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선교 129주년을 맞아 강화군의 민족 근대화와 독립운동의 산실이 되었던 기독교정신을 기념하는 ‘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이 21일 오후 강화읍 용정리(갑곶돈대 맞은편)에 문을 열었다.

군 사업비 77억 원이 투입되어 연면적 1877㎡, 지상2층 규모로 건립된 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에는 △교산교회, 니콜라회당으로 시작된 강화 기독교의 전파 과정 △초기 선교사와 강화 기독교인의 삶 △기독교를 통한 만인이 평등한 교육·문화·의료체계 구축 △강화 기독교인의 3.1운동과 항일운동 △기독교 가치와 실천의 공간을 조성했다. 또한, △성재 이동휘(강화중앙교회) △송암 박두성(교동교회) △유봉진(길직교회) 등 기독교 인물들을 통해 기독교의 근대사적 가치와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 공동집회실과 기획전시실, 수장고, 사무실, 영상전시관, 어린이 체험존, 카페테리아 등 다양한 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 준공식에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정연수 중부연회 감독, 이경호 대한성공회 주교, 김성수 대주교, 김기석 성공회대학교 총장, 기독교대한감리회 강화동서남북 지방회 감리사(곽노윤,고신원,김문식,최광일), 최훈철 강화군기독교역사기념관 추친위원장, 이영우 강화군기독교역사기념관 추친위원회 총무, 이춘수 강화군기독교역사기념관 추친위원회 고문 등 다수의 교계인사와 유천호 강화군수(양진감리교회 권사), 배준영 국회의원, 박승한 강화군의회 부의장, 오윤근 강화군청 행정복지국장 등 다수의 정치계 인사들이 참석해 준공을 축하했다.

이철감독회장은 준공을 감사하며 드린 예배에서 설교말씀을 통해 “한국교회가 근현대사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기독교인의 정신을 잊어가고 있는 것이 내부적으로 안고 있는 아픔인데, 강화에서 전액 군비로 기독교역사기념관을 준공한 것은 아마 최초일 것”이라며 “쉽지 않은 일을 해 주신 군수님과 국회의원님, 군의회 부의장님을 비롯한 모든 의원님들, 그리고 배후에서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리회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전했다. 이어 독립을 향한 강화 기독교인들의 헌신과 역할에 대해 언급하면서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이들의 역사를 묻어두지 않고 세상에 드러냄으로써 선조들의 지나온 발자취를 밝혀주신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이런 시도들이 다른 지역에서도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감독회장은 “교리도 중요하지만 역사 속에서 희생한 자체가 후대에게 전할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 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후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여 직접 인간의 몸으로 오신 것처럼 기독교인들은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생명을 그대로 몸소 실천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 감독회장은 기념관 건립에 공헌한 유천호 강화군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정연수 중부연회 감독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자리에서 “강화대교를 통해 강화에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세워진 역사기념관을 통해서 더 많은 기독교 유산들이 튼튼히 뿌리내리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1993년부터 시작한 ‘강화 기독교선교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29년 동안의 오랜 산고를 끝내고 완성됐다며 기념사업에 힘써 온 이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인천시의회 부의장을 거쳐 강화군수에 재임한 유천호 권사의 첫 번째 공약이었던 역사기념관 건립이 열매를 본 것에 대해 기쁨을 나눈다며 “한국 기독교에 길이 남는 역사기념관을 남긴 강화를 자랑스럽게 여겨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강화군이 더욱 발전하고 부흥할 뿐만 아니라 풍요로운 땅이 되기를 축복한다”고 기원했다.

