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회의 쇠락을 안타까워하는 은퇴목회자들의 기도모임 <Again 감리교회>가 7월 29일 오전 수서역 인근의 은목선교센터(김충식 목사. 로즈데일 오피스텔 1218호)에서 제3차 기도모임을 갖고 감리회 회복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배와 강연, 토론, 발표, 그리고 친교로 이어지는 <Again 감리교회> 기도모임의 루틴은 이날도 변함이 없었다. 설교를 외부 강사의 강의로 대신한 점이 조금 달라진 정도다.

모임에 초청된 강사는 김영석 교수(배화여자대학교 교목)였다. 김교수는 이 모임 부회장인 김기택 감독의 차남으로서 배화여대 교목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50대를 목전에 둔 젊은 목회자로서  <Again 감리교회>의 요청에 따라 감리교회에서 젊은이들이 사라지는 이유를 분석하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는 강의를 했다.

▲ 예배 사회 / 윤병조 목사

▲ 강의 / 김영석 목사(배화여자대학교)

“젊은이들에게 교회 주도권을 양보하라”

김교수는 먼저 교회의 재정, 인사, 기획의 의사결정을 여전히 60~70대가 주도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30~50대의 나이에 사회의 주축이자 한 교회의 기둥으로서 교회성장의 정점을 경험한 60~70대는 교회의 주인의식이 강하고 젊은이들의 경험과 헌신 부족을 이야기하며 여전히 결정권을 가지려 하는데 이 때문에 갈등이 있고 청장년 세대가 교회에 머물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고 했다.

이 갈등은 신앙관과 가치관에서 (어쩌면 정치관에서도)충돌해 60-70대의 보수적 성향과 30-50대의 진보적 성향이 부딪힐 때 젊은이들은 교회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거나 소극적인 관중의 형태로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장로들이 주를 이룬 기획위원회가 교회의 주요의사를 사실상 결정하는 고령화된 교회구조를 바꾸는 것이 쉬워 보이지 않은 현실에서 대안은 뭘까? 김교수는 “젊은이들에게 주도권을 양보하라”고 단호하게 주문했다. 교회에 청장년이 모이기 바라면 청장년에게 주도권을 주고, 청년들이 모이길 바라면 인사 재정 기획의 최종결정을 청년에게 맡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의 어른은 돌봄과 양육에 힘쓰라고 했다.

김 교수는 성장하는 젊은이교회의 예로 분당우리교회를 들었다. 300명씩 30교회를 분립 개척한 이 교회는 30~50대가 주류를 이뤄 각 교회가 개척 2년 만에 적게는 500명으로, 많게는 1,000명으로 성장했다고 했다. 2년마다 교체되는 평신도위원회를 두어 교회의 주요의사를 결정하는 대전 새누리침례교회도 젊게 성장하는 교회로 소개했다.

이 교회들의 공통점은 가치관과 비전, 소명이 일치한다고 여겨지는 믿을만한 교회 모습을 젊은이들에게 역동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이라면서 “실패하고 어리석고 모자라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여겨지시겠지만 분골쇄신하는 마음으로 젊은이들에게 교회의 결정권을 넘겨보라”고 했다.

▲ 강의 / 김영석 목사(배화여자대학교)

▲ 강의 / 김영석 목사(배화여자대학교)

“공부하지 않는 목회자가 감리교회 무너뜨린다”

김 교수는 감리교회 쇠락의 두 번째 원인으로 목회자의 소양부족을 지적했다. 교회는 담임자를 넘어설 수 없고 목회자의 영적 리더십과 사회적 인격이 성숙한 만큼 공동체의 성숙이 따라간다고 보면 사회에 대한, 인간에 대한 목사의 미성숙은 교회에 치명적이어서 “교인이 없어서 교회가 망가지는 속도보다 교회를 건강하게 사역할 목회자가 없어서 무너지는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비근한 예로 예비고사를 치른 60-70학번 목회자의 목회와 학력고사를 치른 80-90학번초 세대의 목회, 그리고 1994년 이후 수능세대의 목회가 같지 않다고 했다. 특히 2020년을 전후해 학력 최하위인 내신 9등급까지 입학하여 문해력 부족으로 강의를 알아듣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신학교육 현장의 탄식을 들려주며 “이런 현실에서 좋은 목회자 배출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뼈아픈 지적도 마다하지 않았다. 현재보다 감리회 미래가 더 걱정이라는 뜻이다.

