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하는 여인 - 레아

(창29:31-35)

“아버지! 난 싫어요.”

“애야, 그래도 네가 언닌데, 그럼 어떻게 하겠니.”

“그래도 난 못해요. 야곱이 날 사랑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더군다나 아침에 라헬이 아닌 게 탄로날 게 뻔한데, 챙피해서 어떻게 살라고 하세요.”

“어-휴! 네 심정을 모르는 게 아니지만 이 애비를 봐서라도 눈 한번 딱 감고 라헬의 천막에 있어라.”

“흑흑흑! 아버지, 너무 하세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부부관계를 가지라니 정말 잔인하세요.”

야곱이 아버지 이삭과 형 에서를 속이고 도망쳐서 외삼촌 라반의 집에 한 달을 머물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라반이 야곱에게 말했다.

“야곱아! 비록 네가 조카이지만 우리 집에서 일을 하겠느냐?”

“예-옛! 외삼촌? 정말, 제가 이곳에서 일해도 되나요?”

“물론이지.”

“좋아요.”

야곱은 라반이 자신을 기꺼이 받아준 것에 고마워서 그리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라반이 다시 말했다.

“야곱아! 하지만 네가 아무리 내 조카라고 하지만 그래도 품삯은 주겠다. 그러니 어떻게 해 주면 좋겠느냐?”

야곱은 순간, 두근거렸다. 라반에게는 두 딸이 있었는데, 언니는 레아였다. 하지만 시력이 약했다. 동생은 라헬인데, 매우 곱고 아름다웠다. 그래서 라헬을 더 사랑하였는데, 라헬과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라반이 흔쾌히 승낙을 했다.

“좋구나. 라헬을 타인에게 주는 것보다 내 조카에게 주는 것이 훨씬 났지. 그렇게 하자구나.”

그리하여 야곱은 라헬을 사랑했기 때문에 칠 년 동안 라반을 위하여 열심히 일했다. 야곱은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라헬을 생각하며 칠 년을 며칠 같이 여기며 보냈다. 그리고 드디어 칠 년이 끝나자 야곱은 라반에게 말했다.

“외삼촌! 약속한 칠 년이 되었으니, 이제 라헬을 제 아내로 주세요. 제가 라헬의 침소에 들어가겠어요.”

“그래. 벌써 칠 년의 세월이 흘렀구나.”

“예.”

“그렇다면 오늘 마을 잔치를 하고 신방을 차려주겠다.”

“감사합니다. 외삼촌! 아니, 장인 어른!”

야곱은 신바람이 났다. 오매불망 잊지 못했던 라헬과 드디어 부부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야곱은 설레임으로 저녁에 라헬의 침소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 밤에 라반은 레아와 실랭이를 벌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버지! 제발 명을 거두어 주세요.”

“애야, 그럴 수가 없단다. 네가 이 애비의 입장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결국 레아는 아버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라헬의 침소에 들어가서 야곱을 기다렸다.

그런데 야곱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라헬의 처소에 들어가서 신혼의 하룻밤을 자고 아침을 맞이했다. 그러나 눈을 떠보니 라헬이 아니라 레아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당황한 야곱은 소리쳤다.

“아니, 이게 누구요? 당신은 레아가 아니오.”

“……”

레아는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레아!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오?”

“그게…, 그러니까 아버지께서 시켜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죄송해요.”

“뭐요? 외삼촌이 시킨 일이라구요?”

야곱은 화가 나서 외삼촌에게 따져 물었다.

“외삼촌?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습니까? 내가 라헬을 위하여 뼈 빠지게 일을 했건만 외삼촌이 나를 속여 레아를 색시로 주면 어떻게 하란 말씀입니까?”

“야곱! 미안하네. 그러나 우리 지방의 풍습에 언니보다 동생이 먼저 시집가는 법이 없다네. 그러니 자네가 이해하게.”

“허-참, 그래도 그렇지요. 외삼촌도 아시잖아요. 나는 레아가 아니라 라헬을 좋아한단 말이예요. 그런데 사랑하지도 않는 레아와 어떻게 부부로 살 수 있겠습니까?”

“정 그렇다면 자네가 무조건 칠 일을 일하게나. 그러면 내가 라헬을 자네에게 주겠네. 그리고 칠 년 동안 나를 위해서 일을 하게.”

