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만난 자의 비유’를 왜 ‘사마리아 사람 비유’라 하는가?
눅 10:25- 37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구약성경 번역의 대본으로 사용하는 ‘비블리아 헤브라이카 슈트트가르텐시아’(BHS)는 소제목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대한성서공회는 1967년도에 발간한 새번역 신약성경 때부터 소제목을 달고, 1977년에 발행된 공동번역과 1998년의 개역개정때부터 소제목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누가복음 10:25-37절에 대한 소제목¹⁾은 번역본들은 대략 꼭 같은 내용입니다. ‘자비를 베푼 사마리아 사람’(개역한글, 개역개정), ‘착한 사마리아 사람’(공동번역), ‘선한 사마리아 사람’(현대어), ‘선한 사마리아인’(현대인의 성경), ‘The Good Samaritan’(CEV) 등입니다. 

이와 같은 소제목을 붙인 이유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려 한 것이지만 이로인해 본문 내용을 오해하게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 과연 ‘선한 사마리아 사람’ 비유인가?

본문은 예수님의 비유 가운데 가장 심오한 비유입니다. 많은 사람들,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비유를 오해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오리겐과 어거스틴입니다. 

오리겐은 성서가 단순한 옛이야기 책이 아닌 영적이고 비밀스런 교훈들이 숨어있는데, 영적(spiritual)이고 우의적(allegorical Interpretation) 해석을 통해서 만이 성경의 영적 교훈들을 찾을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선한 사마리아인(Good Samaritan)" 비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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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겐은 이 비유가 인간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선행을 하라는 실제적인 교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는 성경 전체의 구원 역사를 담고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 비유에서 행인은 '인류'를, 강도는 '사탄'을, 제사장은 '율법'을, 선한 사마리아인은 '예수'를, 여관은 "교회"를, 다시 오신다는 표현은 '재림'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오리겐은 이 비유가, 멸망에 처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선한 사마리아 사람'인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비유라고 풀이한 것입니다. 

어거스틴 역시 이 비유를 우의적으로 다음과 같이 풀이했습니다. 
어떤 사람=아담(=인간)
예루살렘=하늘의 평화가 깃든 도시
여리고=달(우리의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
예루살렘을 떠나 여리고로 내려가는 여정=천국으로부터의 추락(인간의 타락)
강도들=악마와 그의 천사들
옷을 벗기고 때려서 거의 죽게 내버려둔 것=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에게서 불멸성을 빼앗아 죄를 짓도록 유혹하고 죄 때문에 영적으로는 죽었으나 하나님을 아는 선천적 지식 덕분에 아직 숨은 붙어 있는 상태
제사장과 레위인=구약의 율법과 제의
사마리아인=예수 그리스도
상처를 싸매주고 기름과 포도주로 치료해 준 것=죄를 억제하고 희망의 위로를 준 것
짐승=성육신한 그리스도의 몸
여관=교회
두 데나리온=사랑의 이중 계명
여관 주인=사도 바울
사마리아인의 돌아옴=그리스도의 부활²⁾

과연 이러한 해석이 옳은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예수께서 나타내시고자 하시는 그 의도와 의미를 극히 오해한 잘못된 해석이라고 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가 아니라, ‘강도 만난 나그네의 비유’이기 때문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왜 예수께서는 이 비유를 하시게 된 것일까요? 이 비유는 율법사의 질문에 대한 답을 주시기 위해 하신 비유인 것입니다. 율법사는 예수님께 ”내가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예수께서는 ”율법에 무엇이라 기록되었으며, 너는 그것을 어떻게 읽느냐?”라고 물으시자, 율법사는 ”율법 613가지의 계명이 결국은 ‘온 몸과 마음과 힘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신 말씀으로 나는 이해합니다”라고 답하자, 예수께서는 “네 대답이 옳도다. 이를 행하면 살리라” 하시자, 그 사람이 자기를 옳게 보이려고 “그러면 내 이웃이 누구니까?”라고 묻자, 예수께서는 율법사의 이웃을 가르쳐 주기 위해 이 비유를 든 것입니다. 율법사는 결코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이웃을 물은 것이 아닙니다. “내가 온 몸과 마음과 힘을 다해 그를 사랑함으로 영생을 얻게 할 그 이웃이 누굽니까?”라고 물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비유는 율법사가 그를 사랑함으로 율법사에게 영생을 줄 수 있는 이웃을 가르쳐 주기 위해 이 비유를 든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비유를 오해하게 되는 것은 율법사의 이웃이 아니라 통상적인 이웃 곧 모든 사람의 이웃을 찾으려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모든 사람의 이웃이 아니라, 율법사에게 영생을 얻게 할 이웃을 가르쳐 주기 위해 이 비유를 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유 속에 등장하는 네 인물 중 율법사가 목숨을 걸고 사랑해야 할 이웃, 율법사에게 영생을 줄 수 있는 이웃을 누구로 비유한 것일까요?

