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베이스볼>, 키스 로 지음, 김현성 옮김, 허구연 감수, 도서출판 두리반, 2020)

 2024년 KBO가 뜨겁습니다. 감독과 중계에 대한 불명예스러운 일들도 있지만, 세계 최초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AI가 판단하는 ‘로봇 심판’, ABS가 도입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ABS의 정확도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심판마다 달랐던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불만은 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KBO는 다시 돌아온 선수에 대한 기대와 선수들이 새롭게 갈아치울 기록들 때문에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MLB의 가장 높은 자리를 놓고 겨루는 경기를 ‘World Series’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미국은 야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죠. 그런데 지난 3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MLB 선수들은 응원 문화를 보고 한국의 야구 사랑에 감탄하면서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필자도 응원하는 야구팀이 있습니다. 목사이지만, ‘보살’이라고 불립니다. 꽤 열정적인 팬은 아니지만, 시즌 중에 10번 정도 경기장을 찾고, 휴가 때는 꼭 홈구장을 찾아서 직관하고 오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야구에 대해서 꽤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스마트 베이스볼>을 읽으면서 ‘야구에 대해서 안다고 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마트 베이스볼>의 저자 키스 로는 MLB의 한 구단에서 스탯 분석을 총괄했었고, 야구 칼럼니스트로 활동했으며, 지금은 미국의 대형 스포츠 언론인 ‘디 애슬레틱’에서 선임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키스 로는 <스마트 베이스볼>에서 현재 MLB에서 선수들을 평가하고 있는 스탯의 약점들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우리는 야구 경기 중계를 시청할 때 선수를 소개하는 정보를 아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투수의 방어율과 승수, 타자의 타율과 홈런 정도의 정보를 얻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잘 모르는 수많은 정보가 제공됩니다.

 야구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을 때, 아주 궁금한 게 있었습니다. 바로 ‘승리투수’입니다. 예전에 한 투수가 투수 꿈나무에게 ‘수비 믿고 던지면 안 되지. 네가 잡아야지.’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투수가 최선을 다해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말이지만, 그 투수의 상황이 많은 오해를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투수가 열심히 던졌는데 타선이나,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승리투수가 될 수 없습니다. 정규이닝인 9회를 넘어 연장까지 잘 던져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기도 하고, 견제구 하나로 승리투수가 되기도 합니다. 키스 로는 ‘승리의 공로나 패배의 책임을 투수 한 사람에게 돌린다는 것은 현대 야구에 대해 무지하다고밖에는 볼 수 없다. 선발투수가 승패의 전적을 떠안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너무나도 몰상식한 짓’(33-34)이라고 강하게 표현합니다. 그러면서 ‘최소 아홉 명이 노력한 결과를 한 사람의 공로로 인정하거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선발투수에게 승패의 책임을 돌리는 것은 바보짓’(41, 43)이라고까지 합니다.

 키스 로는 선발투수의 승뿐만 아니라 중간계투의 홀드, 마무리투수의 세이브, 타자의 타율과 타점, 주자의 도루 등에 대한 스탯도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정보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완전한 정보는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나 공식 기록원이 실책 여부를 결정하는 부분에 있어서 ‘인간의 주관성이 들어가면 기록의 가치는 바로 반감된다.’(49)고 보아서 안타, 타점 등의 스탯이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키스 로가 전해주는 야구에 대한 정보를 다 인지할 수는 없지만, 책을 덮을 때 ‘야구 몰라요.’라는 말을 남긴 야구 해설자가 떠올랐습니다. 야구선수의 스탯은 통계입니다. 통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확률이 높을 뿐이지 정확한 계산은 아닙니다. 따라서 야구계 스탯은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수정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야구의 스탯이 완전한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저에게는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응원하는 야구팀이 경기를 재밌게 해 주길 바라는 거요. 

 2024년 KBO 리그 정규시즌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순간보다 행복해하는 순간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오충환 목사 (꿈이있는미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