다. 언젠가 그 결핍이 충족되면 행복감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그 지속도가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행복의 순간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원한 행복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모든 쾌락은 단순히 결핍을 제거하고 긴장에서 벗어나는 것에 있기 때문에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행복은 빨리 잊혀집니다. 또 다른 결핍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행복과 고통을 알기 시작하고 삶을 현실적으로 보고 싶은 성인에게 그리고 인생의 무게 중심을 자기 안으로 옮기고자 하는 중년들에게 ‘생활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마음의 위기를 다스리고 인생을 지혜롭게 즐기며 살아가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신성완(아름다운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