첫 번째 등장하는 인물은 나그네입니다. 한 나그네가 예루살렘으로부터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 거지반 죽게 된 것입니다.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으면 죽을 지경에 이른 것인데, 때마침 제사장이 지나갑니다. 그러나 그는 모른 척하고 지나갑니다. “그를 보고 피하여³⁾ 지나가고”(눅10:31)란, 도와주어야 할 사람이 돕지 않고 지나갔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레위 사람입니다. 레위 사람도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간 것입니다. 도와야 할 사람이 돕지 않고 모르척하고 지나간 것입니다. 

세 번째 등장 인물이 사마리아 사람입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유대인과의 적대 관계상 돕지 않아도 될 신분임에도 그를 도운 것입니다. 그는 여행 중이었음에도 그를 불쌍히 여겨 기름과 포도주를 상처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본 후 떠나는 길에 주막 주인에게 데나리온 둘을 내어주며, “비용이 더 들면 내가 돌아올 때 갚겠다”는 당부까지 하고 떠난 것입니다. 이는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뜻입니다. 즉 “온 몸과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돌보았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비유를 들어 등장인물 네 사람을 소개한 후, 율법사에게, “네 생각에는 이 세사람 중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고 물으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율법사는 ’사마리아 사람‘이라는 말을 입에 담기조차 싫어서,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라고 하자, 예수께서는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2. 4가지 암시(힌트)가 의미하는 뜻

그렇다면 누가 율법사의 이웃이란 것입니까? 예수께서는 “누가 강도 만난자의 이웃이 되어 주었느냐?”고 물으심으로서, 율법사가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고 하자, “가서 너도 이와같이 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예수께서는 “이 세사람중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는 질문을 통해, “내가 바로 강도만난 나그네이며, 네가 반드시 도와야 할 그 나그네다!”라고 자신을 나타내신(계시하신) 것입니다(요5:39).

“지금 네 앞에 네가 도와야 할 사람이 있다. 제사장이라면 당연히 도와야 할 사람임에도 모른척 하고 있다. 레위 사람이라면 당연히 도와야 할 사람임에도 모른척 하고 있다. 네가 입에 담기조차 싫어하는 사마리아 사람이 위험을 무릅쓰고 그를 돕고 있다. 지금 네 앞에서 제사장이 모른척하고, 레위 사람이 모른척 하고, 사마리아 사람⁴⁾이 돕고 있는 그 사람이 바로 네 이웃이다!”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근거는 앞서 밝히신 누가복음 10:21-24절을 주목해 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① “이것을 지혜롭고 슬기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심을 감사하나이다 옳소이다 이렇게 된 것이 아버지의 뜻이니이다”(눅10:21)
②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군지 아는 자가 없고 아들과 또 아들의 소원대로 계시를 받는 자 외에는 아버지가 누군지 아는 자가 없나이다”(눅10:22)
③ “너희의 보는 것을 보는 눈은 복이 있도다”(눅10:23)
④ “많은 선지자와 임금이 너희 보는 바를 보고자 하였으되 보지 못하였으며 너희 듣는 바를 듣고자 하였으되 듣지 못하였느니라”(눅10:24)

이 말씀들은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자신을 가리켜 하시는 말씀 인 것입니다. “너희의 보는 것을 보는 눈”이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시오, 그리스도로 보는 눈 즉 믿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많은 선지자와 임금이 너희 보는 바를 보고자 하였으되 보지 못하였으며 너희 듣는 바를 듣고자 하였으되 듣지 못하였다”는 말씀은 “하나님의 아들로 오신 예수를 보지 못했다는 것”과 “예수는 그리스도시다”는 그 소식을 듣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예수께서는 율법사와의 대화 이전에 이미 이와 같이 계시하셨기에 율법사는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눅10:25)라고 물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 앞에 “예수를 시험하여 이르되”란 그 질문 태도가 영생을 얻고 싶어서 물은 것이 아니라, 불쾌감을 나타낸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새번역이나 공동번역은 이 대목을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눅10:25)라고 번역했습니다. 

율법사는 예수께서 “지혜롭고 슬기 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심을 감사한다”는 말씀과 “아들의 소원대로 계시를 받는 자 외에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아는 자가 없다”는 말씀, “많은 선지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바를 보고자 하였으되 보지 못하였으며 너희가 듣는 바를 듣고자 하였으되 듣지 못하였다”는 말씀에 대해 반감을 갖고 질문한 것입니다. 