▲ 기념사 : 유천호 강화군수(양진감리교회 권사)

유천호 강화군수도 “강화 기독교의 숙원 사업이었던 역사기념관이 마침내 문을 활짝 열었다”며 내빈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유군수는 “강화중앙교회 출신인 이동휘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강화삼일운동과 성공회 사제로 태평양 전쟁에 참여해 수많은 한인 동포의 목숨을 살린 조광원 신부에 대해서 소개하고, 근대사에서 강화의 기독교인들이 했던 역할을 열거기독교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며 후세에 전하기 위해 역사기념관을 건립하게 됐다”며 “앞으로 순례길을 조성하고 기독교문화유산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고 더 나은 사업을 위해 기념사업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준영 국회의원이 “대부분의 지자체 사업은 국비와 군비로 나누는데 이번 사업은 전액 군비로만 진행되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고, 이런 점에서 유천호 군수의 추진력과 역량이 대단하다”고 군수를 치하했으며 박승한 군의회 부의장은 “강화에서 삼일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이 1만여명에 달하는데 모두 기독교인들이었고,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3명이 체포되었음에도 강화만세운동은 역사적으로 저평가되었기에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화에서 목회하다가 은퇴한 김경식 원로목사는 “강화는 역사적으로 고려왕조의 강화도 천도와 병인양요, 신미양요, 운양호 사건 등 많은 역사적 부침이 있었지만 강화를 일컬어 지붕없는 박물관이란 명칭이 있을 정도로 우리 기독교인들은 강화를 ‘신앙의 못자리’라고 부른다”며 “기념관을 통해 강화도민은 물론 강화를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은혜받고 경천애인(敬天愛人)하는 복지강화(福地江華)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설교 : 이철 감독회장

▲ 감사인사 " 중부연회 정연수 감독

▲ 감사패 전달

▲ 축도 : 대한성공회 이경호 주교

강화군 기독교 역사기념관 건립의 취지와 역사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강화의 교회와 성도들은 강화 선교 100주년을 맞이하여 강화 기독교사의 기념비적인 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결국 1993년에 이르러 강화 감리교단을 중심으로 ‘강화기독교 100주년 기념사업회’를 결성하였고 1994년에는 강화 공설운동장에서 ‘강화선교 100주년 부흥성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같은 해에 강화기독교 100주년 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 기념관 건립에 정진했다.

이후 2001년에는 ‘강화 기독교선교회’와 통합하면서 총회에서 이민구 목사를 회장으로 선임하였으며 2007년에는 총회에서 이춘수 목사를 회장으로 선임했다. 같은 해에 강화선교역사기념관 건립추진을 촉구결의하면서 국고(군)보조, 교단보조, 자체 재원을 확보하여 기념관 건립을 진행하고자 하였으나 재원확보의 난관에 부딪히면서 2020년까지 중단에 이르게 된 것이다.

강화군기독교 역사기념관 건립은 강화도의 모든 교회와 성도들의 염원이었다. 그래서 30여년 전 부터 본격적으로 기념관 건립을 위해 기도하며 시작했다. 그러나 기대와 소망과는 달리 건축비의 조달 한계로 인해 20여년 전 부터 기념관 건립계획은 중단되었다. 이후 사업회의 임원들만이 관심 갖으며 현직 목회자들에게 권면할 뿐이었다.

그렇게 원로목회자 및 평신도들의 기념관 건립의 염원과 권면을 통해 강화의 현직 목회자들은 기념관 건립의 당위성에 대해 도전받게 되었고 선배 신앙인들의 염원을 이어받아 ‘강화기독교 역사기념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발족한 후 기념관 건립 사업을 추진했다. 현 군수도 강화도 역사에 있어서 기독교가 뗄 수 없는 상관관계에 있음을 인지하고 강화기독교인의 오랜 염원인 기독교역사기념관 건립을 추진해 주었다.

기념관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 구성은 강화군기독교연합회(회장) 및 강화군내 기독교 각 교단대표들(감리교,성공회,장로교,순복음,성결교), 그리고 감리교 4개지방 임원들(동서남북지방 감리사,평신도총무,장로회장,남선교회장,여선교회장) 중심으로 하였으며 그동안 기념관 건립을 위해 사업회의 명맥을 이어오셨던 원로들을 고문 및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이후로 기념관 건립을 위해 상시로 모여 회의하였고 코로나시대의 제한적 상황 속에서 기공식(예배)을 2021년 4월 29일에 진행했다. 그리고 완공과 개관식을 위해서도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