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으로 일어나라(1)

아프리카, 동아시아, 유럽, 태평양, 남아시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세계선교협의회(CWM)의 동아시아 지역 회의가 지난 3월 3일부터 8일까지 방콕에서 진행됐다. 이번 회의는 동아시아 지역 6개 회원 교회(Gereja Presbyterian Malaysia, Hong Kong Council of the Church of Christ in China, Presbyterian Church of Korea, Presbyterian Church of Myanmar, Myanmar, Presbyterian Church in Singapore, and Presbyterian Church in Taiwan)가 함께 했는데, 상황별 성경공부와 주제 발표, 그리고 소그룹 토론을 통해 각자의 영적 이해와 함께 감당하고 있는 과제들을 함께 분별의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장신대 김은혜 교수가 맡았던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신학적 재건을 통한 새로운 에큐메니즘과 새로운 신앙 공동체’라는 제목의 기조 강연은 에큐메니즘의 개념을 재고하고 에큐메니칼 운동의 방향을 바꿔, 지구상 모든 존재와 피조물들과 공생의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도록 안내했다. 기독교 가족의 일치와 인간 가족의 연대를 넘어 신성한 가족의 공생에 대해 숙고함으로, 인간 중심적인 신학적 전통을 성찰하고 인간을 지구상 모든 것과 얽혀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도왔다. 더불어 종말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요청하였는데, 이는 참석자들에게 깊은 신학적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

특별히 올해 주제가 “생명으로 일어서라 : 변화의 동반자, Rise to Life: Together in Transformation”였는데, 이는 모두가 골고루 풍성한 삶을 살기까지(요10:10)” 교육하고 실천하는 것을 비전으로 하는 활동을 하는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센터장으로서 우리나라 4명의 대표 가운데 한 사람으로 함께 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참가한 동아시아 회원교회들이 전한 각자가 처한 상황과 활동 경험은 그들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현존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고, 또 주제별 각 현장의 문제와 활동을 함께 식별하는 시간으로 초대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전회의는 6월에 더반에서 열리는 전체 총회를 준비하는 자리였다. 따라서 CWM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대의원의 역할, 선거 과정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이 있었고, 더불어 지역 이야기를 준비하는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는 우리가 계속 도전해가야 할 과제를 재확인하고 다짐하게 해주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동아시아 지역에 있어 이번 주제와 관련지어 생명을 풍성하게 얻으려면 무엇보다 기후위기, 기후재난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전쟁 이슈가 커지고 또 지역별로 계속되고 있는 큰 이슈들이 있어서인지 기후위기에 따른 생명에 관한 이슈는 다소 뒤로 밀린 듯했다. 지역별 소외된 생명의 목소리,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반드시 관심을 가지고, 공동체적으로 분별하고 공동 대응해야 할 것을 제대로 나누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참석을 미루다가 함께 하게 된 이유는 동아시아 지역 기독교인들이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있는 기후위기 상황이 궁금했고, 그들의 경험을 토대로 함께 기도하고 협력할 것을 찾고 싶었다. 3일 내 진행된 성경공부와 소주제 발표와 소그룹 토론에서 조금 언급되기는 했지만, 구체적이지 않았고 또 공동의 과제로 언급되지 않았다.

그래도 아직 전체 총회가 남아 있기는 하다. 동아시아를 비롯해 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우리나라의 선교사들이 파송되어 있는 선교지의 교회들이 직면하고 있는 기후위기의 현실을 함께 듣고, 그 위기의 한복판에서 복음을 어떻게 읽고 해석해야 할지 나누게 될 것을 기대한다. 교회와 선교 현장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대응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깊이 있게 논의함으로 함께 사는 길을 걷게 되길 기대한다.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