율법의 권위자인 율법사는 불쾌한 감정을 담아, “당신이 영생이란 것이나 제대로 알고 있소?”란 뜻에서 “선생,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라고 물었기에 이같은 태도를 가리켜 “예수를 시험하여 이르되”(개정개역본), 또는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공동번역, 새번역본)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율법사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며, 받아드릴 의사조차 없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의 비유가 시작된 것입니다. 

율법사가 “내가 온 몸과 목숨고 뜻과 힘을 다해 사랑함으로 내게 영생을 줄 수 있는 그 이웃이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예수께서는 비유를 통해 율법사의 이웃이 누구인가를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비유를 오늘의 시각에서가 아니라, 2,000년전 유대인의 시각에서 읽어야 합니다. 더욱이 율법사와 예수님의 주고받는 대화속에서 율법사는 무엇을 묻고, 예수께서는 율법사의 질문에 대해 어떤 대답을 하셨는가에 대해 주목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율법사는 예수님의 비유속에 담긴 4가지 암시 즉 힌트를 통해 그 뜻은 이해할 수 있었든 것입니다. 

우리 역시 그 비유를 주목해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이 예수님 당시는 존재하지도 않았든 신약성경이 AD.397년 카르타고 공의회에서 구약성경 39권권과 함께 ’거룩한 책‘으로 공인받음으로 우리는 신구약 성경 66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창세기로부터 신약성경 4복음서(마태복음으로부터 요한복음) 까지는 ”예수는 그리스도시다!“는 증언의 책이고(요5:39), 사도행전부터 계시록까지는 ’그리스도께서는 예수시다!‘(딤후3:15)는 증언을 담고 있음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성경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영생을 얻게 하려함“(요20:31)이라는 것조차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4가지 암시와 성경이 담고 있는 3가지 증언(요5:39, 딤후3:15, 요20:31)을 통해 예수님의 비유가 무엇에 대한 질문이고, 무엇에 대한 답변인지를 추적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율법사가 충분히 아해할 수 있도록 비유속에 담아낸 4가지 암시(힌트)란 어떤 것일까요? 

첫 번째 암시는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사람’이라는 표현입니다. 
두 번째 암시는 당연히 도와주어야 할 ‘제사장’과 ‘레위인’이 돕지 않은 사람이라는 표현입니다. 
세 번째 암시는 돕지 않아도 될 ‘사마리아 사람’, 유대인들의 증오의 대상인 사마리아 사람이 위험을 무릎쓰고 도왔다는 표현입니다. 
네 번째 암시는 “네 생각에는 이 세사람 중에 누가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고 반문하심으로서, ‘사마리아 사람의 이웃’이 ‘강도만난 자’이고, “강도만난 자가 바로 네 이웃이다”라고 답하신다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4가지 암시(힌트)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좀더 살펴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첫째 “예수의 내력에 대한 책⁵⁾”이라는 누가복음은 에수님을 ‘여행자’⁶⁾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두 번째 여행기에 속한 “유다에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행기”에 담긴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중”이라고 하신 이 표현은 “한양에서 ‘화성’이라 불렸든 수원으로 내려가는 중이라”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예루살렘은 특별한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신명기 16:16절에서 “하나님께서 택하신 곳”이라 하고, 열왕기상 14:21절에서는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이스라엘 모든 지파 가운데서 빼신 성 예루살렘”이라 하고, 히브리서 12:22절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도성인 하늘의 예루살렘”이라 하고, 요한계시록 21:10절에서는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 예루살렘”이라 했습니다. 특히 갈4:26절은  “오직 위에 있는 예루살렘은 자유자니 곧 우리 어머니라”라고 까지 부른 장소입니다.

이와 달리 여리고는 저주받은 도성을 가리킵니다. 여호수아 6:26절을 보면 “여리고 성을 건축하는 자는 여호와 앞에서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하고, 열왕기상 16:34절을 보면 여호수아의 저주대로, “벧엘 사람 히엘이 여리고를 건축하려다가 맏아들 아비람”을 잃은 곳으로 소개됩니다. 

그러므로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나그네”라고 한 것은, ‘한양에서 화성으로 내려가다가’ 만난 그런 여행이 아니라, ‘하늘나라’라고도 하고, ‘어머니의 도성’이라고도 불렀든 ‘예루살렘’에서, ‘저주의 도성 여리고’로 내려가는 길이라 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늘에서 이 땅으로 내려오셨다“는 뜻입니다. ”거룩한 도성에서 저주받은 도성으로 여행하다가 강도를 만났다는 뜻입니다. 

