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성 새예루살렘의 주인공” 계시록 21장 15절~27절

금 갈대로 척량하다

① (15절) “내게 말하는 자가 그 성과 그 문들과 성곽을 척량하려고 금 갈대를 가졌더라”

▶ 20장이 최종적인 심판의 비전이라면 21장은 최종적인 구원의 비전이다.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의 결국이 ‘불 못’이라면 생명책에 기록된 자의 결국은 ‘거룩한 성 예루살렘’이다. 사도 요한이 본 거룩한 성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도성과 하나님의 보좌다. 곧 하나님의 통치를 가리킨다. 거룩한 성 예루살렘은 건축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거룩한 성 예루살렘의 영광은 거룩한 성에 거하는 주인공들의 영광이다. 심판과 구원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이 하나님이심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하나님의 영광이다. 로마서에서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최종적인 영광을 가리켜 하나님의 자녀들의 출현이라고 증거 한다(롬 8:19~21).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 곧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의 주인공들이다. 따라서 거룩한 성 예루살렘은 천국의 모형 같은 건축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이 전한 복음에 의해 거듭난 거룩한 성도들이다. 거룩한 성 예루살렘의 특징을 요약하면 세 가지다.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 ‘어린 양의 십 이 사도의 열 두 이름이 새겨진 열 두 기초석 위에 세워진 성곽’과 ‘열 두 지파의 이름들이 새겨진 열 두 문’이다.

▶ ‘내게 말하는 자’는 “일곱 대접을 가지고 마지막 일곱 재앙을 담은 일곱 천사 중 하나(계 21:9)”다. 재앙과 심판의 최종 목적이 구원과 새 창조임을 거듭해서 강조하고 있다. 본문은 계시록 11장에서 땅에 있는 옛 성전을 척량했던 장면과 대비된다. “또 내게 지팡이 같은 갈대를 주며 말하기를 일어나서 하나님의 성전과 제단과 그 안에서 경배하는 자들을 척량하되(계 11:1)” 지팡이 같은 갈대는 척량하는 측정 도구다. 헬라어 카논은 문자적으로 ‘반듯하고 긴 갈대’인데 고대에 사물을 측정하는 자(기준)로 사용되었다. 정경을 의미하는 캐논(Canon)은 헬라어 카논에서 온 것인데 캐논은 표준, 척도, 기준이란 뜻이다. 따라서 갈대는 정경(캐논),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리킨다. 척량의 대상이 ‘성전과 제단과 그 안에서 경배하는 자들’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팡이 같은 갈대로 척량하신 목적은 타락한 성전을 허물고 거룩한 성전을 재건축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지팡이는 징계를 상징한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더러운 것은 깨끗케 하시기 위함이다. 하나님께서 사도 요한에게 말씀을 기준으로 거룩한 새 성전에 합당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척량하는 사명을 맡기신 것이다. 11장과 21장의 차이점은 전자가 땅 위에 옛 성전인 반면에 후자는 하늘에서 내려온 새 성전이라는 것이다. 전자가 지팡이 같은 갈대로 척량했다면 후자는 금 갈대로 척량한다. 전자가 재건축을 위한 척량이라면 후자는 신축된 성전에 들어가기에 합당한 자를 선별하는 척량이다. 척량하는 대상에 주목해야 한다. “그 성과 그 문들과 성곽”이다. 도성은 하나님의 통치를 의미하고, 문은 합당한 자만 들어가는 천국의 관문을 의미한다. 또한 열 두 기초석 위에 세워진 성곽은 천국의 토대가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가르침 위에 세워져야 함을 의미한다. ‘그 성과 그 문들과 성곽’은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을 구성하고 있는 거룩한 성도들이다.

② (16절) “그 성은 네모가 반듯하여 장광이 같은지라 그 갈대로 그 성을 척량하니 일만 이천 스다디온이요 장과 광과 고가 같더라”

▶ (메시지 성경) ‘그 도성은 완벽한 정사각형이었습니다. 천사는 측량자로 도성을 재었는데, 길이와 폭과 높이가 똑같이 12,000 스타디온이었습니다’ 도성은 하나님의 통치와 하나님의 임재를 뜻한다. 12,000 스타디온을 환산하면 2,220Km다. 이는 단순히 도성의 방대한 규모를 말하는 게 아니다. 본문의 핵심적 구절은 ‘네모가 반듯하여’라는 말씀이다. 그 성이 그 갈대로 척량해 보니, 다시 말해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척량했을 때 한 치의 오차도 벗어나지 않고 온전하고 완벽하다는 것이다. 거룩한 성이 온전하듯 그 곳에 합당한 자들도 온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자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 기록되었으되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찌어다 하셨느니라(벧전 1:15~16)”,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아리 못하느뇨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고전 3:16~17)”,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마 5:48)” 사람이 무엇으로 거룩해지고 온전해질 수 있을까?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 짐이라(딤전 4:5)” 오직 말씀과 기도의 능력으로 거룩해지고 온전해 진다.