야곱은 억울했지만 라헬을 얻기 위해 칠 일 동안 일을 했다. 그리고 야곱은 드디어 라헬을 아내로 얻었다. 하지만 야곱은 다시 라반을 위해 칠 년 동안 머슴살이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야곱은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했다.

레아는 야곱이 동생 라헬과 사랑의 소꿉놀이를 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항상 눈물과 한숨으로 기나긴 밤을 새웠다.

“흑흑흑! 아-하! 나는 언제 야곱에게 사랑을 받을 수가 있을까?”

그런데 하나님께서 레아가 야곱에게 사랑을 받지 못함을 보시고 레아의 태를 열어 주셨다. 그래서 어쩌다 자신의 침소에 들어온 야곱과 부부관계를 맺었는데 덜컥 임신을 하게 되었고, 아들을 낳았다. 그러자 레아는 감격하여 고백했다.

“하나님께서 나의 괴로움을 돌보셨구나. 그래. 이름을 르후벤이라고 부르자. 하나님께서 나의 괴로움을 보셨으니 이제 야곱이 나를 사랑하게 될 거야.”

그러나 여전히 야곱은 라헬만을 사랑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라헬은 아직도 아들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몇 년 후에 또 다시 레아가 임신을 하게 되어 아들을 낳게 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도 레아가 말했다.

“하나님께서 내가 사랑을 받지 못함을 들으셨음으로 내게 이 아들을 주셨구나. 그러니 시므온이라고 부르자.”

그렇지만 야곱은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했다. 다만 야곱은 가끔씩 아들들을 보려 레아의 천막에 들어왔고, 어쩌다가 레아와 부부관계를 맺곤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레아는 임신을 하게 되었고, 아들을 또 낳았다. 그러자 레아는 그동안 야곱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버리고 옹골지게 말했다.

“이제 나는 야곱에게 세 아들을 낳았으니 야곱이 지금부터 나와 연합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레위라고 하자.”

그러나 야속하게도 야곱은 레아를 사랑하지 않았고, 오직 라헬만 사랑했다. 그래서 비록 야곱의 세 아들을 낳았지만 레아는 여전히 슬픔 속에 갇혀 지냈다. 그런데 레아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야곱이 우연히 자신의 침소에 들어왔다가 하룻밤을 지내고 갔는데, 또 임신을 하게 되었고, 아들을 낳았다. 그러자 레아는 곰곰이 생각했다.

“으-음! 이건 좀 이상해. 야곱이 사랑하는 건 라헬인데, 어째서 사랑하지도 않는 나에게만 아들이 생기는 걸까?”

그때 레아는 번뜩 깨달았다.

“아-하 그렇구나. 부부가 아무리 사랑해도 하나님께서 태를 열어 주지 않으면 자식이 생기지 않는 거야. 그러니 야곱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나에겐 태를 열어 주셨고, 라헬에겐 태를 닫으신 거야.”

레아는 이렇게 태의 비밀을 알게 되자 야곱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라헬에 대한 질투도 사라졌다. 그래서 네 번째로 얻은 아들을 보며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평안한 감정으로 이름을 지었다.

“내가 이제는 어떤 나쁜 생각과 감정도 가지지 않으리라. 따라서 이제는 하나님을 찬송하리라. 이 아들의 이름을 유다라고 짖자.”

레아는 비로서 마음에 기쁨을 얻었다. 그러자 레아는 출산이 멈추었다.

세월이 어느 덧 흘렀다. 레아는 네 아들과 더불어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라헬은 여전히 임신을 하지 못했고, 레아를 시기 질투했다. 그래서 라헬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야곱을 괴롭혔다.

“야곱! 내가 미치는 꼴을 보고 싶어요? 언니와 그 자식들의 웃음소리만 들어도 돌아버리겠어요.”

“허허허, 라헬? 자매끼리 왜 그러시오.” 언니네 식구와 사이좋게 지내면 좋지 않겠소.”

“무슨 소리예요. 난 자식이 없잖아요. 그런데 레아 언니는 자식들의 재롱에 희희낙락하는 게

꼴도 보기 싫어요.“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

”야곱? 당신은 정말 날 사랑하는 거 맞나요? 그러면 나로 하여금 자식을 낳게 해 줘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미쳐 죽을 거예요.”

순간 야곱은 매우 난처했다. 자신은 분명 라헬을 사랑하는데 라헬에게서 자식이 없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래서 라헬이 자식을 낳지 못하면 죽겠다고 협박을 하자 쩔쩔매며 겨우 말했다.