둘째, 당연히 도와주어야 할 제사장과 레위 사람이 돕지 않고, “피하여 지나갔다”는 암시(힌트)입니다. “누구보다도 제사장이 당연히 도와야 할 사람이라면 누구입니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레위 사람이 당연히 도와야 할 사람이라면 누구입니까?” 제사장과 레위사람이 당연히 도와야 할 사람이란 두말할 것 없이 하나님이십니다. 제사장이란 하나님의 일을 위해 세운 사람이요, 레위 사람 역시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을 배출하는 지파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도와야 할 이들이 돕지를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도와야 할 이들이 돕지 않은 사람이란 하나님의 아들로 오신 그리스도 예수일 수 밖에 없습니다.

셋째, ‘사마리아 사람’이 생명의 위협을 무릎쓰고 돕고 있다고 하신 것입니다. ‘사마리아 사람’이란 이 표현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든 사람’이란 뜻입니다. “율법사가 손가락질 하는 사람, 그의 입에 담기조차 싫어서 ‘자비를 베푼 사람’이라고 할 만큼 증오와 미움의 대상인 사마리아 사람이 생명의 위협을 무릎쓰고 도왔다는 것입니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도왔다는 것은 그 당시 예수를 그리스도로 시인하거나 영접하는 자는 출교(요9:22,12:42, 16:2)를 당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출교를 당한다는 것은 요샛말로 ‘왕따’,나 ‘학폭’ 또는 직장내 괴롭힘 보다도 더 심각하고, 무섭고 혹독한 고통이였습니다. 그럼에도 사마리아 사람은 자신이 당할 출교의 위험과 고통을 무릅쓰고, 나그네를 도운 것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내용으로 표현하면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사랑한 것“(눅10:27)입니다. 사마리아 사람, 죄인과 세리들이 출교의 위험을 무릅쓰고 돕는 사람이란 누구일까요?

넷째, “네 생각에는 이 세사람 중에 누가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는 질문을 통해, 사마리아 사람이 도와준 강도만난 자에게 ‘너도 그와 같이 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사마리아 사람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사랑한 것같이 너도 그를 사랑하라!” 하신 뜻입니다. 그가 누구입니까? 사마리아 사람이 율법사이고, 율법사인 사마리아 사람이 출교의 위험을 무릅쓰고 도와준 강도만난 나그네란 도대체 누구입니까? “그가 바로 나다!”라는 말씀입니다. “네게 영생을 줄 수 있는 그 이웃! 네가 온 몸과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사라�杵� 할 그 이웃이란 바로 나다!”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요5:39).

다시 말하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사람’ 당연히 도와주어야 할 ‘제사장’과 ‘레위인’이 모른척하고 있다. 그러나 네가 입에 담기조차 싫어하는 사마리아 사람(죄인이나 세리들 마11:19, 눅15:2)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돕고 있는 그 사람! 그가 바로 네 이웃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3. ‘강도만난 나그네’, 그는 누구인가?

그러므로 이 비유의 핵심은 ‘강도만난 나그네가 누구냐?“는 데 있습니다. 결코 사마리아 사람의 선행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마리아 사람이 목숨걸고 도운 사람, 그가 바로 네 이웃이고, 네가 목숨걸고 도와야 할 네 이웃이다“는 말씀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 비유는 율법사에게 “선행과 자비를 가르치기 위한 비유”가 아니라, 예수께서 율법사에게 영생을 주실 수 있는 이웃을 계시하시는 비유인 것입니다. 율법사가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사랑해야 할 이웃!“(눅10:27) “율법사에게 영원한 생명을 줄 수 있는 이웃이란 바로 나다!”라고 예수께서는 자신을 계시하신 것입니다(요5:39, 20:31).