김 교수는 이제라도 목회자 소양증진을 위해 감리교회가 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교단차원의 목회자 재교육 강화, 소단위 스터디 그룹 운용, 독서모임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이어 신학교의 인재발굴, 철저한 신학교육, 목회훈련, 사명의 지속성 등에서 <Again 감리교회>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김교수의 강의에 대해 원로들은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해주셔서 너무 감동이 되고 또 동감된다”면서 김교수의 지적을 이후 이어진 조별토론의 공통주제로 삼았다.

▲ 강연 / 이요한 박사

▲ 강연 / 이요한 박사

이요한 박사 “교회의 텅빈 의자는 오히려 소망의 원천”

이날도 이요한 박사의 강연이 이어졌다. ‘우리들은 남은 자들입니다’ 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이 박사는 신학이 결여된 신앙활동의 문제점을 제시하며 “<어게인 감리교회> 운동의 계속성과 건강한 활동을 위해 신학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신학적 명제로 ‘남은 자의 신학’을 제시했다. 성경에 540번 언급되는 ‘남은 자’의 대표적인 예로 예수가 승천하고 나서 의지할 것 없는 ‘고아처럼’ 감람산에 남겨진 120명의 성도를 소개하고 이들이 바라보던 ‘텅 빈 하늘’에 주목했다.

이 박사는 이 ‘텅빈 하늘’이 인생의 허무가 아닌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는 창문이자 예수께서 성육신하시기 전에 계셨던 곳이고, 다시 오시겠다는 약속이 실현되는 곳이며 그리스도인의 섬김에 대한 마지막 보상이 있는 곳이므로 120명의 성도들에게 텅빈 하늘은 기쁨과 소망의 원천이 된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교회에서 늘어가는 ‘텅빈 의자’는 슬픔과 좌절의 근거가 아니라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게 하는 각성의 기회이고 다시 일어나게 하는 계기를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이므로 텅 빈 의자는 오히려 우리의 기쁨과 소망의 원천이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 박사는 “<어게인 감리교회>가 오래고 말라비틀어진 지팡이지만 하나님이 기적의 지팡이로 이끄셔서 바다를 가르고 샘이 터져나오게 하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한국감리교회뿐 아니라 세계감리교회에 다시 한번 선교의 불을 지필 수 있는 기적을 기도로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결기를 다졌다.

▲ 분과토의 진행 / 김충식 목사

분과토의 및 발표

이 박사의 강연을 마치고 김영석 교수와 이요한 박사가 강연에서 제시한 안건 “Again 감리교회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이 운동을 개체교회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목회자의 소양을 어떻게 함양시킬 것인가” 등에 대해 분과토의와 발표회를 30여 분간 이어갔다.

이 토의 후 조별 발표자들은 어게인감리교회 운동의 확장을 위해 “개체교회 공예배에서 감리회 회복 위한 기도시간을 갖자”, “외연확대를 위해 회원 1인이 1명씩 초대하자” “설교 초정을 받았을 때 어게인 감리교회 기도시간을 제안하자”, “두 세명씩 짝지어 개체교회 방문해 기도운동을 알리고. 연회별 어게인 감리교회를 조직 하자”, “가정이나 소속교회 등 회원 각자 위치에서 어게인 감리교회 운동을 시작하자”, “어게인감리교회 운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자”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감리회 목회자의 소양증진’을 위한 대안으로는 “교단의 강력한 목회자 재교육 아카데미”, “정회원연수교육 철저”, “건강한 목회자 초청 스터디 진행”, “스피치 교육”, “원로목회자의 목회노하우 나눔” “좋은 신학 입학생 및 목회자 발굴 프로그램화” 등이 제시됐다.

▲ 분과토의 발표

▲ 분과토의 발표

▲ 분과토의 발표

이어 정양희 목사의 인도로 △Again감리교회 기도 운동의 확장을 위해 △한국 감리교회의 은퇴 목사들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한국 감리교회의 젊은 사역자들의 목회와 경제적 안정과 가정의 건강을 위해 △한국 감리교회의 부흥과 시대적 사명완수를 위해 합심기도하는 시간을 가진 후 식당으로 이동해 친교를 이어갔다. 

▲ 합심기도 / 인도 정양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