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초등학교 때부터 술과 담배 피우던
최원석

“나처럼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치유자가 되고 싶었어요”

일곱 살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술과 담배를 피우며 방황하던 최원석 목사.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 발을 들여놓은 후 목사도 되고 크리스천 아카데미도 만들게 됐는데 그의 인생 스토리를 지금부터 들어보자.

글. 최윤희(계간 ‘치유’ 편집장) │ 사진. 김광용

7살 때 돌아가신 아빠

“저는 어렸을 때라 기억은 없고 엄마한테 들은 얘긴데, 저희 엄마, 아빠 친구 부부가 집에 놀러 오셨대요. 그리고 네 분이 술을 드셨나 봐요. 아빠는 그렇게 많이 드시진 않으신 것 같은데, 아빠가 친구 부부를 데려다준다고 하면서 나가셨대요. 그런데 아빠는 그분들을 데려다주시고 오시는 길에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셨대요. 2차선 도로였는데 앞에 버스가 있었대요. 버스가 정류장에서 손님을 태우려고 잠시 정차하니까 아빠는 기다리지 못하고 추월을 하셨나 봐요. 근데 버스 때문에 반대편 차선에서 차가 오는지 잘 안 보이셨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마침 건너편에서 버스가 오는 바람에 충돌 사고가 났대요. 그 사고로 아빠는 심정지가 와서 심폐소생술을 하셨고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서 얼굴을 60바늘이나 꿰매는 대수술을 하셨는데 결국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고요.”

아빠 장례식 때 놀이터에서 놀다

그는 그때 일곱 살이었다. 일곱 살이면 뭐가 뭔지 잘 알지 못할 나이. 평소 삼촌이라고 부르던 아빠 친구 손에 이끌려 누나랑 장례식장엘 갔지만, 아빠의 영정사진 앞에서도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고 한다. 물론 눈물은 흘렸다. 가족들이 우니까 따라 울었단다.

“그때까지 제 주위에 돌아가신 분이 한 분도 안 계셨어요. 그러다 보니 아빠의 영정사진을 보면서도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하지 못했고 사람들이 울어도 아빠가 돌아가셔서 운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냥 가족들이 우니까 울다가 더 이상 눈물이 안 나와 누나랑 놀이터에 가서 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기가 막히고 철없던 행동이에요? 그때는 너무 어려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아빠한테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해서 너무 괴로웠어요.”

아빠에 대한 결핍

초등학교 때는 아빠가 없는 것이 정말 죽기보다 싫었다고 한다.

“저희 때는 초등학교 때 반에서 가정환경조사라는 걸 했어요. 집에 아빠 있는 사람, 엄마 있는 사람, 차가 있는 사람 등을 물어봤어요. 선생님이 아빠 있는 사람? 그러면 저는 항상 손을 번쩍 들었어요. 저는 아빠가 없다는 말을 죽어도 하기가 싫었어요. 그래서 친구들한테도 우리 아빠 미국 갔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엄마를 미워하신 친할머니, 친할아버지

친할머니와 친할아버지는 엄마를 많이 미워하셨다고 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저희 엄마랑 아빠가 결혼하는 걸 엄청나게 반대하셨대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그 상태에서 결혼하고 살다가 남편이 죽으니까 그 탓을 엄마한테 돌린 거예요. 아빠가 큰아들이었는데 돌아가시고 나니까 ‘너 때문에 죽었다’, ‘며느리가 잘못 들어와서 내 아들이 죽었다’고 하면서 엄청 엄마를 미워하셨대요. 그때 저희는 할머니 댁에 들어가서 몇 달 동안 같이 살고 있었는데,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저희를 키우시겠다고 하셨나 봐요. 그러면서 할머니가 저한테 물어보신 게 있어요. ‘엄마랑 살래? 할머니랑 살래?’하고요. 할아버지가 국가유공자여서 용사촌이라는 곳에 살고 계셨는데, 제가 명절 때면 놀러 가서 엄마 대신 할머니랑 자기도 하곤 해서 할머니는 당연히 제가 할머니랑 살 거라고 생각하셨나 봐요. 그런데 제가 ‘엄마랑 살래요’ 하니까 ‘다 나가라’고 소리치셔서, 눈이 펑펑 내리던 날이었는데, 세 식구가 아빠 산소가 있는 벽제까지 한참을 울면서 간 적이 있어요.”

