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랜턴 선교사 서거 100주기를 맞아 서울연회의 ‘스크랜턴 서거 100주기 추모위원회’가 23일 오후 상동교회에서 추모예배를 드렸다.

스크랜턴(William Benton Scranton, 1856~1922, 한국명 시란돈施蘭敦)은 미국의 명문 예일대와 뉴욕의대에서 의술을 익힌 전도유망한 청년으로서 병원을 개업하려 했지만 장티푸스에 걸려 투병생활을 하는 중에 맥클레이의 권고를 받아들여 어머니 메리 스크랜턴(1832~1909)과 함께 1885년 미국 북감리교회에서 한국에 파송한 선교사로 조선에 입국해 서울 시병원과 아현교회, 상동교회, 동대문교회 등을 설립하였고 전덕기를 비롯한 많은 교회 지도자들을 길러냈다. 그의 어머니 스크랜턴(Scranton.M.F) 여사가 이화학당을 세우는 등 부녀자를 위한 교육 선교에 집중했다면 스크랜턴은 2년 만에 5천 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하여 고종이 ‘시병원(무료로 사람들에게 의술을 베푸는 병원)’이라는 사액 현판을 하사할 정도로 민중 선교에 힘을 쏟아 ‘이 땅에 선한 사마리아인의 정신을 심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스크랜턴은 1907년 선교 정책을 둘러싸고 친일파인 해리스 감리교 감독과 의견 충돌을 일으켜 선교사직과 함께 감리교 목사직을 사임하고, 성공회로 교파를 옮겨 평신도로서 서울과 평북 운산, 충남 직산, 중국 대련 등지에서 의사로 활동하다가 1917년 일본 고베로 건너가 미국 영사관 고문 의사로 일했다. 그는 고베에서도 억압받는 가난한 조선 민중을 보살폈다고 한다. 그러나 고베로 간지 4년 만에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해 1년 넘게 투병하다가 1922년에 외롭게 세상을 떠나 고베의 로코산(六甲山) 외국인묘지에 안장되었다. 서울연회는 오는 4월 연회를 통해 그의 선교사직 복권을 추진하고 감리회는 고인의 유해를 한국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추모예배는 스크랜턴 서거100주기 기념동영상 시청, 최문자 시인의 추모시 낭독, 상동교회 담임 이성조 목사의 초대사, 유관수 장로(남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의 스크랜턴 연혁 소개, 이철 감독회장의 설교와 안정균 감독(감리회역사위원회 위원장, 오일영 선교국 총무, (장로회전국연합회장)윤완기 장로의 추모사, 헌화식, 추모공연(상동교회 호산나 남성중창단), 스크랜턴선한이웃상 시상식, 선한이웃운동 선포식, 스크랜턴이 작사한 부활도리가 합창 후 김진호 감독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이철 감독회장과 서울연회 이광호 감독, 충북연회 안정균 감독을 비롯해 스크랜턴이 세운 상동교회, 아현교회, 동대문교회 성도, 그리고 서울연회원 약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드려진 추모예배는 최문자 시인(전 협성대 총장)의 시낭독으로 문을 열었다.

최문자 시인은 “스크랜턴은 꿈대로 이 땅 정동에 병원을 열었습니다. 선한 사마리아 사역은 시작되었죠. 더 가난하고 더 못 배우고 더 아픈 소외된 자들을 찾아 민중이 모여 사는 남대문으로 동대문으로 애오개로 강원도로 원산 한반도 남해 끝까지 민중의 영혼을 구하는 사역은 그치지 않았습니다.”라고 민중을 찾아 복음을 전한 스크랜턴을 노래했다.

이어 상동교회 담임인 이성조 목사가 초대사를 통해 스크랜턴이 일본땅 고베에서 생을 마감한지 100년이 되도록 홀로 계시게 해 죄송하다고, 그리고 헌신을 통해 수많은 이웃과 교회를 남겨주셨는데 우리 한국 감리교회는 그 이웃들과 담을 쌓고 높아지려다가 그 이웃들을 잃어 버렸다고 통회 했다.

