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목회를 위해 바울처럼 알바 + 사역?

업이 같으므로 함께 거하여 일을 하니.....(행18:3)

먼저, 어휘의 의미 정리부터

제목에서 사용한 어휘의 의미에 혼동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알바사역’이라고 표기한 용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간략하게 정의부터 해야겠다.(물론, 알바라는 말은 아르바이트의 한국식 약어이다.) 이것은 선교사역이 임시직의 아르바이트처럼 수행되어야 하느냐를 뜻하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목회사역, 혹은 선교사역시에 소요되는 제반경비를 목회자가 일정부분 스스로 감당하기 위하여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경제활동으로서의 파트타임 직업을 가져야 하느냐 의 차원에서 말하는 창작 용어이다. 그러므로, 알바사역이란 일정액의 수입이 보장되는 경제활동을 하면서 선교사역 혹은 목회사역에 임하는 형태를 지칭한다.

바울은 알바사역자였다고 말할 수 있는가?

사도행전 18:3은 바울이 일정액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선교사역을 했다는 분명한 증언이다. 이에 대한 살전2:9는 결정적이다.(형제들아 우리의 수고와 애쓴 것을 너희가 기억하리니 너희 아무에게도 누를 끼치지 아니하려고 밤과 낮으로 일하면서 너희에게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였노라)

하지만, 바울은 모든 경비를 완벽하게 조달해 가면서 선교사역 활동을 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다른 구절들을 참조해 볼 때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므로, 바울이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경비를 스스로 완벅하게 조달해 가며 선교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그렇게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갖게 된 주관적인 견해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더군다나, 바울의 친서들에서 나타나는 구절들은 그의 선교사역시 그에게 필요한 모든 경비를 스스로 완벽하게 충당하지 못했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후11:9 <개역개정 참조> 비용이 부족하였으되...마케도냐에서 온 형제들이 나의 부족한 것을 보충하였음이라)

그러면, 사도행전의 이 구절을 [바울이 스스로 자처했던 알바차원의 수공업 노동]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이다. 바울은 그의 선교사역을 감당할 때 알바차원에서 그의 수공업 노동으로 그의 활동에 필요한 소요경비의 일정부분을 충당했다. 사도행전 18:3은 이런 주장을 넉넉히 보증한다. 따라서, 바울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선교사역 관련 제반 경비를 전액 해결하지는 못했다고 할지라도 일정부분의 액수는 자신이 자신의 힘으로 해결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다.

성서적인 삶을 설교하는 목회자들이라면 ‘나를 본받으라’했던 바울처럼 알바사역?

이렇게 바울의 알바사역이 성서본문상 뒤집을 수 없는 명백성을 갖는다면 현대의 목회자들도 알바해야 하는 것 아닐까? 성서의 본문에 기록된 구절들을 인용하고 그 구절들을 해석하면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복을 받게 된다고 설교하는 목회자들이라면 말로만 그래야 한다고 설교할 것이 아니라 목회자 자신도 성서에 나타난 바울처럼 일정부분 자신에게 필요한 경비는 스스로 충당해 가며 목회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렇게 하는 것이 “성서적인 목회”를 외치는 목회자들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강단에 설 때마다 교인들에게는 성서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외쳐대면서 정작 목회자 자신은 왜 성서에 나타난 바울처럼 알바사역을 하지 않고 사례비가 많네 적네 하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일까?

성서에 나타난 바울의 알바사역은 하나님의 명령이나 말씀하신 형태로 기록되지 않았으므로 현대의 목회자들이 본받아야 할 성서적 모델이 아니라고 봐서 그런 것인가? 그러면,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는 설교를 할 때 하나님이 명령하고 말씀하신 형태로 기록된 본문만 하나님의 뜻이 나타난 본문으로 보고 그런 곳만 골라서 설교한단 말인가?

