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산골 마을에서 2006년 제야의 종소리를 인터넷중계로 듣는다. 최근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를 읽어서인지 2006년 송년이건 2007년 신년이건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암튼 새해를 맞았으니 새해에도 하나님이 주시는 복 많이 받고 더 선하고 더 좋은 일 많이 하시라고 여러분 모두에게 새해 인사를 드린다.

▲ 대관령 산막으로 오르는 등산로 계곡에서

당당뉴스가 관리하는 이메일 주소록으로 자동이름 넣기 기능을 이용해서 한꺼번에 이메일을 보내다가 그만 받는 사람 이름과 제목을 구별하지 못하고 이어쓰게 함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 좌경? 정진권목사 위한기도회 열린다."라고 제목의 일부로 이메일이 날아간 것이다.

졸지에 이름 석자에, 좌경이라 칭한 이메일 받아본 사람들이 꽤 많이 당황했던 것 같다. 더구나 보내는 사람의 이메일 주소를 별 생각없이 김오성목사의 것으로 했으니 엉뚱한 이메일 제목 탓으로 김오성목사도 꽤나 어려움을 치뤘나보다.

새삼 이 지면을 빌려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겪은 해프닝치고는 아무리 실수라고는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너무 했다고 생각한다. 아뭏든 용서를 빈다.

건강이 신통찮으니 요양 겸 성찰의 기회를 갖고자 대관령 산골마을에서 지낸 지도 어느듯 한 달이 다되어 간다. 대관령답게 좀 춥긴하고 석유보일러를 내쳐 때려니 부담은 되지만 혼자서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다.

너무 춥다보니 생각만큼 산에 오르는 시간이 많지 않다. 주로 마을 주변을 걷는 것으로 대신한다. 혈당은 꽤 떨어졌지만 안심할 만큼은 아니다. 틈틈이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인터넷으로 영화도 보고 당당뉴스도 편집하면서 지낸다. 아직 애초에 맘먹은 본격적인 글쓰기는 시작도 못하고 있다.

할 일 많은 세상인데, 나는 여기에 왜 와 있는 것일까?

▲ 지난번 대관령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서울연회 심사위원회의 김홍도목사 '기소유예'와 서울연회 재판위원회의 서기종목사 '근신' 처분받은 것이 "그건 아니다" 라고 생각해서 였을까?

아니면 필리핀 고광태 선교사 폭력사건에 대한 선교국 행정관리위원회의 웃기는 양비론 처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몇몇 분쟁교회들의 여전하고 구태의연한 소식들을 전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신경 쓰임 때문이었을까?

하여간 당분간 서울을 떠나서 생활해보기로 했다. 이미 목회 미파송 2년을 넘기고 휴직으로 들어가는 감리교 목회자의 자격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일찌감치 퇴회해버릴까, 아니면 차라리 공상퇴회라도 할까?

당당뉴스의 미래는 어떻게 해야하나? 정말이지 기독교 대안언론으로서의 당당뉴스 편집과 취재 일을 맡아서 해줄 젊은 사람들은 없는 걸까? 안해와 아이들에게 지금 내 모습은 어떻게 비추어지는 것일까? 식구들에겐 너무 미안할 뿐이다.

몇몇 매우 가깝게 지낸다고 하는 분들에게서도 갈수록 건널 수 없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대부분 살만한 자리에 살고 있고 난 그렇지 못하기 때문일까? 난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정신을 차려라! 새해도 맞았으니 좀 더 기도하자, 좀 더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보자, 좀 더 몸과 마음을 추스리자, 좀 더 진지하게 모든 일을 생각하고 판단하자! 2007년은 보다더 깨끗하고 맑은 정신으로 살아야한다.

이미 2006년의 시간은 지났다. 어느덧 2007년 새해다. 마침 동해바다에 가까운 곳이니 내일 새벽엔 정동진이라도 가 일출 보고나서, 다시 차근차근 2007년 새해를 계획하고 정리해보기로 하자.

▲ 아내가 다녀가며 생일선물로 전해준 털모자를 썼다. 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