③ (17절) “그 성곽을 척량하매 일백 사십 사 규빗이니 사람의 척량 곧 천사의 척량이라”

▶ 성곽의 두께를 요즘으로 환산하면 약 65m인데 단지 성벽의 두께를 말하는 게 아니다. ‘일만 이천’과 ‘일백 사십사’는 앞서 살펴 본 ‘십사만 사천’과 같은 상징적인 숫자다. “내가 인침을 받은 자의 수를 들으니 이스라엘 자손의 각 지파 중에서 인침을 받은 자들이 십사만 사천이니(계 7:4)”, “또 내가 보니 보라 어린 양이 시온 산에 섰고 그와 함께 십사만 사천이 서 있는데 그들의 이마에는 어린 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을 쓴 것이 있더라(계 14:1)”, “그들이 보좌 앞과 네 생물과 장로들 앞에서 새 노래를 부르니 땅에서 속량함을 받은 십사만 사천 밖에는 능히 이 노래를 배울 자가 없더라(계 14:3)” 교회가 건물이 아니라 부르심을 받은 성도이듯, 거룩한 성 예루살렘의 성곽은 건축물이 아니라 십사만 사천이 가리키는 의미와 동일한, 인 치심을 받은 자, 새 노래를 부르는 자 곧 믿음의 선한 싸움에서 승리한 구원받은 모든 성도들을 가리킨다.

2.​ 성곽과 성곽의 기초석

① (18절~20절) “그 성곽은 벽옥으로 쌓였고 그 성은 정금인데 맑은 유리 같더라”

▶ 본문은 단순히 성곽의 건축자재를 말하는 게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벽옥(璧玉)’은 품질이 좋고 아름다운 옥이라는 뜻과 더불어 고상한 인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벽옥과 정금은 벽옥 같은 믿음의 사람, 정금 같은 믿음의 성도를 가리키는 은유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욥 23:10)” 사람이 벽옥같이 되려면 절차탁마(切磋琢磨, 끊을 :절, 갈 :차, 다듬을 :탁, 갈 :마)해야 된다. 다이아몬드 원석이 보석이 되려면 톱으로 끊고, 줄로 쓸어 갈고, 끌로 쪼고, 숫돌로 가는 과정을 거쳐야 된다. 사람이 정금같이 되려면 용광로에서 제련과정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해야만 한다. 거룩한 성 예루살렘의 주인공들은 고난과 박해 가운데서 끝까지 인내하며 믿음을 지켜낸 벽옥 같은 믿음과 정금 같은 믿음을 가진 성도들이다.

② (19절~20절) “그 성의 성곽의 기초석은 각색 보석으로 꾸몄는데 첫째 기초석은 벽옥이요 둘째는 남보석이요 셋째는 옥수요 넷째는 녹보석이요 다섯째는 홍마노요 여섯째는 홍보석이요 일곱째는 황옥이요 여덟째는 녹옥이요 아홉째는 담황옥이요 열째는 비취옥이요 열 한째는 청옥이요 열 둘째는 자정이라”

▶ 이 말씀은 성곽의 기초석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는 화려한 보석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성곽의 기초석이란 구절에 주목해야 한다.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이 돌이 되셨느니라.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 2:20~22)” 교회는 건축물이 아니라 부르심을 입은 성도들(에클레시아, 세상에서 불러 모아진 거룩하게 구별된 이들의 모임, 곧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신앙 공동체)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거룩한 성 예루살렘도 천국의 모형이나 새로운 건축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이 전한 복음에 의해 새롭게 지음 받은 거룩한 성도들이다. 거룩한 성 예루살렘을 둘러싼 ‘성곽의 기초석’ 곧 반석과 토대는 어린 양의 열 두 사도다. 진정한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신앙의 토대 위에 세워져야 함을 의미한다.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가르침과는 무관한 무늬만 기독교와 무늬만 크리스천이 너무 많다.

③ (21절) “그 열 두 문은 열 두 진주니 문마다 한 진주요 성의 길은 맑은 유리 같은 정금이더라”

▶ 열 두 문은 천국에 들어가는 관문인데 단순히 진주로 제작된 문의 재료를 말하는 게 아니다. 진주는 조개가 모래알 같은 이물질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체액(mother of pearl)을 분비해서 몸속에 들어온 모래를 오랜 세월 감싸고 품어서 생성되는 보석이다. 꽃이 진 자리에 열매가 맺히듯 천국 문을 통과하려면, 인생에서 모래알 같은 고난과 시련을 품고 인내하는 부단한 과정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엡 4:13)까지 성숙해야 됨을 뜻한다. 성의 길이 맑은 유리 같은 정금이라는 말씀도 단순히 천국이 황금 길이라는 말이 아니다. 어린이 복음성가의 가사에 잘 드러난다. ‘천국에 들어가는 길은 예수님뿐이지요. 황금 집으로 가는 길도 예수님뿐이지요. 다른 길은 다른 길은 다른 길은 없어요. 아멘! 천국에 들어가는 길은 예수님뿐이지요’ 천국 가는 길은 오직 예수님 한 뿐이시다. 다른 길은 없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 양의 문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들어가야지 담을 넘어 들어가면 강도요 도적이다.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가 아닌 돈 그리스도 같은 다른 구원의 길을 제시하는 예수님과 아무 상관없는 교회들이 아주 많다.