“후-유! 라헬? 자식을 낳게 하는 것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거요. 하나님께서 태를 열어주지 않으시면 나도 어찌할 수 없잖소. 그러니 제발….”

“집어 치어욧!”

라헬은 몸을 부르르 떨며 야곱의 말을 듣지도 않고 표독스럽게 말했다.

“알았어요. 그러면 내 몸종 빌하의 침소에 들어가서 나를 대신하여 애기를 갖게 해 주세욧.”

그러자 야곱은 펄쩍 뛰며 말했다.

“라헬? 지금 뭐라고 하셨소. 제 정신이오? 어떻게 몸종과 부부관계를 맺으라는 거요.”

“뭐가 어때서요. 당신은 계집을 품으니까 좋지 않나요. 나는 내 몸종을 통해서라도 내 무릎에 아들을 반드시 두겠어요. 전 이렇게 해서라도 언니를 이겨야겠어요. 그러니 딴 소리하지 말고 얼른 빌하의 침소에 들어가세요.”

이리하여 야곱은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빌하와 부부관계를 맺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빌하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러자 라헬은 감격하여 울며 말했다.

“흑흑흑! 하나님, 감사합니다. 비록 제 몸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제 기도를 들으시고 억울함을 풀어 주셔서 아들을 주셨으니, 단이라고 부르겠습니다.”

하지만 라헬은 레아와 그의 자식들의 숫자에 비해 자신이 아직 열세임을 알고 서둘러 빌하가 임신하기를 바랬다. 그랬더니 정말 빌하가 다시 임신하게 되어 아들을 낳았다. 그러자 라헬은 거드름을 피며 말했다.

“호호호! 내가 언니와 크게 경쟁하여 이겼네. 이름을 납달리라고 지어야지.”

한편 레아는 동생 라헬과 야곱 쟁탈전에서 자유로웠다. 그래서 야곱이 자신의 침소에 들어오지 않아도 속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라헬이 자신의 몸종을 통해 연거푸 두 명의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평안했던 마음이 흔들렸다.

“으-음, 라헬, 요 앙큼한 계집! 지가 아들을 낳지 못하니까 몸종을 통해 아들을 낳게 해. 아주 나쁜 년이야. 그러면 이제 난 어떻게 할까? 으-음, 그래. 나도 내 몸종 실바를 통해 아들을 낳도록 하자.”

그래서 레아도 자신의 몸종을 통해 야곱의 아들을 낳도록 전략을 세웠고, 마침내 실바가 아들을 낳았다. 그러자 레아가 기뻐서 말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다시 아들을 주시는구나. 나는 참 복되도다. 그래, 이름을 갓이라고 불러야겠다.”

그런데 실바가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러자 레아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하하하! 라헬의 꿍꿍이 속셈이 치졸했는데, 결국 나만 더 좋아졌네. 기쁘도다. 세상의 모든 여인네들이 나를 기쁜 자라고 부를 거야. 이번에는 이름을 아셀이라고 부르자.”

라헬은 꼼수를 두면서까지 레아 언니를 크게 이기고 싶었지만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혹을 떼려다가 혹이 두 개나 붙게된 꼴이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라헬과 레아의 싸움에서 빌하와 실바가 가세하여 야곱과의 하룻밤을 보낸다는 것이 쉽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레아의 큰 아들인 르우벤이 들에서 일을 하다가 임신을 촉진시키는 합환채를 얻어 레아에게 드렸다. 우연히 이 소식을 들은 라헬은 귀가 솔깃하여 레아에게 가서 말했다.

“언니, 언니한테 합환채가 있다고 하던데, 그거 나 줘요. 언니에게는 쓸모도 없잖아요. 기나긴 밤에 서방이 찾아오겠수, 아니면 언니가 바람이라도 필 거유. 그러니 나한테 넘겨 줘요.”

그러자 그 동안 야곱의 아들을 네 명씩이나 낳았으면서도 지금까지 야곱의 첫 번째 아내로서 대접을 받지 못했던 것이 서러웠던 레아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라헬, 듣자듣자 하니 이젠 못 할 말도 없구나. 야곱이 제 아무리 너를 사랑한다고 네까짓 년이 뭔데, 내 물건을 빼앗으려고 하는 게야?”

