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랑과 사람을 사랑하는 사랑의
원줄기에 달린 66개의 가지와 수많은 잎들의 나무로서의 성경

제가 출석하는 교회의 4월 21일 주 대예배 설교내용 중 이런 말씀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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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기도드려야 돼요.

“주님, 내가 나의 주님이고 선생이신 예수를 닮기 원합니다. 저를 변화시켜 주옵소서. 내 생각과 지식과 마음이 주를 닮게 하시고, 내 삶의 중심이 되시고, 나를 주관하시사 내 삶의 가치관이 되어 주셔서 소경이었다가 은혜의 눈을 뜨는 그 은혜를 담아내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 닮은 마음이 나타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는 예수 안에서 눈떠지는 사람이어야 해요. 이제는 바른 가치관으로 바른 걸 보고 남의 눈의 티가 아닌 예수의 마음을 보는 사람들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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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기도, 제가 드리고 있는 기도, 그대로입니다. 표현은 그대로가 아니지만 내용은 꼭 그대로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저는 기도드릴 때면,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주시리라.”(마6:33) 이 말씀만은 마음 깊숙이 새겨 꼭 지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냥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마음, 그런 심령으로 기도드리게 해 주시라 기도드리는 가운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 ‘그의 나라와 그의 의’ 그러니까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보다 ‘먼저’ 먹고 마시고 입는 것으로 대변되는 육신생활에 필요한 것부터 구합니다. 순서가 바뀐 것입니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지요.

이에 ‘무슨 소리냐, 나는 다급할 때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구해 받은 것이 부지기수이다’ 할 사람도 많을 줄로 압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러나 그런 기도가 기도의 바른 방법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기도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들어 주신 것은 우리의 어림(幼)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자녀인 우리의 성장을 기다리시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우리의 영적성장, 신앙의 성장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가 우리의 최상최고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가치관’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일까요. 성경입니다. 성경 신구약 66권입니다. 어떻습니까. 공감이 된다기보다 김이 좀 샌 것 같은 느낌이지요. 사실인 것은 맞지만, 그 방대한 분량의 성경 전체라니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긴 성경(말씀)이 우리에게 하라 한 내용을 압축하고 압축하여 짧게 요약한 말씀이 있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희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마22:37-40)

하나님을 죽도록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자신같이 사랑하라 한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라는 것인데, ‘온 율법과 선지자’란 오늘날의 우리에게라면 성경 신구약 66권이 됩니다. 환언하면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 성경 전체의 강령이라는 말입니다.

여기에서 강령(綱領)에 해당되는 헬라어 κρεμαννυμι(크레마누미)에는, ‘~에 달려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온 율법과 선지자’, 오늘로 말할 것 같으면 신구약 66권의 말씀이 하나님 사랑과 사람 사랑이라는 원줄기에 달려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지요.

이 말씀을 공동번역 성경은 “이 두 계명이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로, 새번역 성경은 “이 두 계명에 온 율법과 예언서의 본 뜻이 달려 있다”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율법과 예언자들의 말씀이 이 두 계명에서 나온 것이다”로 옮긴 성경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에서의 ‘강령(綱領, κρεμαννυμι)’과 맥(脈)이 닿는 말씀이 있습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12:1)

이 말씀에서의 ‘영적’이라는 단어가 ‘강령(綱領 κρεμαννυμι)’과 맥이 통한다는 말입니다. 이 ‘영적(靈的)’이라는 말의 헬라어는 ‘λογικήν(로기켄)’으로 ‘합리적인’ ‘합당한’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영적 예배’란 ‘합리적인 예배’ ‘합당한 예배’라는 말인데, 이를 우리말 개역개정 성경은 그렇게 번역한 것이지요. 그리고 공동번역은 ‘진정한 예배’, 새번역은 ‘합당한 예배’로 번역했고요. 바꿔 말하면 우리의 몸 즉 우리의 전존재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것이 최상최고의 예배가 된다는 것이지요.

