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차별에 면죄부 주는 재판부의 판결에 각성을 촉구한다

이동환 목사는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2022년 10월, 정직2년 판결을 받았다. 교리와 장정 일반재판법 제3조 8항("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이라는 악법을 처음으로 적용해 징계를 받은 사건이었다. 과정과 절차에서도 공정한 재판은커녕 최소한의 원칙조차 보장되지 않았고 이는 언론의 보도와 수많은 증인들을 통해 참담한 역사로 기록되었다. 교회의 자정능력을 기대하며 교회 재판에 임했던 이동환 목사는 교회의 성소수자 차별의 역사와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2023년 2월 3일, 다시금 사회법정의 문을 두드렸다. 이동환 목사 용기와 더불어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개신교 일부 혐오세력의 만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시민사회와 종교계의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재판장 김형철)는 소장 접수 이후 1년 반의 시간이 지난 8월 21일 이동환 목사가 제기한 정직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선고하며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면죄부를 주었다. 

재판부는 이동환 목사의 구체적인 권리가 제한되고 있지 않는다며 본안판단을 하지 않는 각하를 결정하고는 가정적 판단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논리를 덧붙이는 해괴한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가 교리에 반하는 행위로 분류됨이 명백한 점, 창세기, 레위기 등의 성경의 특정 구절을 동성애를 금하는 의미로 해석해왔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점”이라며 판사의 재량을 넘어 종교의 교리와 성경해석을 자기판단대로 적시한 것이나 “처벌 규정이 교리는 아니지만 성경 및 교리에 근거를 둔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판결문에 적시하였다. 

심지어 판결문에 적시한 “개신교 사회가 성소수자들의 수면 위 진출에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집단 중 하나라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라는 문장은 재판부의 문제적인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수면 위 진출’이란 무엇인가. ‘수면 위’와 ‘아래’는 누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인가. 헌법에 근거해 모든 사람들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지켜야하는 것은 법원이 할 일이 아닌가. 인간의 ‘수면 위 진출’을 방해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일부 개신교 혐오세력이 성소수자들의 수면 위 진출에 반발한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묵인하는 것이 법원의 역할인가. 성소수자들의 ‘수면 위 진출’에 반발하는 것을 넘어서 목회자 한명에게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본보기식 재판 폭력을 가한 것을 인정해주는 것이 법원이 할 일인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재판장 김형철)를 규탄한다. 이러한 판결은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일부 개신교 세력에게 종교의 자유라는 이름의 면죄부를 준 것과 다름없다. 누군가를 혐오하고 차별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가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3조 8항은 교리가 아니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인간을 차별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제한하는 그 어떤 것은 교리가 될 수 없다. 
이동환 목사의 항소를 지지하며 우리는 끝까지 이동환 목사와 연대하고, 있는 자리에서 3조 8항 폐기를 외친다. 

2024년 8월 27일
차별을 너머서는 감리회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