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고 IS 세력이 카불공항에 테러를 자행하면서, 이슬람의 폭력성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구약에는 우상숭배를 바로잡기 위해 산당을 부수거나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를 잡아 죽이거나 하는 내용들이 나옵니다.   잘못을 범한 사람을 죽이라는 내용도 많이 나옵니다.   유대교인들이 계명에 따라 사람을 죽인 일은 예수님을 죽이는 것에서 정점을 이루었습니다.

진정한 이슬람은 비폭력적이라고 하는 분도 계시는데, 거기에 대해 반박할 생각은 없습니다.   꾸란이 폭력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꾸란에도 구약처럼 사형집행을 명령하는 대목이 있고, 실제로 지금 현재에도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한 다수의 이슬람 사회에서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 광장에서 참수형을 하는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폭력을 얼마나 쓰셨을까요?   예수님은 부패한 유대인들을 독사의 자식이라고 야단을 치셨지만, 직접 그들의 신체에 상해를 가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성전장사꾼들을 쫓아내셨지만, 실제적인 손실을 가하지는 않으셨습니다.   돈통을 쏟았지만 주인들이 다시 주워갈 수 있었습니다.   판매하던 비둘기들을 날려 보내지도 않았습니다.   베드로가 칼로 귀를 내려치자, 오히려 베드로에게 야단을 치면서 귀를 다시 붙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폭력과는 정반대의 삶을 보여주셨습니다.   남을 다치게 하신 일이 일절 없었고, 오히려 수많은 병자를 낫게 해 주시고 죽은 자를 살려내셨습니다.   오른뺨을 치거든 똑같이 때리지 말고, 오히려 왼뺨도 대 주라는 기상천외의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의 비폭력성은 자신에게 상해를 입히고 죽이는 사람들을 위해 복수하시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용서해 달라고 아버지 하나님께 기도하시는 데서 정점을 이룹니다.

구약시대 유대교는 죄지은 이방민족을 전멸시키고 죄지은 동족도 죽이는 종교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오시면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는 기독교로 완성되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는 어떠한 폭력도 없습니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의 폭력은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과거에 몽학선생 노릇을 하던 율법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벌어진 사고일 뿐입니다.

기독교의 역사를 살펴볼 때, 우리 기독교는 탄압, 혹은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되기도 해 왔습니다.   초기 기독교는 모두가 아시다 시피 탄압이나 차별의 피해자였습니다.   스데반이 돌로 맞아죽었고, 요한을 제외한 예수님의 열한 제자가 모두 순교를 당했습니다.   그밖에도 교부 폴리갑을 비롯한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넘어서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러다가 서기 313년에 로마 제국에서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기독교는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정식 종교가 되고 국가에서 지원을 받는 기득권층이 되면서, 더 이상 탄압을 받지 않고 부지중에 다른 종교를 탄압할 수도 있는 위치가 되었습니다.   유대교와의 관계도 이때 역전되었습니다.

기독교가 유대교를 박해하는 것은 2차 대전 시기에 루터교의 독일이 유대인 600만 명을 학살한 홀로코스트에서 정점을 이루었습니다.   이때 본회퍼 목사를 비롯한 소수의 기독교인들은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외쳤지만, 다수의 기독교 목사와 기독교인들은 히틀러를 지지하고 축복했습니다.

서기 313년 기독교 공인 이후의 중세 시대는, 기독교가 주도권을 가짐으로 인해, 그 부작용으로 탄압과 폭력을 마음 놓고 행사할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탄압과 폭력의 대표적인 사례가 십자군 전쟁과 마녀사냥입니다.   십자군 전쟁은 기독교가 이슬람교를 향한 폭력이기도 하고, 유대교를 향한 폭력이기도 합니다.   마녀사냥은 기독교 내에서 일어났던 소수자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기독교가 기득권을 가짐으로 일어나는 부작용들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수도원운동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중세의 부패한 기독교는 교회가 성경말씀 위에 바로 서기를 바라는 사람들을 혐오하고 탄압하며 폭력을 가했습니다.   얀과 후스는 죽임을 당했고, 루터와 칼뱅은 살아남았습니다.   그 이후 신교와 구교 간에 전쟁이 일어나기까지도 했습니다.   하지만 신교와 구교의 반목은 500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 누그러져서, 서로 화해하고 비폭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디서도 신구교 간의 폭력적인 대립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기독교와 관련된 폭력은 일제의 천주교 및 개신교 탄압, 그리고 공산당의 기독교인 숙청을 들 수 있습니다.   공산당의 기독교 탄압은 북한과 중국에서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이렇듯 기독교는 탄압, 혹은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되기도 해 왔습니다.

그런데 폭력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은 명확합니다.   폭력의 끝판왕인 살해, 그 앞에서도 예수님은 결코 폭력으로 저항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얼마든지 천군천사를 불러 그들을 일거에 쓸어버리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힘없는 어린양처럼 죽음을 받아들이셨고, 심지어 용서까지 하셨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우리 기독교에서 폭력은 기독교 교리가 아닙니다.   폭력은 그 자체로 죄일 뿐입니다.   간디의 비폭력 저항, 그리고 넬슨 만델라나 마틴 루터 킹, 김대중 대통령 같은 분들은 이러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잘 계승한 모범례입니다.   폭력을 조장하는 것은 미개한 종교입니다.   그런건 종교도 아닙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예수님은 율법에서 살인하지 말라고 했지만, 미워하는 마음 자체도 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형제더러 라가라고 욕하는 것도 벌 받는 일임을 가르치셨습니다.   혐오하고 차별하는 것 조차도 죄임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예의와 격식을 잃지 않은 채 동성애와 이슬람을 비판할 수는 있겠으나, 그들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것은 죄가 됩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누군가를 비판할 때 신중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주님의 가르침을 거역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또 돌아봐야 합니다.   주님은 말로 죄를 짓던 우리에게 코로나라는 마스크를 씌워서 입을 다물게 하셨습니다.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던 동성애 논쟁을 코로나가 많이 잠재워 주었습니다.

이슬람과 힌두교, 불교인들을 혐오하거나 차별하지 않고, 그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그들의 종교적 신념을 존중하는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열쇠라는 믿음을 유지한 채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열쇠라는 사실과, 타 종교인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그들의 종교적 신념을 존중하는 것은 서로 충돌하지 않습니다.    

타 종교인을 화형에 처하는 것은 미개한 시대에나 일어나던 일입니다.   전도가 안 된다고 혐오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전도가 안 되더라도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합니다.   무슬림과 동성애자는 혐오와 차별을 받아 마땅한 존재가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혐오하고 차별하고 박해할 자격이 없습니다.   오직 사랑할 의무만 있습니다.

예수님은 가장 큰 계명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임을 가르쳐 주셨고, 새계명을 다시 주노니 또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던 것만큼이나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폭력과 탄압과 차별과 혐오의 가해자가 되지 말고, 오직 사랑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