‘강령’이 ‘성경 전체의 기본이 되는 큰 줄기’를 의미하고, ‘영적’은 ‘최상최고의 예배’를 뜻한다면 이 두 어휘는 분명히 일맥상통한다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영적 예배, 즉 최상최고의 예배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일까요. 저는 방금 믿는 우리 각자가 자신의 전존재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것이라 말씀드렸는데, 그런 게 어떤 것일까요. 나 자신을 산 제물로 드린다는 것이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제물은 죽은 것이 보통인데, 살아있는 것이라면 죽여서 제상에 올리는 것이 보통인데, 살아있는 나를 살아있는 그대로 제물로 드리라 하고 있으니 무슨 뜻일까요.

우리의, 나의 삶을 제사(행위)로 하여 하나님께 드리라는 것입니다. 그런 삶이 ‘영적 예배’, ‘최상최고의 예배’라는 것입니다. 나의 삶 자체가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 예배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또 우리가, 내가 어떻게 살아야 ‘영적 예배’ ‘최상최고의 예배’가 되는 것일까요.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희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하나님을 죽도록 사랑하고, 이웃을 내 자신 같이 사랑하는 삶을 사는 것이 영적 예배 즉 최상최고의 예배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사람도 사랑하게 되어있습니다. 그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요, 그분의 섭리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 하면서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같은 하나님 사랑은 거짓입니다. 효자라는 사람이 형제자매와 불화하여 부모님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 효자가 아니라 불효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주셨습니다. 지금은 믿지 않는다 할지라도 모두가 언제 어떻게 믿게 될지 모르는 예비 신자들입니다.

자기가 자신의 신앙을 점검해 보고 싶다면 자신이 사람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면 됩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들도 사람을 사랑합니다. 공맹사상(孔孟思想) 중에도 외형적으로 보면 기독교사상과 같은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공자나 맹자에게는 예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그것은 진리가 아니고, 그러므로 그것에는 구원도 없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요14:6) 예수는 ‘생명(永生)’으로 가는 단 하나뿐인 ‘길’입니다. 그러므로 ‘진리’입니다.

그런데 성경 66권이 우리를 그 예수에게로, 생명의 길, 곧 진리의 길로 이끄는 등불(引導者)입니다. 성경 66권은 살아 왕성하게 활동하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뿐만 아니라 성경 신구약 66권은 하나님입니다.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1:1)

그러나 모든 사람 다에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믿는 사람에게만 그렇습니다. 성경을 사실(事實·史實)로 믿는 사람에게만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믿는 것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자기는 다 믿는다, 온전히 믿는다 하지만 착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성경을 아는 지식을 믿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떻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성경을 온전히 믿고 싶어해합니다. 그러나 그 같은 믿음은 원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기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딤3:16)이므로 읽을 때 성령께서 역사하심으로 깨달음의 밝은 빛을 비추시어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 되게 해 주십니다.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보게도 해 주십니다.

그럴 때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요15:4) 내가 예수 안에 있고 예수가 내 안에 있어, 예수와 내가 연합함으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는 나의 안에 있어 나의 주(인)님이 되고, 나는 갈수록 철저하게 종이 되어 육체적이고 세상적인 나의 생각, 나의 뜻을 버림으로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면, 그런 나는 주(인)님의 뜻만을 바라보며 그 뜻대로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도는 그냥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드리다가 죽게 되면 피하지 않고 죽는다는 각오와 결단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14:8)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말씀입니다. 그리니 애송(愛誦)하는 사람도 많지요. 그러나 대개는 주를 위해 받는 손해는 작은 것 하나일지라도 보기를 싫어합니다.

드리다가 그로 인해 죽게 되면 피하지 않고 죽는 기도, 말로야 누군들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시도는 해 봐야지요. 그것이 신자 되기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까요.

그리하면 진짜 신자로 되어 가는 것입니다. 하나님 사랑, 사람 사랑을 이뤄, 성경 전체의 강령 즉 성경 전체의 기본이 되는 큰 줄기를 나의 것으로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의 전존재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영적 예배, 최상최고의 예배로 드리는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같은 삶을 사는 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