온갖 험한 일을 다 하신 엄마

친할머니댁에서 쫓겨난 후에 세 식구가 향한 곳은 바로 외할머니댁이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 저희 엄마인데요,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저희 엄마 나이가 불과 서른세 살이셨어요. 저는 일곱 살, 누나는 여덟 살이었고요. 그런 저희 남매를 키우신다고 1톤 트럭에 이삿짐을 싣고 외할머니가 사시는 충남 대천으로 가셨어요. 엄마는 저희를 키운다고 온갖 궂은일을 다 하셨어요. 아빠 사망보험금으로 분식집도 하고 다방도 하고 심지어는 일수 일까지 하셨어요. 한 번도 그런 일을 해본 적이 없던 엄마가 사업을 하려니 얼마나 어렵고 힘드셨겠어요? 경험은 없지,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지. 그런데도 집안 형편은 나아지질 않았어요. 엄마가 사업에 재능이 없으셔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어렸지만, 그런 엄마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 우리 엄마!’라고 생각했어요. 어린 나이였는데도 엄마가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의 마음이 느껴져서 그랬나 봐요. 중학교 때 엄마가 다방을 하셨는데, 자식 둔 어미로서 다방 한다는 게 안 좋게 생각되셨는지, 다방을 그만두고 카페로 업종을 변경하셨어요. 저는 처음에 반대했어요. 대천이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서 다방은 되겠지만, 젊은 사람들이 없는데 카페를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말렸는데, 결국 엄마는 엄마의 고집대로 시작하셨어요. 대출까지 받으면서 많은 돈을 들여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까지 의기롭게 시작한 카페는 결국 오래가지 않아 문을 닫고 말았어요. 제 예상대로였죠. 카페가 망하자, 저희는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집은 경매로 넘어가고 결국 월셋집으로 옮겨가게 됐어요.”

방치된 교육

엄마가 집에 안 계시다 보니 자녀 교육은 방치된 상태로 있었다.

“엄마가 일로 바쁘시니까 집에 안 계시잖아요. 게다가 엄마가 사회생활을 하시니까 술도 가끔 드실 거 아니에요? 집에서 사람들과 술을 드시다가 시비가 붙어서 맞는 것도 봤어요. 그런 것들을 제가 다 보고 자랐으니, 저에게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미쳤겠어요? 그러다 보니 공부할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머리는 상당히 좋았던 것 같은데... 왜냐하면 초등학교 때 시험을 보면 성적을 잘 맞곤 했거든요. 그때 엄마의 돌봄이 조금만 있었으면 엇나가지 않고 공부도 잘했을 것 같아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술과 담배를 하다

엄마의 사랑이 한창 필요한 나이인 초등학교 4학년 때 그는 술과 담배를 시작했다. 너무 이른 나이였다.

“엄마의 사랑이 결핍되다 보니 그걸 다른 걸로 풀기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였는데 친구를 통해 담배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술도 마시게 됐어요. 그러다가 점점 일탈의 강도가 세지기 시작했는데, 훔치는 걸 하기 시작했어요. 친구랑 시장가서 모자도 훔치고, 훔친 걸 다시 친구한테 팔고, 심지어는 엄마 지갑에까지 손을 댔어요. 만 원 정도 훔쳤던 것 같은데 그 돈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사줬어요. 돈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죠. 제 생각대로 아이들이 저한테 많이 붙더라고요. 제 도벽은 점점 대범해져서 반에서 훔치면 선생님한테 걸려서 혼나니까, 수업 마치고 아이들이 가방을 놓고 운동장에서 뛰어놀면, 그때 아이들의 가방에 있는 돈을 훔쳤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CCTV도 없으니까 걸릴 일도 없잖아요? 그렇게 학교에서는 안 걸렸는데 엄마한테는 걸려서 엄청나게 두들겨 맞은 적이 있어요.”