그러면서 이성조 목사는 “당신의 죽음은 외로운 죽음이었으나 외로운 죽음이었습니다. 죽음 그 끝까지 선한 사마리아인 되신 예수님의 이웃으로 살았기 때문”이라고 스크랜턴의 생을 기리고는 “오늘 이 자리에서 너도 가서 이와 같이 하라는 스크랜턴 선교사님의 음성을 함께 듣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상동, 아현, 동대문 서울연회, 아니 모든 우리 감리교회가 다시 우리의 무덤에서 일어나 예수님과 이웃되어 생명으로 살아가는 또 다른 100년을 출발하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철 감독회장은 ‘은혜를 전하는 통로(에베소서2:3~7)’를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감독회장 은 “스크랜턴은 우리에게는 복음을 전달해 준 은혜의 통로였다”면서 “지금 세월이 많이 지나 돌아가신 지가 100년이 되었지만 그분의 희생은 없어진 게 아니며 스크랜턴이 뿌린 씨는 결코 소멸되지 않고 지금도 자라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이제는 더 깊이 아낌없이 복음을 삶으로, 희생으로 헌신한 스크랜턴을 다시 기억하고 이 신앙과 정신과 이 가치를 앞으로 오고가는 시대에 잊지 않고 우리세대와 다음세대에 전달해 주어 감리교회는 원래 이 터 위에, 이 전달자의 터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후대에 전해야 겠다.”면서 “우리는 스크랜턴 선교사님과 같은 감리교인이라는 자부심으로 새로운 헌신의 삶을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스크랜턴 서거 100주년을 기리는 추모사가 연이어졌다. 먼저 안정균 감독(감리회 역사위원회 위원장)은 “선교사님 당신은 미국의 명문대 예일대를 졸업하고 뉴욕 의과대학을 나와 미국 사회에서 엘리트로 병원을 개업하고 평안하고 평탄한 생활을 할 수도 있었지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부르심을 받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어둠의 땅 조선으로 오셔서 가난하고 소외된 민중들 속에서 사역을 하셨고 그들을 위해 선한 사마리아의 병원을 세우셨는데 그것들이 교회의 시작이 되었다.”고 돌아보았다. 이어 “스크랜턴 선교사님 당신은 목숨을 다하기까지 조선 땅에서 예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며 낮은 곳으로 가서 이웃으로 살아가고 교육과 질병 치료 식량까지도 지원하신 진정한 그리스도의 제자”라며 “이제 우리가 손의 삶이 이 땅에 남겨준 그 이웃들을 다시 찾도록 힘쓰겠다. 그리고 우리들이 그들에게 다시 선한 이웃으로 다가가도록 애쓰겠다.”고 다짐했다.

오일영 선교국 총무는 “조선이 아시아 변방으로, 열강의 침략과 국권 상실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나라 사랑의 꿈과 희망을 노래할 수 있게 해주신 고마운 선교사님, 눈물과 시련의 깊은 수렁에 빠진 우리 백성들에게 좌절을 딛고 일어나게 하고자 참 소망이시오 구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여 주시고, 세우신 교회들을 통하여 민족 사랑의 정신을 일깨워 주신 우리 선교사님게서 이 땅을 떠나 하늘 백성이 되신지 어언 100년이 흘렀습니다”라고 돌아보았다. 이어 “선교사님께서 우리에게 전수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변함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다시 외쳐보는 선교사님의 이름 속에서 그 열정을 따르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가 선교사님의 뒤를 다라 섬김의 길, 사랑의 길을, 선교의 길을 가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장로회전국연합회 회장인 유완기 장로는 스크랜턴 선교사의 업적과 정신을 소개하고는 “이렇듯 우리 민족을 깨우쳐 하나님 말씀을 받아들이고 근대 현대사 큰 역할을 하신 스크랜턴 서거 1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들도 선교사님의 정신으로 자기 자신을 희생함으로 많은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시길 간절히 기도하며 스크랜턴 선교사님 추모사에 갈음하겠습니다.”라고 추모사를 낭독했다.

추모위원회 이광호 위원장은 ‘스크랜턴 선한이웃상’을 제정해 이날 유흥주 목사(마포지방 너와나의교회)에게 시상했다. 유흥주 목사는 그 자신이 장애인으로서 소외되고 장애를 가진 이를 향해 존중과 공감을 실천하며 선한 이웃이 되어준 삶이 인정되어 수상자로 선정됐다.추모사에 이어 스크랜턴의 영정에 헌화했다. 헌화식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임사자와 스크랜턴이 세운 교회 대표 등 30여명만 참여했다.

추모제의 마지막은 참석자 전원이 기립해 스크랜턴 서거 100주기를 맞아 선한이웃운동을 실천하기로 다짐하는 <선한이웃운동 선포식>을 가진 뒤, 스크랜턴이 1901년 4월, 부활주일을 앞두고 작사한 부활도리가를 함께 부르고 김진호 감독의 축도로 마감했다.

스크랜턴 서거 100주년을 맞아 서울연회는 이광호 감독과 상동교회 이성조 목사, 아현교회 김형래 목사, 동대문교회 서철 목사, 협성대 서영석 교수, 신현주 총무 등으로 추모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3월1일의 동대문교회 복원예배를 시작으로 3월 23일 추모제, 3월 7일 영성집회, 4월30일 심포지엄을 계획하고 있다.

▲ 사회 : 이광호 감독(스크랜턴 서거100주기 추모위원회 위원장)

▲ 추모시 낭독 : 최문자 시인(전 협성대 총장)

▲ 초대사 : 이성조 목사(상동교회 담임)

▲ 스크랜턴 연혁보고 : 유관수 남선교회전국연합회장 / 기도 : 이정숙 여선교회전국연합회장 / 특송 : 김은혜 사모(상동교회)

▲ 설교 : 이철 감독회장

▲ 추모사 : 안정균 감독(감리회역사위원회 위원장) / 오일영 선교국 총무 / 유완기 장로 (장로회전국연합회장)

▲ 헌화

▲ 추모공연 : 상동교회 호산나 남성중창단

▲ 이광호 추모위원장이 너와나의교회 유흥주 목사에게 '스크랜턴 선한이웃상'을 시상했다.

▲ 광고 : 김형래 목사(아현교회 담임)

▲ 선한이웃운동 선포식 : 이성인 권사(청장년전국연합회 회장) / 윤혜주 권사(상동교회 여선교회 대표) / 신동민 권사(아현교회 청장년선교회 회장)

▲ 부활도리가 제창

▲ 부활도리가 악보.

▲ 축도 : 김진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