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리는 시누이‘는 오늘 소개하는 플라잉 몽키(Flying Monkey)에 해당한다. 

1. 플라잉 몽키의 정의

플라잉 몽키는 ’오즈의 마법사‘에서 서쪽 마녀의 명령을 무조건 따르는 존재인 ’날개달린 원숭이‘ 캐릭터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심리학에서 플라잉 몽키는 중재자의 탈을 쓰고 나르시시스트를 돕는 최측근 조력자들을 가리킨다. 플라잉 몽키들은 주로 나르시시스트 주변의 가족, 친척, 친구, 인심 좋은 이웃, 종교 지도자들로 ’좋은 게 좋은 거다‘라며 학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나르시시스트의 메시지를 전하고, 화해와 용서를 강요하며 피해자를 회유하는 역할을 한다. 본인은 두 당사자 간의 평화와 화합을 지키는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굳게 믿지만 ’실상‘은 나르시시스트의 메신저가 되어 피해자를 괴롭히는 데 동참하고 있을 뿐이다. 정작 본인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플라잉 몽키들은 나르시시스트에게 가스라이팅 당하고 그들이 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2. 플라잉 몽키의 역할

플라잉 몽키들은 나르시시시트의 피해자들이 나르시시스트와 거리를 두려고 할 때, 마치 선한 중재자처럼 다가와 나르시시스트에게 기회를 더 주어야 한다고 말하며 죄책감이나 동정심을 자극하며 피해자를 설득한다. ‘그 사람이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닐 거야. 너도 사실은 민감한 면이 있잖아”, “그 사람이 많이 화가 난 것 같더라. 너희 두 사람 잘 어울렸는데…. 한 번 더 용서를 해줘”라고 하면서 피해자가 가해자인 나르시시스트를 이해하도록 은근한 종용하며, 나르시시스트의 입장을 대변한다. 피해자는 이로 인해 정신적 혼란이 가중되며, 2차 피해가 시작된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플라잉 몽키의 4가지 역할은 나르시시스트의 조종적이고 조작적인 행위를 확장하고 강화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하고 그들의 이런 역할을 통해 나르시시스트는 피해자를 더욱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그들의 영향력을 확대해 간다. 

①피해자의 감시와 정보수집: 플라잉 몽키의 주요 역할은 피해자를 감시하는 것이다. 특히 피해자가 나르시시스트의 연락을 끊었을 때 플라잉 몽키는 나르시시스트의 손과 발이 되어 피해자의 위치를 추적하고, 피해자의 행동, 생각, 그리고 그들이 누구와 교류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나르시시스트에게 그 정보를 제공한다. 그들의 정보수집은 나르시시스트가 피해자를 더 효과적으로 조종하고 통제할 수 있게 해주며, 때로는 이 정보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더욱 고립시키거나 조종하는 데 사용된다.

②명예훼손: 플라잉 몽키는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소문을 퍼뜨리거나 그들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나르시시스트의 목적을 수행한다. 이는 피해자가 겪는 사회적 고립을 증가시키고, 그들의 신뢰성을 하락시키며, 나르시시스트가 피해자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한다. 

③직접적인 괴롭힘: 플라잉 몽키는 나르시시스트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를 직접 괴롭히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는 신체적, 정서적, 또는 사이버 괴롭힘의 형태를 취할 수 있으며, 피해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유발한다. 직접적인 괴롭힘은 피해자를 더욱 고립시키고, 그들의 자존감을 손상시키며 나르시시스트의 조종력을 강화시킨다.

④조종과 분열: 플라잉 몽키는 피해자와 그들의 지지자 사이에 분열을 조장함으로써 나르시시스트를 돕는다. 이는 피해자와 그들의 가까운 관계들 사이에 의심과 불신을 심어, 피해자가 겪는 고립을 심화시키는 전략이다. 플라잉 몽키는 피해자와 그들의 지지자들 사이에 오해를 조장하고 관계를 약화시키기 위해 거짓 정보를 전파하거나, 갈등을 유발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3. 플라잉 몽키가 되는 과정

나르시시스트는 플라잉 몽키를 자신의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①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매력을 이용하여 플라잉 몽키를 끌어들인다. 그들은 자신의 카리스마, 지능 혹은 성공을 과시하며 플라잉 몽키가 자신의 매력에 매혹되도록 만든다. 

②나르시시스트들은 플라잉 몽키에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껏 시전하고, 교묘하게 편집된 자신만의 ’진실‘을 이야기하며, 혼을 쏙 빼놓는 눈물연기와 구구절절한 사연팔이로, 불쌍한 척을 드라마틱하게 함으로 플라잉 몽키로 하여금 자신이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뭐라도 도움을 주고, 나서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③조작과 가스라이팅 기술을 통해 나르시시스트는 플라잉 몽키의 인식과 사고방식을 왜곡시킨다.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요구가 정당하고, 자기 행동이 옳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4. 나르시시스트는가 플라잉 몽키들을 활용하는 이유

심리치료사 샤논 토마스(Shannon Thomas)는 나르시시스트들이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조력자를 이용한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나르시시스트가 수류탄의 핀을 잡아당기고 폭발이 일어나는 현장을 안전거리에서 지켜보는 것과 같다. 나르시시스트는 ’현장‘에 있지 않았으니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 모든 조처를 해놓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그 모든 행동은 영리하게 의도된 것이며, 그 목적은 ’자신이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이다. 나르시시스트는 사람들이 ’자신‘이 아닌 피해자를 좋지 않게 생각해주길 간절히 원하며, 판단 능력이 미숙한 순진한 사람들(플라잉 몽키)을 동원해 피해자를 더 참혹하게 짓밟는데 거리낌이 없다. 플라잉 몽키들은 나르시시스트가 건네준 수류탄을 받아 들고 피해자에게 가서 감정의 폭탄을 터트리며 나르시시스트가 원하는 일을 대신 해준다. 

결론

플라잉 몽키 역할을 하는 사람 중에는 자신의 그런 역할을 알고 하는 사람과 모르고 하는 사람이 있다. 문제는 자신이 플라잉 몽키 역할을 하면서 나르시시스트에게 당한 피해자에게 계속해서 고통을 준다는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말리는 시누이는 내 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혹시 나르시시스트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플라잉 몽키가 나를 맴돌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행여 플라잉 몽키를 만나 대화하고 근황을 전하는 건 부적절하다. 플라잉 몽키가 피해자에게서 캐낸 정보는 곧바로 나르시시스트 부모에게 보고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달된 정보는 왜곡되고 과장되어 다시 한번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수단이 되기 쉽다. 

학대자인 나르시시스트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들의 조력자인 플라잉 몽키들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거의 대부분‘의 인간관계를 청산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것은 소중한 자신의 인생을 위해 ’충분히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할 수 있으면 그들을 떠나는 것이 최선이다.

임석한 목사(성복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