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창조절, 올해는 ‘짓다’ 묵상을 합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더해가는 이 시대에, 창조절을 지키는 세계 교회들은 한마음으로 '희망을 품고 행동하자'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은 우리의 유일무이한 보금자리인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인류의 삶'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깊이 성찰하며, '짓다'라는 주제로 작가(作家) 묵상을 이어갑니다(https://eco-christ.tistory.com/1973).

'짓다'를 창조절 묵상의 키워드로 선택한 이유는 우리의 행동과 삶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 중점을 두기 위함입니다. 이는 단순히 현상을 바라보거나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모두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변화를 '지어가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고자 함입니다. 우리 각자가 변화의 주역이 되어,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과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창조절은 세계교회가 하나님의 창조를 깊이 묵상하고 우리의 책임을 되새기는 특별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행위를 통해 우리의 역할과 사명을 재고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창조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모든 창조물을 '좋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이는 모든 피조물의 본질적 가치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이 창조 세계의 청지기로 부름받았습니다. 이는 특권이자 책임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책임을 잊은 채 자연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생태계 파괴, 종의 멸종 등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깊은 신학적 문제입니다. 이는 우리가 하나님의 창조 행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하나님의 창조에로 부름받은 우리의 위치와 역할은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으로 성찰하게 합니다.

특별히 '짓다'라는 말은 한국어의 특성상 다양한 단어와 결합하여 그 의미를 확장시키는 독특한 기능을 가진 동사입니다. 이는 여러 다른 낱말 뒤에 붙어, 앞서 나온 단어의 본질적 의미를 유지하면서도 '만들거나, 세우거나, 이끌어가거나, 구체화하는 활동'의 의미를 더욱 강화합니다. 예를 들어 '관계-짓다', '농사-짓다', '바르게-짓다', '흙으로-짓다' 등의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짓다'는 다양한 맥락에서 활용됩니다. 이는 품사에 관계없이 적용되어, 명사나 부사, 또는 다른 품사와 결합할 때마다 그 단어의 의미에 활동성과 능동성을 더해줍니다. 이러한 특성은 영어의 'love'에 'ing'를 붙여 'loving'으로 만들 때 '사랑하다'라는 행위의 진행성과 활동성이 더욱 뚜렷해지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줍니다.

이 묵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다음과 같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신앙의 눈으로 성경 말씀을 깊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후, 제공되는 열 줄 안팎의 짤막한 이야기를 주의 깊게 살펴보십시오. 이 과정에서 가능하다면, 여러분 각자의 '고유한' 경험을 이야기에 연결시켜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개인의 경험을 더하면, 묵상시간이 훨씬 더 풍성하고 의미 있게 채워질 수 있습니다. 묵상 중에는 다양한 형태의 문장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때로는 깊은 질문으로, 때로는 강력한 선포로, 때로는 따뜻한 권유로, 또 때로는 진지한 권면으로 다가오는 이 문장들과 진지하게 마주하시기 바랍니다. 이 문장들을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말고, 마음속 깊이 끌어당겨 충분히 '씨름'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는 말씀과 우리의 삶이 진정으로 만나는 귀중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묵상을 마무리할 때는 한 줄에서 세 줄 사이의 간결하면서도 진실한 기도문으로 여러분의 마음을 표현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고, 그분이 우리에게 맡기신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돌볼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묵상하고 실천하는 이 여정이 우리에게 부담이 아닌 기쁨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이 길을 걸어갑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지혜가 2024년 창조절을 보내는 우리 모두와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