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부르기>, 황푸하, 도서출판 대장간)

짧게나마 찬양사역자를 꿈꾸었던 적이 있다. CCM을 늘 즐겨듣고 부른 것은 믿음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도 어느 찬양들은 여전히 내 삶에 질문을 던지고 새 힘을 주었다. 하지만 또 다른 많은 찬양들은 우리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었고 공허하게 느껴졌다. 

예배에 함께 부를 찬양을 준비하는 일은 많은 것을 고려해야하는 일이다. 절기나 상황, 회중에 따라 함께 부르기에 적절하지 않은 단어나 주제를 살펴보는 일은 중요한 작업이다. 알맞은 찬양을 고르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한국교회의 새로운 찬양들이 지금 우리의 진실한 고백이 될 수 있는지 묻게 된다.

지난 주일, 김민기 선생님이 작고하셨다. 대학 시절 처음 들었던 ‘금관의 예수’는 수십 년이 지나도록 쫓겨나고 빼앗긴 사람들과 함께하며 하나님께 호소하고 있었다. 어느 새로운 찬양들이 그렇게 해주지 못했기에 우리는 계속 옛 노래를 함께 부르고 새 노래를 기다렸다. 황푸하 목사의 <함께 부르기>는 57곡의 찬양을 모은 책이다. 찬양에는 옥바라지골목, 아현포차, 노량진수산시장, 궁중족발, 을지OB베어를 비롯한 현장을 거치며 노래와 신학과 운동의 일치를 이루고자 하였던 저자의 깊은 고민들이 담겨있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새로운 노래운동’이라 한다. 신학이 변화하는 만큼 새로운 신앙을 갖게 될 우리에게는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쉽게, 그리고 함께 불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음이 너무 낮거나 높으면 키나 멜로디를 고쳤다. 찬양마다 곡의 배경과 절기, 주제, 용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기록되어 있다.

나는 이제 여기서 이곳에 장막을 치렵니다
주여 날 오라 하지 말고 나의 장막에 와보세요
잠을 이루지 못해 흩날리는 기도들
오늘 밤도 가득한 이 장막을 찾아주세요
(11. 농성장)

구름 덮인 산 속으로 초대하는 하나님
꿈과 같은 모습으로
영원토록 이곳에서 집을 짓고 사-알자
신비로운 모습으로
이제 우릴 삶 속으로 깨우시는 그리스도
구름 걷힌 산 속엔 아무 것도 없으니
산 밑으로 내려가자
(23. 신비의 구름_산상변모주일)

성령의 능력은 바람 우리 안의 숨처럼
모든 사람들 안에서 발견되는 것 보편적인 하나님
성령의 능력은 우릴 하나되게 하는 것
이제 내가 혼자 서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함께 서는 것
(31. 성령의 능력)

우리들의 주머니 점점 비어갈수록
우리 안의 하나님 점점 넓어진다네
나만 아는 마음을 비우지 않는다면
남을 도와준대도 소용 없지 않나요
내 하나님이 가진 것 하나 없이 내어준다 하셨듯이
나도 누군가를 위한 사람이 되고 싶어
(44. 비움의 노래_봉헌송)

지금 우리 손에 있는 건 하늘에서 내린 빵이니 주의 힘으로 살아가리
지금 우리 잔에 담긴 건 영원에서 올린 생수니 다신 목마르지 않으리
영원한 생명은 하루를 살아도 진실되게 사는 것
당신처럼 어떤 두려움 없이
영원한 생명은 내 안에 있으니 주와 함께 살아요
당신처럼 하루를 영원히 살자
(53. 영원한 하루_성찬)

[함께부르기 Teaser]
www.youtube.com/watch?v=AsR2Eh8FrFI

색동교회 노승혁 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