“흥, 그냥 주기 싫으면 관 둬. 치사하게 누가 공짜로 달래? 합환채를 주는 댓가로 오늘밤에 야곱과 동침하게 해 줄게. 그럼, 됐어?”

“그러면 좋지. 자, 여기 있어. 가져 가.”

레아는 유다를 낳고 야곱과 부부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합환채 때문에 야곱과 동침하게 된다는 말에 설레여 얼른 합환채를 라헬에게 던져주고, 흥얼거리며 야곱이 들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야곱이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러자 레아는 다정하게 나가 야곱을 맞이했다.

“야곱! 어셔 오세용.”

“아니, 레아? 왜 당신이 여기에 있는 게요? 라헬은 어디 갔소? 아니면 어디가 아프오?”

레아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 아니예요. 오늘 당신은 내 거예요. 내가 르우벤의 합환채로 당신을 샀거든요. 그러니 궁금해 하지 마시고, 어서 내 침소로 들어오세요.”

야곱은 엉겁결에 레아와 동침을 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레아의 아픈 사정과 형편을 들으시고, 레아의 태를 다시 열어주셔서 아들을 낳게 하셨다. 그랬더니 레아는 너무나 좋아서 최근에 벌어진 일들을 회상하며 말했다.

“나는 자식 때문에 라헬과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는데, 라헬이 몸종을 통해 야곱의 아들을 낳으니까 나도 어쩔 수 없이 내 몸종을 야곱에게 주었던 게지. 난 태가 닫혀 임신을 하지 못하는 줄로 알았는데, 세상에 이게 웬 일이니. 글쎄 내가 이 나이에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줄 누가 알았겠어. 참 신기하네. 그러니 이 아들의 이름을 ‘내가 내 시녀를 내 남편에게 주었는데, 하나님께서 내게 그 값을 주셨다’는 뜻으로 잇사갈이라고 부르자.”

하지만 하나님은 레아의 태를 또 열어주셔서 여섯 번째 아들을 낳게 하셨다. 그러자 레아는 야곱에 대한 애정을 확실하게 고백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후한 선물을 주셨도다. 내가 남편에게 여섯 아들을 낳았으니 이제는 남편이 나와 함께 살리라.”

그래서 레아는 여섯째의 이름을 스불론이라고 지으며, 더 이상 라헬과의 자식 논쟁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상의 일이 생각처럼 술술 풀리지 않았다. 레아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데서 일이 벌어졌다. 하나님께서는 라헬을 생각하시어 태를 여셨고, 아들을 뒤늦게 낳게 하셨다. 그러자 라헬은 감사보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듯 고백했다.

“하나님께서 나의 부끄러움을 씻어주셨도다. 그러니 아들을 요셉이라고 짓자.”

그런데 라헬은 여전히 레아 언니와의 자식 경쟁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 자신도 이제 얼마든지 임신할 수 있음이 밝혀지자 하나님께 당당하게 말했다.

“하나님께서는 다시 다른 아들을 내게 더하시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라헬은 레아처럼 많은 아들을 낳지 못했다. 라헬은 야곱이 벧엘을 떠나 에브랏이란 곳에서 베냐민을 출산하다가 죽었고, 베들레헴 길에서 장사되었다. 야곱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야곱의 아들을 화살통의 화살처럼 많이 낳고 싶었지만, 라헬은 요셉과 베냐민만 낳고 한 많은 인생을 하직했다. 하지만 레아는 비록 라헬처럼 야곱의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하나님께서 태를 열어주셔서 여섯 명의 아들을 낳았다. 그러면 레아는 그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렸다. 그러나 자신도 여자이기에 시기와 질투 때문에 몸살이 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동생 라헬과 경쟁하며 집안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금니를 물고 조심했다.

그런데 야곱은 이러한 레아의 모습을 알고 있었는지, 레아가 죽자 마므레 앞 막벨라 밭에 있는 조상들의 묘지에 장사하였다. 레아가 아브라함과 사라, 이삭과 리브가가 장사되었던 곳에장사되었다는 것은 매우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이것은 야곱이 비록 레아를 라헬처럼 사랑하지 않았지만 레아를 믿음의 어머니로 인정했다는 뜻이었다. 따라서 누가 믿음의 계보를 잇느냐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레아처럼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감사와 찬양하는 여인을 통해 가문이 이어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작가 : 류호정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