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총회 감독회장•감독 선거가 35일 앞으로 다가온(선거일 9월 26일) 가운데 총회선관위(위원장 황병원 목사/이하 선관위)는 8월 22일(목) 오전 11시 광화문 총회본부 20층에서 감리회 언론 기자들과 감독회장 후보 진영의 선거운동원들이(각 2명 이내) 초청해 전자투표 설명회를 열었다. 동시에 참석한 기자들과 선거운동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전자투표를 시행하는 시연까지 했다. 시연에 동참한 기자는 생각 보다 간단하고 수월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설명회에는 선관위원장 황병원 목사를 비롯해 관리분과위원장 정윤희 목사와 심의분과위원장 이구일가 참석해 전자투표에 관한 방향과 범위에 관해 설명했으며 선관위 간사를 맡고 있는 행정기획실 총회행정부장 이홍규 목사가 배석해 보충 설명했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서 기본적으로 전자투표의 범위를 모든 투표권자에게 열어놓기로 했으며 사유서를 작성하여 신청기간에 신청을 완료한 투표권자들에게 부여하기로 했다. 전자투표가 지닌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비밀투표의 보장이 어렵다는 단점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이 계속 제기됐지만 선관위는 전체회의에서 논의 끝에 ‘미래지향적 관점’으로 확대하는데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 날 설명회에서는 황병원 선관위원장이 직접 나서 전자투표 확대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각 후보 진영은 물론 투표권자들에게 ‘넓은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선이나 총선 등 공직선거에서는 전자투표를 도입하지 않지만 노조나 총학생회, 의사협, 변협 등에서는 하고 있다며 기독교대한감리회도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언젠가 전자투표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함께해달라고 요청했다. 

황병원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관위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각 후보 진영의 협력을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사람에게 오픈하자는 것은 아니다. 장정에 명시된 이들(해외 선거권자, 도서지역 선거권자)를 기본으로 하면서 입원 환자들, 장애우들, 투표 당일 해외 출장예정자들, 경조사 예정자들, 원거리(예를 들면 삼남연회의 경우 울진에서 부산까지 왕복하려면 하루 종일 소요) 유권자 등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라고 설명하면서 가능한 현장투표를 유도하되 피치 못한 사정의 투표권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여 참정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투표율도 높이자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거리상 투표소를 복수(2개 이상)로 하고 싶으나 장정에 ‘1연회 1개표소’로 정해 놓았기 때문에 선관위에서 임의로 늘릴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며 선거 이후 평가회를 통해 이런 점들을 포함한 선거법 개선안을 마련해 입법의회에 제안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개선안에는 현행 <오전 10시~오후 5시>로 투표시간을 규정해 놓은 것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각 후보 진영에서 선거운동원 자격으로 참석한 이들이 비밀투표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확대시행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나타내며 선관위의 재논의를 요청했다. 특히 윤보환 후보 측의 운동원 김용식 목사는 몇 차례의 발언을 통해 이 점에 관해 강력히 성토했다. 예를 들면 담임목사가 부담임목사나 장로 등을 한 자리에 앉혀놓고 권위에 의한 ‘집단 투표’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내포한 전자투표를 모든 투표권자들에게 열어 신청 받아 한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석 후보 측의 운동원 황웅식 목사도 이에 동의를 나타내며 선거 이후 소위 ‘양심선언’ 형태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어 부분에 대한 방지책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선관위에서는 투표권자들의 신앙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 

김용식 목사는 또 전자투표권자를 확대하려면 선거시행세칙에 포함돼야 하고 선거시행세칙은 총회실행위원회 (이하 총실위)에서 의결해야 한다며 총실위 의결을 거치지 않았기에 불법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점에서 선거 이후 ‘선거무효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그렇게 되면 구상권도 청구될 수 있어 선관위의 책임이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이홍규 부장이 지금까지 전자투표로 인한 소송 실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신뢰해도 좋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황웅식 목사가 추가로 소송은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행하는 것이라며 민주적 구조와 권위적 구조에서 전자투표는 다르다고 부연했다. 정파 정치에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교회는 권위적 구조 형태라고 할 수 있기에 전자투표가 비밀투표를 해칠 위험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다툼의 소지가 분명히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홍규 부장은 그럴 염려가 있을 경우는 전자투표 신청을 하지 않으면 될 것이라고 답변했으며 황웅식 목사도 수긍했다. 

선관위 관리분과위원장 정윤희 목사는 계속된 문제제기에 선관위 안에서도 그같은 논의를 했다며 애초 관리분과위원회에서 ‘전면적인 전자투표 개방안’을 마련해 전체회의에 올렸으나 여러 가지 염려되는 점을 논의한 끝에 ‘신청자에 한해’ 시행하기로 결론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배석한 심의분과위원장 이구일 목사가 보충설명에 나서 자신은 최초 전자투표에 반대의견을 제출했다면서 변협이나 노조 등 여러 사회단체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시행했다는 법조인들의 조언과 외주업체의 시연을 통해 예상 문제점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해 결국 찬성하게 됐다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 날의 모임은 전자투표 범위를 재논의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자투표 시행 방안에 관해 설명하기 위한 시간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황병원 위원장의 마무리기도로 설명회를 마쳤다. 다만, 선관위 홍보분과위원회에서 전자투표에 관해 최대한 홍보하면서 해결해 가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선관위는 1인당 전자투표의 비용을 600원으로 계산하고 있으며 전체 투표권자의 약 30~40% 정도가 전자투표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정석 후보 측의 선거운동원 이대희 목사는 “그 수치가 후보자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치라는 점에서 선거 이후 시비가 예상되며, 그에 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더욱 더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전자투표의 최대 단점으로 알려진 ‘비밀투표 훼손’이라는 우려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