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인간성>, 칼 바르트, 새물결플러스, 2017)

   신학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다. 하나는 정통을 중요시 하는 복음계열, 즉 전통주의적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합리적 사유와 이성을 따르는 자유주의적 흐름이다. 이 두 가지의 흐름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아들로 존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이 된 인간으로 존재한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안셀무스의 “인간이 되신 하나님”이고 후자는 프레드릭 르누아르의 “신이 된 예수”일 것이다. 

   이번 칼 바르트의 “하나님의 인간성”은 그중에서도 후자에 관한 이야기를 서술한다. 하지만 그가 단순히 합리적인 면에서 아래에서 위로의 신학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모두가 알다시피 하나님과 인간의 질적 차이에 관하여 매우 강조한 신학자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하나님에게 닿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신성은 나사렛 예수의 인성을 취해야 할 것이다. 다만 그것에서 멈추지 않고 신성으로 높여지는 인간성이 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인간성”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인간성은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인간성이며 곧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을 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바르트는 분명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신학적 지점을 취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오해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무이한 지점이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신학의 강점은 바로 ‘공감성’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대표자가 되기 때문에 인간의 속성을 비롯하여 하나님을 인식하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바르트는 예수의 인간성이 일반적인 인간 속성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아마 그 인간성은 신성과 결합된 존재이기에 다른 것과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신성과 결합된 인간성, 그것이 곧 창조주 하나님이 바라시는 본래적인 인간상이라고 바르트는 주장한다. 따라서 ‘초월’에 근거한 인간성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지점이라 말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바르트의 삼중 계시가 설교, 선포, 예수에게 있다고 했을 때 인격적인 부분에 있어서 하나님의 인간성을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인 것이다. 

   그렇다면 ‘초월’의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바르트는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성이 창조 질서에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창조 질서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창조 이전에 이미 ‘예정’된 것과 동일하다. 신학을 개괄적으로 배울 때 바르트 후기 사상에 나타나는 것이 새로운 예정론과 화해설이 있을 것이다. 그 지점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 바르트의 말에 따르면 창조 이전에 예수를 선택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고 그 뜻에 순종함으로서 완전한 메시야 의식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있어서 바르트는 확실히 자유주의 계열의 신학적 방법론에 큰 도전을 던지고 있다. 그의 진술은 분명히 신학적이고 신앙적이다. 이전에 역사적 예수에 관련한 저서를 읽고 느낀 점을 간략하게 적었다. 대충 요약하자면 그 진술은 분명히 역사적이고 수용할 만한 상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그런 방법들은 신앙적 진술을 신뢰하지 못할 언어로 오해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바르트의 진술은 충분한 신학적 진술을 통해서 삼위일체의 경륜이 단순히 교리적인 측면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인들의 삶과 내면 안에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경우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