3.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

① (22절) “성안에 성전을 내가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및 어린 양이 그 성전이심이라”

▶ 전능하신 하나님과 어린 양 예수그리스도가 그 성전이시라는 말씀은, 거룩한 새 예루살렘과 그 안에 있는 성전이 눈에 보이는 건축물이 아님을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 사도요한이 보고 있는 거룩한 새 예루살렘성은 하나님의 영광이며 죽으시고 부활하신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다. 이는 죽기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좇아 의의 최후 승리인 부활에 참예한 거룩한 성도들, 곧 하나님의 자녀들과 하나님의 백성들의 빛나는 영광이다. 그 찬란한 승리와 하늘의 영광을 거룩한 성 예루살렘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성전은 하나님과 어린 양이시고 거룩한 성은 거룩한 성도들이다.

② (23절~25절) “그 성은 해나 달의 비췸이 쓸데없으니 이는 하나님의 영광이 비취고 어린 양이 그 등이 되심이라 만국이 그 빛 가운데로 다니고 땅의 왕들이 자기 영광을 가지고 그리로 들어오리라 성문들이 낮에 도무지 닫지 아니하리니 거기는 밤이 없음이라”

▶ 천국에는 밤이 없고 낮만 있다는 말이 아니다. 성안에 성전을 보지 못한 사도 요한과 달리 선지자 에스겔은 성전의 내부까지 들어가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에스겔이 본 성전의 특징은 창문이 없다. 하나님의 영광과 예수그리스도의 빛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그가 안으로 들어가서...내게 이르시되 이는 지성소니라 하고(겔 41:3~4)” 성전 안에 있는 지성소에 에스겔도 들어가지 못했다. 지성소는 하나님의 보좌와 그 우편의 어린 양이 계신 지극히 거룩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하나님의 자리’를 뜻한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은 최종 결정권자이시고 최종심판자이신 하나님의 자리를 비워두는 것이다.

③ (26절~27절) “사람들이 만국의 영광과 존귀를 가지고 그리로 들어오겠고 무엇이든지 속된 것이나 가증한 일 또는 거짓말 하는 자는 결코 그리로 들어오지 못하되 오직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뿐이라”

▶ 본문은 세상의 영광과 권세, 세상의 자랑과 존귀로는 결코 천국에 들어 올 수 없음을 확언하는 반어적 표현이다.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뇨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뇨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뇨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영광이 그에게 세세에 있으리로다 아멘(롬 11:36)” 천국에는 세상의 영광이나 자랑이 다 쓸데없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 가득하다는 뜻이다. 천국은 무슨 공덕이나 위대한 업적으로 가는 곳이 아님을 증거 한다. (메시지 성경) ‘더럽거나 더럽혀진 것은 무엇이든 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할 것입니다. 더럽히거나 속이는 자들도 들어오지 못할 것입니다. 오직 어린 양의 생명책에 이름이 적혀 있는 사람들만 들어올 것입니다’ 21장의 최종적인 결론이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에 주인공, 천국에 합당한 자는 누구인가? 세상의 부요와 명예, 세상의 권세와 자랑이 아니라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뿐이다.

▶ 누가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될까?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으로 말씀대로 준행한 사람들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으로 말씀대로 준행한 사람은 누구인가?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인자가 아버지의 영광으로 그 천사들과 함께 오리니 그 때에 각 사람의 행 한대로 갚으리라(마 16:24~27)”, “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눅 9:23~24)”,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존하리라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 나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자도 거기 있으리니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저를 귀히 여기시리라(요 12:25~26)”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는 십자가와 부활에 참예한 자들뿐이다. 계시록 21장은 비록 하나님의 심판으로 옛 성전의 건물이 무너졌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으로 말씀대로 준행한 성도들이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으로 세워지는 장엄한 광경 곧 그리스도의 몸 된 진정한 교회의 재건을 선포하고 있다.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느니라(고전 5:1)” 땅에 있는 타락한 성전의 파괴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전을 세우는 필연적 과정이다. 타락한 교회의 몰락을 슬퍼하기보다 거룩한 교회의 출현을 고대하며 온전한 신앙을 위해 더 매진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