율법사에게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는 말씀을 선행이나 자비로 바꾼다면 구원이나 영생은 선행이나 자비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나 갈라디아서 3:5-9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믿음 외에 선한 행위 즉 율법의 행위로 돌아가려는 자는 저주아래 있다고 까지 말합니다. 또한 고린도전서 13:3절은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고 했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 뿐만 아니라,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다“는 뜻은 선행이나, 자비를 통해 구원받을 수 없다는 뜻 아닙니까? 그럼에도 여전히 ’강도만난 나그네 비유‘를 ’착한 사마리아 사람 비유‘라 하며, 자비나 선행에 대한 교훈으로 가르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베드로 후서 2:20-22절 ”참된 속담에 이르기를 개가 그 토하였던 것에 돌아가고 돼지가 씻었다가 더러운 구덩이에 도로 누웠다 하는 말이 그들에게 응하였도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본문은 ”자비나 선을 행하라“는 비유가 결코 아닙니다. 하늘에서 내려오사 십자가에 못박히셔서 죽음당하신 자신을 강도만난 나그네로 비유하여, ”온 몸과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사랑하면(’그리스도로 시인하면‘, 롬10:9) 네가 영생을 얻으리라“는 말씀으로 율법사의 참 이웃이 자신임을 계시하시는 계시적 사건인 것입니다. 그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를 영접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비유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가 아니라, ‘강도만난 나그네의 비유’로서 ”강도만난 나그네가 바로 네 이웃이고, 그가 바로 나다!“라고 예수님 자신을 나타내 보이신 계시적 사건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어떤 이들은 "내 이웃이 누구냐?"고 묻는 율법사의 질문에 예수께서는 ”이 세 사람 중 누가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고 반문하심으로서, “이웃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되어지는 것이다”라고 답하신 것이다. “내가 누군가의 이웃이 되어질 때 비로소 이웃은 존재하게 된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질문과 대답이야 말로 서두에 소개한 바와 같이 소금의 방정식을 묻는 질문에 소금의 용도를 설몇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런 경우를 가리켜 사람들은 ’동문서답‘이라고 말합니다. 과연 예수께서는 동문서답을 하신 것일까요? 아니면 “내가 네 이웃이다!”라고 답하신 것일까요? 그 선택은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그 자유가 성경을 바로 보는 자유로 나아가길 기원합니다. 

각주

 1) 성경의 소제목들은 원래 성경 기자들이 붙인 것이 아니다. 소제목은 후대에 붙인 것으로 내용을 쉽게   알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소제목을 붙이지 않는 번역본들도 있다.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구약성경 번역의 대본으로 사용하는 ‘비블리아 헤브라이카 슈트트가르텐시아’(BHS)는 소제목을 갖고 있지 않으며, 신약성경의 대본으로 사용하는 ‘그리스어 신약성경’(UBS4)은 소제목을 갖고 있다. 대한성서공회는 1967년도에 발간한 새번역신약성경때 소제목을 달았다. 1977년에 발행된 공동번역과 1998년의 개역개정도 소제목을 달았다.
  소제목을 붙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소제목을 본문의 일부로 여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를 피하고자 영어성경에서 개역표준역(Revised Standard Version 1952)은 소제목을 본문에 붙이지 않고, 각 장(章) 위의 난 위에 기록하였고, 새영어성경(New English Bible 1961)은 소제목을 본문에  붙이되 매우 크게 하여 확연히 본문과 구별하였다.
  우리는 소제목이 내용 이해에는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으나, 애초에 없던 소제목을 붙인 이유는 성경 이해를 돕기 위해 부차적으로 붙인 것이란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2) 김창락, 『귀로 보는 비유의 세계』, 1997, 199-205.

3)  피하다’: ‘마주치거나 만나지 않게 하다’, ‘싫어하여 꺼리다’’의 뜻

4) ‘사마리아 사람’이란 그 당시 유대인들이 배척하는 부류들 중의 한 사람이다. 율법사와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이 예수께 대해 반감을 갖고 배척할 때 죄인과 세리들과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를 영접하거나 가까이 했다. 이를 못 마땅하게 여긴 것이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였다(마11:19, 눅15:2).

5) 누가복음 1:1-2절은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이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유대인들은 잔통적으로 책의 제목을 따로 정하지 않고, 가장 먼저 등장하는 단어나 문구를 그 책의 명칭으로 삼았기에 누가복음 1:2절에 나오는 ‘내력’이라는 단어에 집중하여 누가복음은 예수님의 ‘내력’에 관한 책으로 이해하여 왔습니다. ‘내력’은 “어떤 사람이 살아온 경로”라는 뜻으로서 “예수님이 살아온 경로를 기록한 책”이 누가복음인 것입니다. 

6) 누가복음은 예수님을 여행하는 분으로 묘사한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입니다. 누가복음은 전체 구조를 세 부분으로 나누는 데, 예수께서 갈릴리에서 예루살렘까지의 “여행이야기”가 누가복음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나누는 근거는 눅4:14 “예수께서 성령의 능력으로 갈릴리에 돌아가시니 그 소문이 사방에 퍼졌고”, 9:51 “예수께서 승천하실 기약이 차가매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기로 굳게 결심하시고”, 19:28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예루살렘을 향하여 앞서서 가시더라”는 구절로 인해 예수는 ①나사렛에서 갈릴리(4:14-9:50) ②갈릴리에서 예루살렘(9:51-19:28) ③예루살렘에서 하늘나라로 여행하는 여행설화가 누가복음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