그렇게 맞으면 정신 차려서 더 이상 훔치는 일을 안 할 것 같은데, 그는 그게 기폭제가 됐는지 반항심이 더 일어서 오토바이까지 훔치게 됐다고 한다.

집에 안 들어가다

“당시에는 핸드폰이 없을 때였어요. 그러니까 제가 늦게 들어가도 엄마가 저한테 연락할 길이 없는 거죠. 그러면 엄마는 친구네 집에 찾아가기도 하고 전화하기도 하고 그래도 없으면 여기저기 정신없이 찾아다니시고... 이런 생활이 늘 반복이었죠. 저는 그냥 돌아다녔어요. 지금 같으면 PC방에 들어가서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텐데, 그때는 그런 것도 없는 시절이니까 그냥 돌아다녔어요. 방구차라는 소독차를 따라다니기도 하고... 완전 개구쟁이였어요. 말썽도 많이 부리고 엄마 마음고생을 많이 시켜드렸죠.”

엄마의 화풀이 대상이 된 누나

그의 엄마는 일도 잘 안 풀리지, 아들은 나가서 방황을 하고 있지, 화풀이 대상을 찾다가 집에 있는 딸한테 화풀이를 한 것 같다.

“저는 엄마에 대한 상처가 없어요. 그런데 누나는 엄마에 대한 상처가 심했어요. 엄마가 아빠 대신 우리들을 혼내면 저는 반항하면 끝나는데 누나는 엄마랑 동성이고 맏딸이다 보니 그걸 다 참아냈어요. 그러다 보니 안으로 다 곪았겠죠. 그게 어떻게 됐겠어요? 누나에게 평생 상처로 남아 엄마에 대한 미움으로 바뀐 것 같아요. 결국 누나가 참다못해 20대 중반에 가출을 하더라고요. 제 결혼식에 오라고 전화했는데 제 결혼식까지 안 왔어요. 저하고는 별 감정이 없었는데 엄마가 미우니까 저까지 보기 싫었나 봐요. 그래도 지금은 누나가 많이 회복돼서 저랑 같은 교회에 다니는데 대천에서 서울까지 교회를 나와요. 참 다행이죠.”

예수를 믿다

그의 방황은 교회를 나가면서 해결됐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반에서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11월 마지막째주에 ‘원석아, 교회 가자’고 하는 거예요. 저는 그때 공허해서 그랬는지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의 제안이었지만, 흔쾌히 승낙하고 친구 따라 교회를 갔어요. 개척교회였는데, 30평짜리 상가를 반을 나눠서 반은 사택 겸 교육관으로 사용하고, 반은 예배당으로 사용하는 교회였어요. 저는 교회 의자에 앉아있었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샴푸 향기도 아니고 비누 향기도 아니고 정말 처음 맡아보는 향이 저를 감싸는 거예요. 정말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향기... 그 향기가 저를 너무 편안하게 감쌌어요. 저는 어디서 나는 향기인가 하고 뒤를 돌아봤는데 그때 담임 전도사님이 걸어오셨어요. 그러면서 ‘정구 친구니?’라면서 손을 내미셔서 인사를 했는데, 굉장한 편안함을 느꼈어요. 그러면서 교회 다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고, 주일날만 다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12월에 학생부 총회를 하는데 글쎄 제가 학생회장이 된 거예요. 그때 아이들이 6명밖에 없었는데 인기투표 식으로 된 거였어요. 그래서 열심히 교회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다가 매일 교회를 가게 됐고 거의 교회에서 생활하는 날이 많아졌어요.”

