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사는가

(<세 왕 이야기>, 진 에드워드 지음, 허령 옮김, 예수전도단)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면,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답은 간단하다.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살아간다.
  
그리스도의 마음이란 어떠한 것일까? 그가 가르쳐주신 기도에 따르면,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바울이 발견한 바에 따르면,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자기를 비우고, 자기는 낮추고, 죽기까지 복종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분명 그것을 안다. 그러나 삶으로도 그 마음과 함께 하는 궤적을 써내려가고 있을까? 허무한 욕망의 노예로 삶을 써내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헛된 마음이 깨어지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저자는 세 왕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도록 이끌어준다. 

<세 왕 이야기>는 사울 왕과 다윗, 다윗 왕과 압살롬의 관계 속에서 누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졌고, 누가 그렇지 않았는지를 보여준다. 두 이야기는 분리되어 있지만, 하나의 이야기다. 사울과 압살롬이 동일한 삶의 궤적을 보이고 있고, 다윗은 이에 대비되는 흐름 속에 살아간다.

사울 왕은 자신에게 위협을 주는 존재인 다윗을 죽이고자 했다. 그는 하나님의 뜻보다는 자신이 차지한 자리에 대한 욕심이 더 컸다. 사울은 욕망을 따라 행동했다. 사울의 위협 속에 다윗의 마음 안에 있던 사울과 동일한 욕망이 꿈틀거렸다. 사울을 향해 동일하게 대응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다윗은 이를 거절했다. 그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선택했다. 그는 그저 하나님께서 왕국의 운명을 결정하시도록 물러났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악을 악으로 대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선을 행했다. 

다윗이 왕이 되었다. 압살롬은 왕위에 대한 욕심을 부렸다. 하나님의 뜻보다 그 자리에 대한 욕심이 더 컸다. 압살롬은 왕위를 찬탈하기 위한 행동을 개시했다. 압살롬의 위협 속에 다윗은 또 한 번 선택해야만 했다. 압살롬과 동일하게 대응할 것인지, 또 한 번 왕국의 운명을 하나님께서 결정하시도록 할 것인지. 다윗은 한 번 그리스도의 마음을 선택했다. 그에게 다가온 악을 악으로 대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마주했다. 

다윗은 어떠한 권력이나 자리, 명예보다 하나님 곁에 있기를 원했다. 특정한 자리에 대한 욕심보다 하나님과 함께 걷고 싶은 갈망이 더 컸다. 이는 그리스도의 마음이었다. 저자는 그 마음을 깨어진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나의 뜻을 주장하려는 유혹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이에 순복하려는 마음이다. 내 안에 있는 사울과 압살롬을 죽이고, 하나님의 뜻만을 살리는 마음이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시험을 받는다. 그 안에 사울과 압살롬이 품고 있던 마음이 있는지, 그리스도의 마음이 있는지. 하나님의 뜻만을 구하고, 상대의 반응과 무관하게 오롯이 그 뜻에 붙잡혀, 선을 행하고, 그 뜻을 따라 움직이는지. 그 시험을 통해 내 안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세 왕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 안에도 거하는 사울과 압살롬을 마주했다. 그러하기에 다윗 안에 있던 그리스도의 마음이 내 안에 머무르기를, 이를 품고 살아낼 수 있기를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스도의 마음이 내게로 흘러들어와 그 아름다운 생을 시작하고, 완성하기를! 

정승환 목사 (한우리교회)