만일, 이 마지막 두 구절에 대해 ‘그렇다’고 긍정한다면 그것은 성서를 필요한 곳만 취사선택하여 마음에 드는 본문만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우겨대는 형국이 되고 만다. 그렇게 될 경우 중대한 위험에 맞닥뜨리게 된다. 성서전체가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것이 아니라고 하거나 성서의 일부분만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창세기 1장 1절부터 요한계시록 끝장 끝절까지 성서내용 전부가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뜻을 담고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다면, [성서대로, 성서적으로, 성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의 뜻대로]를 설교하는 목회자는 바울처럼 알바사역을 해야만 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닐까?

바울이 알바사역을 자처한 이유

위에서 이미 인용한 살전 2:9는 바울의 알바사역에 관한 한 어떤 부정적인 변명이나 다른 소리를 할 수 없게 하는 단정적인 구절이다. 단언코, 바울이 “돈 벌어 가며 하나님 일을 한 이유”는 교인들에게 재정적인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함이었다! (개역성서의 “누를 끼치지 아니하려고”의 [누]는 다른 번역에 [폐]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희랍어 원어로 [재정적인 부담 (financial burden)]이라는 의미이다.) 이 명백하고도 확정적인 바울의 진술을 뒤엎을 수 있는 다른 근거는 신약성서 어디에도 없다. 뿐만 아니라 고후 12:14도 이에 대한 바울의 입장을 명쾌하게 보여준다.(...너희에게 폐를 끼치지 아니하리라 나의 구하는 것은 너희 재물이 아니요 오직 너희니라...)

바울처럼 알바하면서 사역해야 성서적인 사역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성서적인 삶을 설교하는 목회자들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나를 본받으라”고 외쳤던 바울의 그 외침에 순종하여 적어도 얼마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파트타임직 정도는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여기서 부터 엄청난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성서적이란 무엇인가? 성서대로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인가? 아무리 보수적이고 아무리 철저하게 성경대로 살고자 애쓴다고 목청을 드높힌다 해도 성경에 기록된 글자 그대로 살아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를 본받으라”고 말했던 바울이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고 했다고 해서 이 말을 문자 그대로 시행하는 교인들은 “한국 땅에서” 이날 이때까지 못 보았고 ‘교회성장의 성서적 모델’이라고 불리는 대형 교회의 “성공적인(?)목회자”도 바울의 가르침 그대로 해야 한다면서 서로 입맞추며 문안해야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라고 가르친다는 말도 들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⑴성서의 본문과 ⑵지금 여기라는 삶의 현장과의 관계성을 필연적으로 연관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예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대로, 성서적으로,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의 계획에 맞춰... 등의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당위성이 제기된다. 성경에 글자로 나타나 있다고 해서 성서적이랄 수도 없고 그렇게 적혀 있으니 그것이 다 하나님의 뜻이랄 수도 없을 뿐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면서 성경 어디에 어떻게 기록되어 있으니 그대로 살아야 한다고 들이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말라기의 십일조 같은 문제도 심도있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필연성이 제기된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 일단 독자들에게 먼저 아래의 문제를 생각해 보길 바라면서 다음에 뵙길 청한다.

바울이 그렇게 했으니 바울이 했던 그대로 해야 성서적인 사역이 아닌가?
한 발 양보해서 바울이 했던 그대로 그렇게 알바사역을 해야 하는 것이 성서적 사역이라고 한다면, 아래의 이 말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고전11:1)

Follow my example, as I follow the example of Christ.(NIV)

가상적인 답

예수님은 공생애 이전에 목수일로 필요한 생활비를 벌었음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예수님도 공생애 기간 중에 적어도 알바로 목수일을 하여 어느 정도의 소요 경비를 충당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예수님처럼, 바울처럼, 현대의 목회자들로 알바사역하는 것이 성서적이다.!!...??

---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바로, 이런 혼란스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하여 [바울은 왜 현대의 파트타임직 개념과 비슷한 수공업 노동을 자처했던 것인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인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