방언까지 하게 되다

그는 독서실에 있다가 나가는데 교회 집사님을 만났다고 한다.

“그래서 ‘집사님, 어디 가세요?’라고 물었더니 ‘교회 간다’고 하시더라고요. ‘금요일 날도 예배가 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교회까지 제 자전거로 태워드린다고 해서 집사님을 제 뒤에 태우고 교회까지 가서 내려드리고 가려는데, 집사님이 저보고 ‘예배드리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럴까요?’ 하면서 들어갔어요. 그런데 기도하는데 막 눈물이 나는 거예요. 그러면서 어렸을 때 제가 잘못했던 기억들이 필름처럼 지나가는데, 너무 눈물이 나고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때 제 혀가 막 꼬이면서 방언이 나오더라고요. 저는 방언이 뭔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이게 은혜라는 거구나’ 하고 느꼈죠.”

치유가 되다

아빠에 대한 결핍을 가지고 있던 그가, 전혀 친하지 않은 친구에 의해 교회에 나가게 됐는데, 그 교회에서 은혜를 받고 방언을 받으면서, 하나님 아버지를 하나님 아빠로 받아들이면서, 그의 상처가 서서히 치유되기 시작했다.

“어느 한순간에 치유가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고요. 영화도 결론이 나기 위해서는 중간마다 복선을 깔아놓잖아요. 그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처음에 친하지 않은 친구가 저를 교회로 데려갔고, 교회를 처음 갔을 때 평생 맡아보지 못한 향기를 맡았고, 독서실 앞에서 교회 집사님을 만나 자전거로 교회까지 태워다 드리고, 예상치 못한 금요철야예배를 드리고, 방언을 받은 것도 그렇고, 수능 100일을 축하하는 날 교회 수련회 간다고 도망가서 어머니가 교회 와서 교회를 뒤집어놓고 가신 것도 그렇고, 집에서 칼을 가지고 오셔서 같이 죽자고 하신 것도 그렇고, 어머니가 자궁을 들어내시고 매일 죽겠다고 했을 때도, 이것들이 다 하나님의 복선인 것 같아요. 제가 이런 것들이 아니었으면 하나님을 제대로 안 믿고 치유도 못 받았을 거 아니에요? 하나님을 섬기고 나서부터는 아빠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하나님 아버지’도 ‘하나님 아빠’로 바꿔서 말해요. 예전에는 아빠라는 단어가 그렇게 싫더니 이제는 가장 많이 하는 단어가 아빠라는 단어예요. 만약 하나님 아빠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제가 있었을지 의문이에요. 하나님 아빠를 만나서 제가 여기까지 왔어요. 저를 만나주신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려요.”

신학 권유를 받다

그는 군대 제대하고 나서 담임목사님한테 신학 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매일 교회에서 살다시피 한 그에게 그 권유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는지 모르겠다.

“신학 하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 3일 동안 금식기도를 했어요. 그때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 이거였어요. ‘너와 같은 상처를 경험하는 아이들이 앞으로 더 많을 거다. 그러니까 아픔을 경험해 본 사람이 아픔을 공감해 줄 수 있잖니?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네가 위로가 돼줘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사실 그는 목회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마음에 회의가 있었다고 한다. 목회자란 목양을 해야 하는데, 목양을 받아보지 못한 자신이 어떻게 목양하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 많은 양떼들을 목양할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로서는 절대로 자신이 목양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는 아빠가 없다 보니 엄마한테 배운 게 화내고 쓴소리하는 거... 그런 것밖에 할 수 없는 자신이 어떻게 목양을 잘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하고 회의가 들 수밖에 없었다.

