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A>, 허5파6, 비아북 2017)

중3 학생인 주인공 미래는 꽉 막힌 현실보다는 온라인 게임 안에서의 가상 세계가 훨씬 편하고 좋다. 

그곳에서는 술을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도 없고, 나와는 모두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하여 공감도 어렵고 행동 하나 하나가 조심스러운 반 친구들 대신 편한 마음으로 함께 놀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길드원들이 있다. 그러나 눈뜨면 현실이다. 나를 어딘가 이상한 아이로 보는 듯한 반 아이들이 있는 학교에 가야하고, 때로는 생리대를 사기 위해서 아버지에게 돈을 얻고자 부탁해보지만 욕만 먹고 저금통 안 10원짜리를 모아 구매해야 하는...

미래는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를 벗어나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시는 어머니는 미래의 방패가 되기는 커녕 아빠의 폭력에 힘없이 노출되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느라 미래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낼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다. 어려운 형편인 집안 사정과 내향적인 성격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어 소풍 날이 두렵고, 본인이 속할 곳을 찾기 힘든 조별 활동과 이동 수업은 피하고만 싶다.

그러나, 문학을 좋아하고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미래는 독서부 활동을 통해 그나마 학교 안에서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고, 힘겹지만 하루 하루를 버텨가 본다. 어느 날 그래도 말이 통하는 듯 하여 서서히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던 반 친구 태양이가 다른 아이와 사귀게 되고, 온라인 게임 안에서마저 믿었던 친구들에게 큰 서운함을 느끼던 미래는....

“나는 더 이상 버텨내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아.”

절망의 마음으로 방학이 끝난 후에는 이 세상을 계속 살아가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미래에게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연락을 하여 현실에서 만나게 된 온라인 게임 친구 현재희와 학교에서 우연히 같은 그룹이 되었을 때 편견없이 미래를 받아 준 양선이와 유진이를 통해 미래는 또 다른 경험들을 하며 다시 하루 더 살기를 연장하고, 또 연장한다. 그러던 어느 날...

무엇이 그렇게 좋았길래 나는 책까지 사서 이 만화를 가지고 있게 되었던가? 웹툰을 다 읽고 나서는 중학교마다 혹은 고등학교에도 이 만화책을 비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와 같이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헤매이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친구들에게 미래의 경험들이 나누었으면 했다. 담백한 그림 속의 담담한 글이지만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불행이 다가왔을 때 그 이유가 본인 탓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미래(주인공 이름이 중의적인 듯하다.)를 보라고 도닥이며 손잡아주는 듯하다.

작가의 말을 잠시 들여다 보자.

“제가 여중생A를 통해 그리고 싶었던 주제는 ‘자존감’이었습니다. 사람의 자존감은 외부 요소에 의해 어떻게 변화되는가, 자존감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주인공이 처한 어려운 환경에서 억압되었던 자존감이, 승리의 기억을 그러모아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용기가 되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 만화의 목표였습니다.”

총 5권으로 구성된 이야기들에는 미래가 겪는 가정 폭력과 왕따 뿐 아니라 미래의 주변 친구 등을 통해 인터넷 신상 털기나 일진 등 우리 시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담겨져 있다. 

끝으로 독자평 몇 개를 소개해본다.

“작가님, 평생 연재해 주세요. 여고생 A, 여대생 A, 직장인 A, 엄마 A, 할머니 A, 유령 A...”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현대 사회의 모두를 그려내는 [여중생A], 저 자신과 인생을 돌아보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도록 숨 쉴수 있게 해 준 [여중생A]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쩌면 제 자신일지도 모르는 미래를 보며, 우리 주위에 있을 미래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필명 ‘허5파6’은 작가가 모 커뮤니티 회원 가입시 배정받았던 자동가입 방지 코드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조주희 (회사원, 색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