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 삶의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길>, 최승근, 두란노, 2015)

   그리스도인에게 예배는 곧 길이다.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거룩한 길이다. 그저 흔하게 널려 있고, 매주 당연하게 찾아오는, 혹은 밀려오는 부담스러움이 되어서는 그 거룩함을 온전히 담아낼 수도, 그 길로 제대로 나아갈 수도 없다. 생활 가운데 빗나간 마음의 틈새로 끼어드는 치밀하고도 질척한 죄성을 벗어내고 하나님과 함께 들숨과 날숨을 쉬는 그 순간들이 모여 예배는 비로소 그리스도인에게 길이 된다.  

   그럼에도 많은 경우, 예배를 대하는 그리스도인의 마음은 너무나 피상적이다. 예배의식(ritual) 안에서 이루어지는 실로 깊고도 다양한 영적인 작용들에 대해서는 관심과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대신 예배 후에 있을 교제와 또 다른 프로그램에만 마음을 기울인다. 교회가 말로는 ‘예배를 생명처럼 여긴다’고 하나, 그저 주일에 행하는 상투적인 행사쯤으로 이해를 한정하고 그 외에 소위 ‘특별히 준비한 세미나와 교육프로그램’에 더 기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배의 매너리즘은 그렇게 교회 안에 스며든다. 더불어 예배를 직접 디자인하고 인도해야하는 목회자와 리더들은 ‘하던 대로의 익숙한 방식과 정형화되고 경직된 틀’ 안에서 좀처럼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예배는 ‘항상 해오던 그렇고 그런 것’이란 생각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예배를 향한 기대와 삶의 변화가 만나는 접점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못하고 예배가 그리스도인에게 하나님께로 나아는 길이 되기 어려운 이유다.    

   오늘 소개하는 최승근 교수의 이 책은 “예배는 우리 삶을 형성하고 변화시키는가?”라는 질문을 전제로 독자들과 예배에 대한 대화를 시작한다. 저자는 독자를 향해 수없이 질문한다. “왜 우리 교회 성도들은 예배를 드리면서도 잘 변화되지 않을까? 왜 예배를 통해서 더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할까? 왜 성도의 삶 속에 성숙과 헌신의 증거가 나타나지 않을까? 같은 예배를 드리는데 누구는 변화하고, 누구는 변화하지 않을까? 동일한 사람이 어떤 예배에서는 변화하고, 어떤 예배에서는 그렇지 않을까? 교회의 리더는 변화시키는 예배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 외에도 그리스도인이라면 한 번쯤은 떠올려봄직한 다양한 질문을 쏟아낸다. 모두 교회현장 가운데서 일어나는 예배에 대한 현실적 질문들이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다시 6가지의 큰 질문을 가지고 예배를 다루어 간다. 

Why 왜 예배를 통해서 변화되지 않을까
What 예배는 무엇인가
Where 예배는 어디에서 드리는가
How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가
Who 누가 예배를 드리는가
When 언제 예배는 은혜로워지는가

   저자가 스스로 던진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길은 지극히 실천적이다. 예배를 통한 변화는 ‘예배를 제대로 드릴 때, 예배를 신실하고 온전하게 드릴 때’ 이전보다 더 나은 그리스도인으로 변모해갈 수 있다. 특히 예배는 의례이기에 (이는 단순히 종교형식을 말하는 것이 아닌) 예배 안에서 하나님을 향한 예배자의 말과 행동, 태도는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이해하는지, 그 안에서 말하고 행하는 것을 믿는 것임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예배 구성원들은 예배공동체 안에서 언어(설교, 찬양, 기도)와 비언어(예배 공간, 몸짓, 복장, 문화적 유사)의 소통으로 정체성, 가치, 관계성, 사명을 일깨운다. 특히 저자는 누군가의 예배가 아닌 구체적으로 ‘나의 예배’가 될 때, 그러니까 공적인 의미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의미로 예배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예배에 집중하고 은혜로움을 만나며 그 안에서 삶의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말한다. 그 외에도 예배와 관련된 개인적 경험, 학문적 입장, 더 나은 예배를 위한 목회자와 예배리더에게 전하는 제언들을 전한다.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 예배는 예배다울 수 있고 예배자는 주님의 임재를 경험한다. 변화는 그 속에서 임한다. 그럴 때 예배는 세상 가운데 잃어버린 삶의 환희와 감격을 다시 만나는 자리일 수 있다. 세속사회 속에서 뒤엉켜 살다가 그만 흩어지거나 잃어버린 삶의 이유들을 모아 성별하고 봉헌하는 거룩한 순간이 될 수 있다. 기대와 변화가 다시 만나는 은총의 순간일 수 있다. 그것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예배라면, 예배여야 한다면 우리의 예배는, 지금 나의 예배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런 고민이 변화에 갈급한 우리를 진정한 예배로 이끄는 길이 되지는 않을까.  

백성창 목사 (이천창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