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인 1989년 전투경찰로 복무하다 양심선언을 하고 도피 중이던 감리교신학대학교 학생을 돕기 위한 감리교인의 손길들로 모여 분단 현실에서 희생당하는 모든 이들에게로 시선을 향해온 고난함께.

요즘도 운동하다 잡혀가는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국가보안법·집시법·노동관계법 등 위반 혐의로 형을 살게 되는 양심수들과 한총련 관련 수배자들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 그리고 20~40년 동안 복역하고도 북한으로 송환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간첩 출신의 출소 장기수 노인들이 바로 고난 받는 이들이다. 고난함께는 직접 그들의 고통의 현장 속에 들어가기도 하는 한편 이 소식지를 통해 소위 '운동권' '전과자'들의 소식을 회원들에게 알리고 기도·후원을 요청해왔다.

이 소식지에서 '담장 넘어 보내온 편지'란 코너는 고난함께가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의 일면을 잘 나타낸다. 신병 휴가 나왔다가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며 복귀 거부 시위를 벌인 강철민 이병을 비롯해, 한총련 활동으로 국가보안법에 따라 교도소에 수감 중인 대학생, 범청학련 남측본부 사무국원으로 구속된 후 재판 때마다 수십 장의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국가보안법의 부당성과 6·15공동선언에 따른 통일운동의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는 사람 등 우리 사회에서 빨갱이로 내몰린 사람들이 직접 보내온 글들로 채워져 있다. 또 "편지와 영치금을 잘 받았다"는 말로 시작해, "혼자가 아니란 걸 깨닫고 힘이 났다"는 얘기며, 교도소에서 기독교집회에 처음 참석해봤다는 얘기, "유물론자로서 종교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으나 이제는 종교를 힘이 되어주는 존재로도 기억하게 됐다"는 고백들이 뒤이어 나온다.

고난함께는 소식지 100호 발행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들을 열 예정이다. 오는 8월23일 통일운동가 이영빈 목사 부부를 초청해 환영회를 갖는다. 이영빈 목사는 오랫동안 입국이 불허됐던 송두율 교수 등 해외 민주인사 중 한 명으로 고난함께가 여타 통일단체들과 공동으로 추진한 귀국 운동의 결과로 올해 8·15를 맞아 50년 만에 국내에 들어오게 된다. 또 9월 말 경 그간 소식지를 모두 모아 250~300쪽 분량의 100호 기념 특대호를 발간하며 발간에 맞춰 100호 기념 평화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