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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과 산 |
사전적 의미로 자신감(自信感, 영어 confidence, self confidence로)은 어떤 일을 스스로의 능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고, 자만심 (自慢心, conceit)은 자신이나 자신과 관련 있는 것을 스스로 자랑하거나 뽐내는 마음을 의미한다. 유사한 말로 자존감(自尊感, self-esteem)은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알려져 있다. 나르시시즘(narcissism)은 자기 사랑, 자기애(自己愛), 자기(아)도취증 등으로 이해된다.
급변하는 현대 경쟁 사회에서 자신감과 더 나아가 자존감을 갖고 사는 것은 중요하고 바른 삶의 자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중심과 자기애의 강화나 집착의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웃이나 타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중심의 행동이 일반화 된다면 사회에 적지 않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그 것이 심화되어 자아도취에 이른다면 큰 문제나 갈등이 도처에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나르시시즘은 그리스신화에서 연못에 비친 자신의 멋진 얼굴에 넋이 나가 몸살을 앓다 연못에 빠져 죽어버린 미소년 나르시소스에서 유래한 말로, 자기도취나 자기애(自己愛)에 의한 비극적 상황과 삶을 야기하는 의미로 통한다. 이는 개인의 행동심리 특성을 설명하는 용어이나, 오늘날 집단 차원에서도 사용되며 과도한 당파주의, 애국심,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주의 등에서도 이런 나르시시즘적 요소가 있다.
한 연구와 발표(기억인지응용 연구저널'(Journal of Applied Research in Memory and Cognition, 2018.12)에 따르면, 이 자료에서 연구진은 35개국 대학생 약 7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연구진은 학생들에게 "당신이 살고 있는 나라는 세계 역사에 얼마나 기여했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과 0~100% 사이에서 답변을 선택하도록 했다. 분석한 결과, 세계의 학생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조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과장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각자가 정확한 답변을 한다면 이론상 합산할 경우 100%에 가까운 수치가 나와야 한다. 조사 대상 35개국 학생들의 대답만 합산했는데도 결과는 무려 1156%로 나와 다수의 사람이 자국의 세계사 기여도를 부풀려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나라별 편차가 11~61%로 무척이나 컸다. 가장 겸손한 이들은 국제문제에서 중립을 지켜온 스위스의 학생들이었다.
이를 나라별로 보면 러시아 61%로 가장 높고, 스위스 11%로 가장 겸손한 수준이고, 한국 은 22%로 밑에서 7번째', 미국은 30%로 중간 정도였다. 이어 노르웨이(12%) 뉴질랜드(18%) 헝가리(19%) 네덜란드(20%) 등이 낮은 비율을 보였다. 한국 학생들의 대답은 22%였다. 밑에서 7번째였다. 러시아의 학생들은 자국의 세계사 기여도를 61%로 높게 봤고, 영국(55%), 인도(54%), 홍콩(51%), 말레이시아(49%), 이탈리아(44%), 중국(42%) 차례였다.
미국이 낮은 수준인 것은 미국대학이 다양한 국가 출신들로 이뤄져 있다는 현실도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으며, 일본은 34%, 독일은 33%로 평균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
나르시시즘의 정도를 문화권별로 살펴보면, 프로테스탄티즘이 지배하는 개신교권 유럽국가들이 가장 낮은 비율(19%)을 보였다. 가톨릭권의 유럽국가와 중남미, 유교권 동아시아, 영어권 국가들은 31~32%대를 보였다.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건 정교회나 옛 공산권 유럽, 남아시아, 이슬람권 국가들로 40% 안팎이었다. 또 집단주의가 강하고 권력거리가 높은(high power distance), 즉 권력의 불평등에 순응하는 가치와 문화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더 강한 국가 나르시시즘을 보여주는 경향을 띠었다. 자유와 개인주의가 강한 나라들은 그 정도가 약했다. 그러나 이런 문화적 차이의 결정력은 5%에 불과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상층부의 독단적 집단주의가 강하고, 권력의 불평등에 순응하는 가치와 문화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더 강한 국가 나르시시즘을 보여주는 경향을 띠었다.
우리사회는 상반된 주장으로 역사적 호기를 잃어버린 경험이 자주 있었다. 임진왜란을 앞두고 조정의 논쟁은 조선통신사들의 상반된 주장으로 양분되어 싸우다 많은 백성을 도탄에 빠지게 하였다. 조선 말기에도 개화, 수구파의 갈등으로 나라를 빼았기는 아픔을 겪었으며, 해방 후에도 좌우익을 갈등으로 한국전쟁과 4.3사태 거창난민사건, 여순반란사건 등 많은 역사의 질곡을 겪었다. 남북교류와 통일을 바라보며 우리는 또 갈등하고 싸우고 있다.
DJ와 노무현 민주 진보정부에 이어 이명박, 박근혜의 보수정부로 이어젔으나,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국면을 맞나 싶었지만, 윤석열 정부 등장으로 민주와 자유언론 등 진보가치의 후퇴와 보수 안보, 반공 가치의 확장, 심화로 우리 역사가 흔들리고 있다.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드문 낮은 문맹율, 높은 교육열과 지적능력과 도전정신을 갖고 있다. 민족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고 담대하게 전진할 때다. 권위주의 국가의 경우처럼 내가 믿는 이데올로기에만 자아도취하지 말고, 개인을 존중하되 이웃과 타자를 아울러 배려하는 문화와 정책이 우리가 함께 승리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공자(孔子)가 덕과 정치의 원리로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가까이 있는 자를 즐겁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들이 돌아온다) 라 한 말은 이 시대에도 유효하다. 예수님은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여라.' 이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막12:31)로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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