고2 때부터 과외하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수학 과외를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대학도 수학과를 진학했다. 그러고 나서 대학 때부터 계속 괴외를 하며 학원 강사를 했고, 2017년부터는 어필수학영어전문학원을 설립해 400여 명 가까운 학생들을 모으며 그 지역에서 제일 큰 학원으로 성장시켰다. 게다가 한국소비자산업평가 아카데미 1위라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제 경력을 바탕으로 저는 목사안수를 받은 후 대안학교를 하려고 했어요. 교회에 대한학교를 세우는 방법, 대안학교만 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교회가 다음세대를 외치긴 하지만, 그것에 대한 대안은 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대안학교를 하려면 경영을 먼저 해봐야 하니까 먼저 공부방을 시작했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크리스천 부모들도 있고 크리스천 아이들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목사라고 다 오픈하고 공부방을 운영했어요. 그러다 보니 신앙 상담하길 원하는 부모들도 계시고, 아이가 교회를 안 다니는 데 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부모들도 계시고, 그런 걸 보면서 ‘아, 이게 대안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학원을 만들라는 하나님의 음성

그렇게 하다가 기도원에 가서 ‘네가 학원을 만들어라’, ‘거기서 복음을 전하라’는 음성을 들었다.

“그래서 크리스천 학원을 시작하게 됐어요. 전 단지 학원을 키운다는 목적보단, 정말로 한명 한명한테 피드백을 해주면서 같이 기도해 주고 작품(아이들)을 만들어 가보자 하는 거예요. 아이들을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는 절대로 변화시킬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일주일이 168시간인데 주일에 한 번 교회 나와서 한 시간 예배드려서 나머지 167시간과 싸우는 건 쉽지 않아요. 저는 부모들한테 ‘학원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교회 보낸다고 생각하고 신앙 교육받는다고 생각하라’고 분명히 얘기했어요. ‘정말 퀄리티있게 가르치겠다, 수학도, 영어도, 여느 학원 못지않게 가르치겠다, 내가 스스로 400명 만든 경험이 있다, 그러니까 내가 커리어가 있다, 그렇지만 이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만큼 할 자신이 있다. 그렇지만 그게 1번은 아니다. 아이들이 여러분이 섬기는 교회에서 기둥으로 자라고, 앞으로의 시대 속에서 어느 직종으로 가든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다고 고백하는 아이들로 만들겠다’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저는 그래서 우리 학원이 한국교회의 모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경험한 사람만이 그 상처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기자 또한 아빠에 대한 상처가 있었기에 아빠에 대한 상처가 있는 사람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 그 역시 어렸을 때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방황을 많이 하면서 살았던 터라 방황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저는 청소년 시절에 탈선할 때 그게 탈선인지 잘 못 느꼈어요. 그게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부모가 크리스천이라면 그 기도 때문에 자식이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확신해요. 너를 사랑하는 부모의 기도와 목사님의 기도가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돌아보면 60년 동안 새벽기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기도하셨던 외할머니의 기도 덕분에 제가 방황하면서도 돌아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지금도 외할머니 생각하면 너무 보고 싶어요. 할머니는 연세가 드셔서 어눌하게 기도를 하셨지만, 그 기도가 군데군데 숨겨놓은 복선을 통해 예수를 믿게 하셨고, 저를 통해 많은 가족도 믿게 했던 것처럼, 지금 방황하는 친구들도,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분들을 통해, 힘을 얻고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그는 이제 담배 피우고 술 마시던 방랑자에서 어엿이 목사가 돼서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재능을 살려 크리스천 학원을 만들고 한 사람의 영혼을 살리는 작품을 만들려는 일을 하고 있다. 그를 통해 알게 된 건 한 사람이 바뀌게 되면 가정이 바뀌고 사회도 바뀌고 세상이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그를 보면서, 한 사람의 영혼의 중요성을 느끼면서, 앞으로 학원을 통해 많은 영혼이 그의 변화된 삶처럼 놀랍게 바뀌게 되는 역사가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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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계간 ‘치유’ 7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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